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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혹한 사이를 달음박질하는 두 남자'. <사이 In Between>의 감상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이렇게 써야 할 것 같다.

 

칼바람 부는 1월21일 저녁, 문래예술공장 2층 박스시어터.
공연장에 들어서자 수십 가닥의 고무줄을 좌우 벽위에 고정시킨 V자 형상의 무대장치가 눈에 들어온다.
이윽고 빨간 상의차림으로 등장한 한창호가 뒤돌아선 채 수많은 '사이'에 매몰되어 눌림을 당하는 듯한
자아를 서술하기 시작한다.

 

이 공연은 기하학적 모양의 무대 장치와 여기에 투사되는 빛으로 모호한 '사이'의 구상화를 시도했다.
고무줄의 탄성과 두 무용수의 밀고 당기는 움직임을 통해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긴장감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 '사이'는 관계와 관계, 생각과 생각의 틈에 존재하는 갈등의 무게, 모순의 질량과 같아 보인다.

 

추상화된 주제를 구체적인 몸동작으로 실현해내야 하는 리스크는 현대무용이 스스로 떠안은 숙명이다.

어느 사이 둘이 서 있게 된 무대에서는 둘이라는 존재의 간격에 '사이'가 끼어들기 한 듯 그 틈을

돌파하려는, 부수고자 하는 무수한 시도가 이어진다.

 
기하학적 형상의 무대 장치와 빛의 조합 사이에서 두 무용수가 다양한 '사이'를 연기한다. 관계에 관한

사회적 갈등 또는 개인의 의식과 행동의 괴리를 터치하고 있는 이런 작품이 처음이라거나 파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다부진 몸을 소통 수단으로 삼아 육체적 한계와 작품 의도와의

사이를 좁히며 관객에게 '사이'를 해명한다.

 

'사이'는 관계를 형성한다. '사이'가 없다면 사회 속의 나는 없다. 작품 '사이'는 상호작용하는 너와 나를

보이고자 하나 그 사이에서 지쳐가며 좌절하는 '우리' 를 드러낸다.
  
무용수는 팽팽하게 긴장된 고무줄 사이에 고여있는 (공연 막바지까지 존재를 몰랐던) 물 속에 발을

담그고 파문을 일으킨다. 결국 물은 사이의 기초, 갈등의 핵심에 놓여있는 오브제였는 바, 그 안으로

과감히 파고들어 최후의 몸짓을 메세징한 것일까. 이런 여운으로 공연이 마무리된다.

 

메세징에 중점을 둔 내용 구성때문일까, 안무가는 전통적 무용이 갖는 양식미를 대부분 생략했고,
드라마틱한 요소 즉, 반전의 설정이나 코믹/해학의 대중적인 액세서리도 일체 활용하지 않았다.
스스로 설정한 테마를 조망하기 위해 몰입하고 있고 그런 집중에 비례한 무게감이 시종 무대를 지배한다.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가 지원 프로젝트(MAP)의 1기 선정 예술가인 한창호가 컨셉을 잡고

안무, 출연하는 작품이다. 신진 무용수인 강수빈이 함께 공연하고 있다.

 

한창호는 아내인 김은정과 함께 온앤오프 무용단의 공동 대표로 있으며 춤공장과 물레아트 페스티벌을

이끌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줄곧 '온' 상태를 유지한 채 즉흥과 일상성에 기초한 아방가르드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제공 :  박김형준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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