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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김지영, 알브레히트-이동훈, 힐라리온-이영철, 페전트 파드되-박슬기 & 김윤식, 윌프레드-배민순

 

로맨틱 발레의 종결자 <지젤>, 국립발레단이 빚어 낸 서정의 드라마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1막이 따뜻한 낮이라면 2막은 스산한 밤이다. 낮과 밤이 모여

하루를 만들고 일상을 일구듯이 지젤은 두개의 막을 통해 아주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지젤 특유의

서정을 구축하고 있다.
  
전원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쾌한 음악 속에 젊은 청춘남녀가 인연을 꽃피우며 바쁜 몸놀림만큼이나
샘솟듯 넘치는 인생의 활력을 무대위에 펼쳐 보인다. 예쁜 복장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둘러모인 가운데
댄스 배틀하듯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은 우리들이 공유해야 할 행복의 순간이다.    
 
로맨틱 발레의 종결자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는, 서정으로 가득찬 이 작품이 봄을 앞둔 시기에

국립발레단의 136번째 정기공연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랐다. 표정연기에 능한 김지영이

지젤 역으로 나섰고 탄탄한 체력을 과시하는 듯 매끄러운 리프트를 선보이는 이동훈이 알브레히트 역을

맡았다.

 

1막이 많은 등장인물과 화려한 움직임 속에 오페라같은 느낌으로 엔터테인먼트의 컨셉을
갖추고 있는 반면, 2막은 발레 특유의 미학적인 움직임과 사랑의 서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지젤을 멤버로 영입한 순백의 윌리들이 전개하는 군무는, 매끄러운 음향과 손잡고 관객을 꿈결같은
시간으로 안내한다. 속절없이 사로잡힌 마음은 무대앞을 떠날 수 없다.

  

밝고 명랑한 분위기인 1막과는 달리 2막은 다소 어두운 조명 속에서 윌리들의 군무가 냉정한 아름다움을
그려 나간다. 이런 가운데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마주하는 파드되는 짧은 생으로 좌초된 사랑의 파편을
찾아 헤매듯 내내 처연한 분위기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여기에 감미로운 음색으로

분위기에 협력하는 오케스트라는 연주자들이 무대앞에 따로 있다는 공간감마저 잃게 만든다.
 
어느 덧 장면은 진행되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지젤이 알브레히트의 비탄을 뒤로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서 막이 닫힌다. 그제사 공연이 끝났구나 하는 인식으로 되돌아온다. 
1,2막이 각각 50분씩 같은 시간이라지만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2막에서는 다소 음산한 가운데
마치 최면에라도 걸린 듯 몽환적인 느낌에 빠져 든다. 하얀 무용수들의 군무는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여기에 깃드는 지젤과 알브레히트의 파드되에서는 시간 감각을 잊고 몰입의 정점을 이룬다.

 

지젤의 감성은 2막 전체를 관통한다. 순결한 백색 튀튀로 무장한 윌리들은 매혹의 몸짓으로 어두운
무대를 밝히는 한편, 묘한 느낌의 배경으로 도열해 있으면서 보는 이의 눈길을 빼앗는다.
이런 우아한 풍경에 마음이 꽂히지 않는다면 인간으로써 수분 함량에 문제가 있을 터.

그렇게 흰색 <지젤>의 몸짓을 빌려 서정의 강물은 도도히 흐른다.  <지젤>이 로맨틱 발레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젤>은 24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5번의 공연이 모두 매진될 만큼 발레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인기 높은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의 대중 친화적인 접근이 유례없는 매진사태에 큰 몫을 했겠지만,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때마침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 <지젤>을 테마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촉발시키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작년 여름, 발레 국제콩쿠르에서 지젤의 파드되 연기를 보고는 느꼈던 짧은 감상을 다시 옮겨볼까.
'지젤의 서정적인 리듬이 무대를 감싼다. 남녀 무용수가 나긋나긋한 몸짓으로 만남을 수줍어하고
존중의 손끝을 나눈다. 어느새 삶은 푸근해지고 잊어 왔던 인간의 존엄이 눈을 뜬다.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클래식은 생명현상이다'

 

백색 정서에 취해 말랑말랑해진 심장때문일까, 공연 후 바로 귀가길에 나서지 못했다. 맛있는 식사

후에 한동안 음식맛이 입안에 남아 있듯, 예술의 전당 분수대앞 광장을 한동안 서성이며 느낌을

되돌아 본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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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 23일 오후,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국립발레단의 제136회 정기공연 <지젤> 전막 리허설 화보

 

 (지젤-김지영, 알브레히트-이동훈, 힐라리온-이영철, 페전트 파드되-박슬기 & 김윤식, 윌프레드-배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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