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트리플 악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7.01 [뉴스 스케치] 채점규정이 실력을 바꾸지 않는다

Array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7월 첫날.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감동을 뒤로 하고 올해 할당된 시간은 나머지 반을 달리기 시작한다. 소위 보릿고개라는 피겨 비시즌의 한 가운데이므로 팬 입장에서는 작은 소식에도 눈길이 간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6월27일, ISU의 룰 개정이 자국의 아사다 마오 선수에게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사를 냈다.

그 이유로 두가지 메리트를 언급했는데, 한가지는 종전 트리플 악셀이 회전부족으로 인해 더블로 판정될 경우 이것이 규정요소로 뛴 더블 악셀과 요소 중복으로 간주되어 0점 처리되던 것을 막을 수 있고, 또 하나는 마오 선수가 다음 시즌 쇼트 프로그램의 점프구성을 '단독 트리플 악셀,룹 컴비네이션,트리플 플립'으로 생각한다는 데 따르면 기초점을 지난 시즌보다 높은 20점 정도 얻을 수 있다는 것.

   

이 신문은 '이번 여자 싱글의 룰 변경은 일본스케이트연맹이 노력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플루셴코가 이번 올림픽에서 2위에 머무르자 '고난이도의  기술에 도전하는 선수의 리스크가 너무 큰데 비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했던 불평과 '기술적으로 높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피겨의 미래라고 본다'는 말을 빌리면서 이번 룰 개정이 타당함을 애써 변호했다.
   
간발의 차이로 놓치긴 했지만 만약 플루셴코가 금메달을 차지 했다면 그런 불평을 했을까? 4년전 토리노에선 쿼드러플 점프 평가가 정당해서 금메달을 땄는가? 어린 아이의 구시렁거림 만큼이나 유치한 그의 발언은 올림픽 직후부터 해외 피겨 사이트의 쓰레드에서 조롱거리가 되어 왔다. 큰 선수답지 못한 언행과 최근 규정 위반으로 ISU 주관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징계를 받은 것을 보면 그리 존중할 만한 인용 대상은 아니다. 

   

아무튼 인용이야 입맛대로 골라 하는 것이지만 이는 일본 피겨계가 어디에 주안점을 두어 왔는 지 말해주기도 한다. 그러면 대한민국 피겨의 맥점은? 김연아 선수의 업적이 말한다. 우선 기본기 다지기에 충실하는 것. 연아 선수의 어릴 적 코치들이 그랬듯이 정확하고 탄탄한 기본기 만들기가 오늘의 영광을 불러왔다. 기본이 강하다면 다양한 전술 구사에 유리하다. 혼과 스토리를 담은 감동적인 연기도 이에 기반한다. 
   
미안한 비유지만, 우리는 중국 기예단의 공연을 보고 감탄한다. 하지만 감동과는 거리가 멀다. '技'에만 충실한 연출이기 때문. 피겨 관객은 '아름다운 감동'을 원한다. 무대 위에 나서면 아주 딴 판으로 끝을 알기 힘든, 깊이 있는 연기의 스토리 텔러를 선호한다. 2009년 세계선수권 대회부터 밴쿠버 올림픽까지 세계가 보여준 반응으로부터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누가 폴짝폴짝 재주넘기만 하는 운동선수를 보러 평생 경기장을 찾겠는가?

   

이 신문이 직접 밝혔듯이 이번 룰 개정은 자국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임이 확인됐다. 마오 선수가 트리플 악셀보다 더 높은 득점이 가능한 트리플-트리플 연속 점프를 뛰지 못하고 연기력에서도 격차가 커지자 일본 연맹으로서는 트리플 악셀을 특화된 기술로 부각시켜 득점을 돕는 것외엔 별다른 옵션이 없었던 것.

 

김연아 선수는 저서 '7분 드라마'에서 밝혔듯이 부상위험 때문에 트리플 악셀을 뛰지 않는다.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도 자신의 저서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에서 '채점규정이 실력을 바꾸지는 않는다'면서 연아 선수도 자신과 만났던 시기에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고 '실제 뛸 수 있으나 부상위험 때문에 뺐다'고 한다. 딱히 뛸 필요도 없는 것이 이미 '토탈 패키지'였기 때문이라는 것.  이 선택으로 역사에 남을 프로그램이 잇따라 구현되며 각종 신기록 작성과 ISU 주요 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 슬램을 이루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건강한 김연아 선수를 볼 수 있으니 솔로몬의 지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진정 선수를 보호하고 기술과 예술의 균형발전을 원하는 피겨계라면 고난이도 기술에만 많은 이점을 주며 선수를 유인해선 안된다. 유망한 선수가 점수 메리트에 매달려 무리한 시도를 하도록 부추기게 되고 높아진 부상 빈도는 경기력 부진과 조기 은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도전' 대상은 회전수 높이는 것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ISU(국제빙상연맹)는 정치역학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정국의 스폰서 과점을 피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ISU의 가장 큰 힘은 (명목은 총회지만) 집행위원회에 있는 만큼, 위원들이 소속한 나라의 비율대로 스폰서쉽을 분담하되 개별국은 (예로서) 30%를 넘지 못한다는 식의 상한선을 두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