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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프-나도 하나의 이야기' Array: YJK댄스프로젝트 (안무,연출-김윤정, 출연-김윤아, 현지예, (카메오출연) 류장현)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됐어"

 

어깨 너머로 툭 내뱉는 첫 대사때문에 흠칫했다.

 

"바로 이것이 황홀한 순간이야. 이제 끝났어"

 

막이 오르고 망치소리가 정적을 깰 때만 해도 당연히 무용으로만 표현될 줄 알았던 울프. 

연극적 무용이다. 주인공의 가는 몸으로 투사되는 이미지와 함께 울프의 독백이 흐른다.

 

장르의 해체와 조합을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인물평대로 김윤정은 그녀 특유의

자유로운 정신을 우리에게 열어 보인다.

울프의 텍스트가 대사로 튜닝되고, 쓸쓸하면서도 투철한 의식을 그녀가 또 다른 그녀와 함께

무대위에서 이미지화한다.  '뭐지, 이 특이한 느낌은?'

 

고정된 조직없이 프로젝트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서 무대에 올리기는 정말 쉽지 않다.  

연출과 안무를 맡은 김윤정의 부담이 무척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활동 중이고 주제 인물이 버지니아 울프인 바에야. 

 

이 작품의 토대인 '파도' 읽기를 시도했다. 하루를 못 넘기고 지쳐 나가 떨어졌다.

끊임없는 지적 전환을 감당할 수가 없다. 이런 스트레스를 감수하고 객석에 '촉감'을 주는

연극적 무용으로 구축해서 무대에 올린 스탭들의 능력과 인내심이 대단하다.

   

'태양은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 바다는 하늘과 구분이 되지 않았다' 로 시작해서

'파도는 해변에 부서졌다' 로 마무리되는 버지니어 울프의 '파도'.

그 사이에 광활한 자의식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파도'는, 이런 글을 쓰는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자서전에 남길 정도로 실험적이었다.

소설의 소재를 시적으로 전개하여 등장 인물들이 시적인 상관물(poetic correlative)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울프 최고의 소설이자 서사시이다.    

 

몽상가의 독백처럼 난해한 울프의 '파도'를 60분이란 한뼘의 시간에 무용이란 수단만으로 

이미지화해서 전달할 수 있을까. 애시당초 불가능할 것이다. 오히려 추상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현대무용의 '소통'의 벽을 연극적 기법을 엮어서 헤쳐가고 있는 연출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무대위의 울프는 무겁지만은 않다. '도대체 나는 누구란 말인가' 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와중에

난데없이 입술 소파를 끌며 등장한 택배기사와 맞딱뜨리는 장면은 의식의 치열한 분출도

단단한 현실의 대면이라는 삶 위에선 그저 스치는 바람일 수도 있음을 위트있게 묘사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긴 천을 이끌고 - 영원의 갈구인가 파도의 상징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 무대를 가로지르며 독백한다.

 

"말뚝 위에서 날개를 펴는 외로운 바닷새처럼 혼자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더 좋은가.

 이 커피 잔, 이 나이프, 이 포크 등의 단순한 물건들, 사물의 본질, 물건 본연의 물건,

 나 자신인 나와 함께 언제까지나 여기에 앉아 있게 해달라"

 

어릴적, 가족을 한명 한명 잃으며 영원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품었을 울프.

그녀가 파도를 만들며 바닷가를 걸었다. 주인공이 빠져 나간 무대에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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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9.10(금) ~ 9.1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금) 오후8시/ (토,일) 오후 5시 

⊙ 안무,연출 - 김윤정

출연 - 김윤아, 현지예 (카메오 : 류장현)

공연시간 - 60분

주최 - 한국공연예술센터, YJK댄스프로젝트

주관 - YJK댄스프로젝트

후원 - NET entertainment, 전문무용수지원센터

기획,홍보 - 코르코르디움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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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프-나도 하나의 이야기' : YJK댄스프로젝트 (안무,연출-김윤정, 출연-김윤아, 현지예, (카메오출연) 류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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