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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와 오서 코치의 결별에 관한 뉴스 보도 행태 걱정스러워'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평소 피겨스케이팅의 실체와 김연아 선수의 본업과는

별 관계없는 가십거리에  관심을 보이던 일부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튀는 제목을 뽑아대면서

정작 마음이 편치 않을 당사자들과 피겨 팬을 자극하고 있다.

   

아무리 화목한 집안이라도 긴 인생 행로를 지나다보면 크고 작은 우환을 겪게 된다.  
잘 나가던 아빠가 어느날 명퇴를 당해서 집안 분위기가 벌집 쑤신 듯 될 수 있고,
막내아들이 본의 아닌 말썽을 부려 부모가 경찰서를 출입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집안 대소사에 옆에서 끼어들어 소문을 키우면 하루 정도에 마무리 될 일이 일주일은 가고
바늘만한 일이 절구 방망이만큼 커진다. 

   

주변에서 생기는 말이란 원래 자기 중심으로 엮어내는 법이라 막상 당사자는 엎친데 덮친 식의
자극을 받게 되어 뜻하지 않은 행동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일이 엉뚱한 쪽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어쨌든 말을 생산한 자는 일이 어떻게 변질되든, 당사자가 어떤 상황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이런 것이 십여년간 인터넷 위에서 자기 정비를 못하고 상업성에 매진해온 언론의 역기능이다.

 

어제 TV방영된 뽀빠이 이상용씨의 사례는 언론의 무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김영삼 정권시절 힘있는 실세에게 밉보인 탓인지 근거도 없는 심장병 기금 횡령사건에 휘말려

고초를 겪었다. 검찰 조사 당시 대서특필하며 사회면을 가득 채우던 언론은 그가 무협의로 판명되자

관심을 끄고 제대로 정정 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뉴스보도를 일방적으로 수신하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는 다수 일반인이 이상용씨에 대해 당시 사건의 어두운 이미지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 것임은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제 관심사에만 빠져사는 필자도 그가 '무혐의' 처분됐다는 것을 어제 그의 입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
만약 혐의가 풀린 사실도 처음 소란이 일때 만큼의 비중으로 보도를 했더라면 십몇년을 지나서야
그의 진실성을 알게 되는 우매함을 벗어날 수 있었을 게다.

 

멀쩡한 인간을 나락으로 떨구는데 가담했다면 잘못을 인지했을 때 적어도 다시 원래의 위치만큼

회복될 수 있게끔 힘써주어야 하는 것이 사람됨이며 도리다. 미디어는 자신의 시장점유 만큼의
이미지 가해를 해놓고도 막상 책임을 져야 할 상황에서는 내가 다 벌인 일은 아니라는 식으로
빠져나오거나 외면하기에 익숙해 있다.
 
사실보도를 생명으로 여기며 필설을 통해 사회정의를 세운다는 보도방침은 먼 낭만주의 시대의
장신구일 뿐, 무책임한 언어조합을 일삼으며 이목끌기에 몰입하는 일부 언론에게 보도란 그저
하루 밥값을 다하기 위한 피고용자의 튀는 행위에 불과하다.

 

연아 선수와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오서 코치는 그간 발자취가 보여주듯이 모범적인 사회인이며
사리판단이 명확한 유명인이다. 4년전 운명처럼 만나면서 존경과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며 이뤄온 업적은

새삼 열거할 필요가 없을 정도. 향후 구상하게될 새로운 꿈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받았다. 그렇지만
그들 역시 인간. 무슨 일이든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이번 일은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상처다. 평소 그들에게 감동받고 사랑과 관심을 주던 이들이라면-그것이 팬이든 언론이든-

아픈 곳을 감싸 빨리 아물 수 있도록 과묵함을 찾는 것이 우선 필요한 행동으로 보인다.

  

이런 일에 PD수첩식의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당신 아들이 혹은 당신 여동생이 사귀던 애인과
헤어진 이유를 굳이 알아야 속히 시원할까?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은 그들에게 접촉해서 이것저것

캐물으며 말(=화)을 키우는, 집안 소사의 간섭에 불과한 행태를 그만두자.
당사자인 그들 사이에 오해가 있었을 수도, 진짜 말 못할 갈등이 있었을 수도 있다.
정말 궁금하다면 몇달쯤 지나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은 후에 살펴보는 것이 사회 자산을 아낄 줄 아는, 
의식있는 자의 자세라 믿는다.

 

피겨스케이팅을 진정 아낀다면, 오래도록 빙판위에서 활약하는 연아 선수를 보고 싶다면
이쯤에서 그만두고 조용히 지켜보자.

말 많은 언론일수록 상처를 보듬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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