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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선보이는 발레 한류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국립발레단이 창단 49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의

최고 무대(Teatro di San Carlo, 산카를로 극장)에 오른다.

   

산카를로 극장 재단 주최의 ‘산카를로 댄스 페스티벌’ 오프닝 무대에 초대되어 10월 12일, 13일

양일간 2회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발레 탄생지인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산카를로 극장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 국립발레단은 한국 고유의 설화를 스토리로 한 발레 <왕자호동>을 공연하여

유럽에 한국의 미를 알리게 된다. 

 

‘산카를르 댄스 페스티벌’에는 국립발레단 외에 파격적인 지젤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현대발레단인 리옹발레단(10월16일, 18일),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리우는 카롤린 칼송

컴퍼니(10월25일~27일)가 초청돼 산카를로극장 발레단(10월22일,23일)과 함께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또한 이번 국립발레단의 산카를로 극장 공연은 2011년 올해 통일 150주년을 맞이하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 기념공연’으로도  지정되어 한-이 양 국가간의 우호증진에

더욱 뜻 깊은 공연이 될 전망이다.

 

 
최고에게만 열려있는 275년 전통의 산카를로 오페라극장

 

이번 공연이 올려지는 산카를로 극장은 밀라노의 라스칼라극장, 로마의 로마오페라극장과 함께
이탈리아 3대극장으로 불리며, 특히 이탈리아 극장들 중 가장 역사가 깊은 극장이다.


산카를로 극장은 밀라노 라스칼라극장보다 40여 년 먼저 찰스 부르봉 왕정 하에 1737년 지어졌다.
장엄한 객석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대 유럽각지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나폴리악파의 중심지로 18세기부터 19세기의 로맨틱한 드라마에
이르는 동안 이탈리아 오페라와 음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산 카를로 극장은 라 스칼라 극장과 함께 1816년 문을 연 다른 학교들과 함께 최초의
이탈리아 발레 학교를 열어 그 정통성 인정받고 있는 극장이다.

 

이탈리아에서의 국립발레단 공연은 이미 국립발레단 소속 수석무용수 김지영의 공연을 통해
시작되었다. 김지영은 2009년 카를라 프라치의 초청으로 로마오페라극장에서 <돈키호테>의
키트리를 공연한 바 있으며, 2010년 시칠리아의 마시모극장에서 <신데렐라>의 주역을 맡아
성공적인 공연을 펼친 바 있다. 

 

발레 탄생지인 이탈리아의 두 주요극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한국 발레의 좋은 인상을 심었던 

김지영은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11년간 활동하고 귀국해 활동하고 있는 김용걸과 함께 호흡을

맞춰 <왕자호동>의 산카를로극장 프리미어를 멋지게 장식할 예정이다.

 

두 번째 날은 브누아드라당스 여성무용수상에 빛나는 국립발레단의 대표 무용수 김주원과

페름국제콩쿨 그랑프리의 주인공 정영재가 한국발레의 아름다움을 이탈리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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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아주 어렸을 적, 라디오 드라마와 이미자의 구성진 노래로 상상속에 각인되어 있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전설. 9월초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시작될 때부터 일찌감치 감상 메뉴로 골라놨지만, 올해

서울무용제 폐막 축하공연에서 <왕자호동>의 파드되 연기를 하이라이트로 보고나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나누어 생각하기 힘든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이야기를 왜 <왕자호동>이라 이름 붙였을까 등등,

저렴한 잡념을 떠올리며 공연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제법 쌀쌀한 금요일 저녁, 해오름극장의 앞마당이 승용차로 꽉 들어찰

정도로 성황이다. 올해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오를 만큼 어느 틈에 대중에게 그 존재감이 높아져 있는 모양이다.

 

국립극장 특유의 음산한(?) 타종 소리가 공연 시작을 알린다. 공수부대처럼 밧줄타고 공중 침투하는 장면이 뜬금없긴 하지만

의외의 설정인데다가 북의 연타로 박진감을 발산하며 초입부터 관객의 집중을 이끈다. 호동의 심복으로 보이는 호위무사들의

짜임새있는 안무가 인상적이다. 원비 부인의 호동에 대한 심리는 간결하게 처리되어선지 잘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낙랑 공주를 연모한 필대 장군의 고독에 대해서는 나름 느낌이 전해져와 안타까움을 갖게 된다.

  

1막은 호동과 낙랑이 서로 인연을 맺는 과정과 그 속에서 필대 장군의 소외를 보여준다. 그리고 발레의 꽃, 환상적인 파드되와

솔로 연기를 선물하는데...  전막에 걸쳐 전통적인 발레의 움직임과 우아한 포즈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무용수가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도 멋지긴 하지만 이대로는 얼마 가질 못하는 법. 이내 질려버리거나 감흥이 무뎌지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란

것이 끊임없이 흐르기 때문이리라. 움직임과 멈춤의 무한한 조합으로 미적 표현을 추구하는 무용은 이성보다 감성이 앞장서는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에 대중적, 예술적이라는 구분이 있을 뿐 늘 생활주변에 함께하고 있다.

  

오페라인듯한 느낌의 도입부에서 병사들의 웅장한 군무가 솟아나고 장면 전환시 간주곡처럼 등장하는 흰사슴과 원앙분장의

무용수가 간극을 메꾸며 자연스러움을 살린다. 전반적으로 발레 특유의 움직임이 주도적이지만 시대의 반영이랄까 역시

모던한 움직임을 믹스하고 있다. 발레와 현대무용이 상호 필요한 영역을 참조/보완하여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면서 서로에게

이롭게 작용하고 있음을 이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의상도 개량한복처럼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데 아무리 고증에 충실했다해도

제작 환경이 현대인 터에 어찌 시대성의 반영을 피할 수 있을까 싶다.

 
조직력있게 역동성을 보이는 호위무사들의 움직임이 탄탄하기 때문일까 호동의 카리스마가 더 살아난다. 남녀가 짝을 맞추는

군무에선 실수하지 않으려는 무용수들의 긴장감이 전해져온다. 이런 생생한 느낌은 현장 예술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징의 하나다.

1막 막판에는 여흥 모드. 출연자가 둘러선 가운데 모듬 발레 보여주듯 여러 조합으로 발레의 성찬을 펼치며 흥겨움을 드높인다.

나 자신도 눈앞에 펼쳐지는 연회에 끼어들어 함께 구경하는 듯한 느낌에 빠지는데...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점프를 보고 있자니

취재차 낮에 다녀 온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시원한 점프가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연기가 진행되면서 여자무용수들의 '기러기의 비상'(모양이 비슷해서 내맘대로 붙인 이름이다)이 언제 나오려나 했다. 기대대로

낙랑 공주의 몸종(아니면 궁녀)인 듯한 무용수들이 다리를 수평으로 뻗으면서 일제히 도약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는 무대에선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사진으로 옮겨 놓을 경우 장관이 따로 없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다. 

    
운좋게도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발레콩쿠르 취재시 양해하에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전문 찍사 아님). 순간순간

포즈의 미학이 최고로 드러나는 것이 발레 아니던가. 공연장을 찾을 경우엔 짧은 순간 지나가는 모습을 눈에 담기에 여념이

없지만, 정지 이미지로 남녀무용수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면 연신 탄성을 금할 수 없게 된다.  공연예술 중 무용을 특히

좋아하는 이들은 필경 이런 면에 매혹됐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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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훤칠한 키의 호동(김현웅)은 왕자다운 아우라를 풍기며 높은 도약과 회전 연기를 연달아 펼쳐보인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답게 파워풀하면서도 안정된 연기로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 하는데...  잠시후 낙랑 공주(김주원)와의 사랑을 부드러운

호흡으로 표현하는 파드되에 접어든다. 발레리나의 세련된 라인, 우아한 모션의 갤러리가 열린다. 작품의 하이라이트이자

절정의 감동을 이루는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숨죽이며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절대 감성의 순간... 인간이 듀엣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움직임 중에서 우아미의 극치는 발레의 파드되가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손끝 발끝 움직임 하나마다 예사스럽지 않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조화는 신비감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2막 첫 장면인 베드신. 연기자에게 부담일 수도 있는 이 경우는 어떻게 하려나. 장면이 장면인지라 관능적인 면을 수용하고

있지만 결코 우아한 움직임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에 이어 호동이 고구려로 불려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되는 처리는

다소 성급해 보인다. 두 남녀가 사랑을 가꾸는 정경을 좀 더 묘사하면서 한 템포 늦게 소환 과정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한편, 낙랑 공주에 의해 찟긴 자명고가 묘하게도 고통을 호소하는 듯한 눈 모양이었던게 우연인지 연출인지 모르겠으나

꽤나 절묘했다.

 

한국적 소재라선지 금방이라도 대사가 튀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은 나만 받은 걸까. 대사가 있다면 청각으로 느끼게 되지만

무용은 이미지를 소화하며 스토리를 상상해야 하므로 관객의 적극성을 수반하는 예술장르이다. 최근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져서 예외적인 작품도 등장하긴 하지만, 무용은 기본적으로 대사가 없기 때문에 무용수들의 표현력은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이들을 지휘하는 안무가는 상상의 첨단을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 

      

낙랑 공주를 연모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는 필대 장군에게 왠지 연민이 느껴진다. 그에게 호동은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격이니 말이다. 그의 고독이 드러나도록 솔로 연기를 넣었다면 스토리가 좀 더 선명해지지  않았을까...  필대 장군의

명복을 빈다.
    
호동의 자결로 바로 엔딩에 들어가는 마무리는 다소 아쉽다. 설화라는게 어차피 상상의 산물인 바에야 현 시대의 상상을 조금

덧붙인다고 흠이 될까. 천상에서 다시 조우한 듯, 아니면 지난 날을 회상하듯 두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잔잔하게 그리면서

페이드아웃 시켰으면 좀 더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데 필자의 욕심인가. 설화 그대로의 결말을 지켜본 채 공연장을 나와

돌아가는 발길이 묵직하다. 사랑의 끝이 비극적인건 강렬한 인상를 남겨주긴 해도 현실을 근근히 버티는 허약한 방문자에겐

일종의 스트레스다.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며 발레 공연을 받쳐주는 것은 이 분야의 전통이기도 하지만 현장감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런데 하이라이트인 듀엣 연기에서 당연히 진한 감흥에 젖어들만한 상황이었는데도 완전히 몰입되지 않아 왠일인가 했다.

솔로 연기나 듀엣 연기같이 극 중의 정감을 한껏 드러내는 움직임에선 음악과의 하모니가 매우 중요하다. 서사적인 분위기의

웅장하고 긴장감을 살리는 연주는 이견 없이 훌륭했지만  주요 인물들이 감성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2%가 아쉬웠다.

이런 장면에선 서정의 극단을 터치하는 음악이 흘러줘야 감동의 깊이가 더해지는 법이다. 즉, 큰 감명은 무용수의 연기와

음악과의 극적인 통합속에서 촉발되는 법이지만, <왕자호동>의 경우 중요한 몇 장면에서 이런 일체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고 음향도 건조한 편이어서 객석쪽에 교감을 일구기에 미흡했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현장감을 살리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지만 음향 효과는 생각 외로 높지 않다. 무대 아래의 반쯤 막힌

공간에서 연주해야하는 것부터가 음향에 불리하며 공간 제약상 대규모 편성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은 오디오 설비가

좋은 편이므로 차라리 대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잘 녹음해서 활용하는 것이 발레의 본맛을 드러내기에 알맞을 수 있고
자주 무대에 올리기에도 유리하다. 어차피 오케스트라는 공연내내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생음악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털어대면 먼지 나지 않는 옷 없듯이 굳이 언급하는 개선점은 관심의 소산이다. 아무튼 창작발레의 어려움을 딛고 무대에 오른

<왕자호동>은 관객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얻고 있다. 세기의 명작이라는 영예를 단기간에 얻을 수야 없겠지만, 대부분의

요소에서 국산화를 이룬 이 작품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장르와 수단의 융/병합으로 버젼업을 거듭하며 사랑받는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은은한 음악속에 꿈을 꾸듯 펼쳐지는 발레의 정경은 볼수록 사랑스럽다. 세월이 갈수록 이루지 못한 환상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꼬마 시절, 이불 속에서 라디오 소리에 귀 기울이던 설화를 남산 자락에서 발레로 재음미하게 될

줄이야.

 

감성이 무르익는 가을엔 무용계 '아이돌'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TV전원만 켜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유명인과 달리,

나름의 신비감을 머금은 채 자기 몸 하나를 소통의 수단으로 삼으며  연기에 매진하는 무용수야말로 필자같은 기호층에겐

'아이돌'이자 '보석'같은 존재들이다.

 

작금의 우리나라가 경제력 13위의 강국이니 뭐니 하지만 OECD국가 중 1위의 자살율로 나타나듯이 대중의 삶속엔 찬바람이

가득하다.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슬기로운 경영으로 내실을 키우며 대중에게 한결 가까워진 국립발레단. 그 이미지만큼이나

아름다운 생명의 움직임으로 삶의 가치를 북돋는데 힘써주시길.  눈을 조금만 돌리면 이렇듯 인간의 경이로운 측면을 '몸'소

알려주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끝)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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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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