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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아낀 그릴로 '개인의 전설' . . . . . SIDANCE 2010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스페인 사람의 피는 뜨겁다 못해 끓는 게 아닌가.

  
눈부신 스텝은 플라멩코 무용의 신명을 이끄는 백미이자 열정의 도화선이다.
폭발적인 탭 댄스와 더불어 흥의 절정을 달리는 박자감...
정박자의 주도속에 무대의 과열을 막으려는 듯 엇박자가 치열한 비트 사이에 끼어들며
리듬의 조합미를 부추긴다.

  

그의 두 손과 두 발은 무용체의 일부이자 악기이기도 하며 연기력까지 더해져
객석의 눈과 귀를 단숨에 접수한다. 팔과 머리를 포함한 몸체의 절도있는 방향 전환,

순간 멈춤 그리고 멋스러운 포즈. 상쾌한 턴은 절도감을 넘어 세련미와 기품마저 느끼게 한다.

  

공연에 앞서, 체력소모가 큰 솔로 연기로 어떻게 80분을 이끌까 궁금했다.  긴 시간을

어쩌려나 싶게 도입부부터 열정적인 댄스 한묶음으로 장내의 온도를 단숨에 올려 놓는다. 
작은 클럽에서도 공연에 구애 받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무대 면적을 작게 사용하지만

객석에 대한 흡인력을 시종 유지할만큼 매력적인 공연이다.

 

흔들의자 위에 놓인 앨범을 들추며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젊은 날의 기억.
기타와 퍼쿠션의 상큼한 반주와 두명의 보컬이 만드는 음악 배경위에 호아낀 그릴로가
드라마틱한 댄스와 감정을 덧입히며 그만의 전설을 무대 위에 써나간다.  
  
스토리 전개를 위한 일부 감정 연기도 댄스 못지 않은 진한 느낌을 주는 가운데
호흡을 조절하려는지 잠깐씩 연주가들과 흥을 주고 받으며 여백을 둔다.
마지막 20분 정도는 예정에 없던 여흥을 즐기는 듯 연주자들과 애드립을 주고 받는
모양새로 꾸몄다. 노래 가사와  몇마디 나오는 대사를 못 알아 듣는 아쉬움은 있으나

분위기로 흐름을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교감은 일찌감치 이루어져 객석의 반응이 뜨겁다.

 

빠르게 변하는 박자에 정확히 반응하는 신체능력도 능력이지만 프라멩코 댄스라는

요소 한가지로 장내의 집중을 붙잡아 두는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화려한 점프와

공중회전, 길게 뻗는 스트레칭 같은 눈에 익은 기술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부조화를

초래할 듯하다. 움직임과 리듬과의 정교한 통합을 보여주며 실로 댄스의 전설로 남을 만한

빈틈없는 안무를 실현하고 있다.

 

어느틈에 서늘해진 가을 속,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플라멩코의 시간을 만끽했다.
저런 춤을 (일부라도) 직접 출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공연시점으로는 가장 좋지 않은 월요일임에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이 관객으로 빼곡히

들어찼고 외국인도 상당수 눈에 띠었다. 올해 준비된 SIDANCE 2010의 메뉴 중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공연의 하나로 기억될 것이 분명하다. 

 

  
[호아낀 그릴로 소개]
21세기를 대표하는 플라멩코 주역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호아낀 그릴로는 1968년
헤레스 델 라 프론테라에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페르난도 벨몬떼, 빠꼬 델 리오 등
플라멩코 대가들로부터 사사받고, 10대에 이미 끄리스또발 레예스, 롤라 그레꼬, 안또니오 까날레스,
하비에르 바론, 호아킨 꼬르떼스 등의 무대에 솔리스트로 출연하며 전세계를 누비는 등
화려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타의 명인 빠꼬 데 루시아와의 빈번한 공동작업으로 유명하며 까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영화
<플라멩코>에 출연하기도 했다. 스페인 국립발레단의 안무가로 위촉돼 캐릭터와 무용을 완전히
융합한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 바 있으며, 2006년 <솔로>를 헤레스 축제에서 초연,
비평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한 사람의 진실된 모습은 어린 시절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는 고향과도

같은 존재였디. 어떤 역경과 불의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것을 일깨워 주셨다. 어른이 되어서도

나는 여인들로부터 이러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한다. 예술가와 그가 추구하는 예술세계가

휘둘리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 준다" 고 말하며,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개인의 전설l> 에서

종전과는 다른 독창적이고도 시적인 플라멩코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 반항과 독립, 춤에 대한 생각을 중심으로 작품을 풀어나가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오케스트라 같은 발꿈치, 유성같은 발, 철의 다리, 아기의 순수한 표정을 지닌

예술가" 라는 평을 받았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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