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6월 첫 휴일, 잠실 실내체육관을 찾은 관객에게 아이스링크의 시원함 만큼이나

청량한 연기를 보여준 선수들을 하나하나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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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의 종합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쑥쑥 자라고 있는 차세대 유망주들.

박소연,서채연,김혜린,클라우디아 뮬러. 뮬러 선수는 독일계 혼혈귀여운 소녀들이 2부 첫 순서를

장식했다. 어린 선수들을 볼 때마다 피겨 전용 링크가 생각난다는...  메뚜기처럼 빈 링크를 찾아

이리저리 전전해야 하는 게 우리 현실. 피겨 인프라 구축에 국가나 지자체에서 적극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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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야구딘. 2부에선 관중석에서 등장하는 깜짝 퍼포먼스. 전설적인 존재감을 살려

옆에 있던 여성 관객에게 과감한 키스까지 날렸으나 남편 있는 여자같던데 어쩌지?...

남자 선수들은 옷을 한겹 더 입고 나와 벗어던지며 연기하기로 합의했나보다. 줄줄이

벗어 던지네. 그의 잘 발달된 상체만큼이나 연기에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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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애니 로셰트. 난 그녀의 서정적인 연기가 좋다. 근육형 팔뚝은 좀 아쉽지만...

'뭐 어때, 건강해 보이잖아~'  이 날도 연기에 몰입하는 그녀의 움직임이 눈을 잡아 끈다.

금방이라도 눈물 떨굴 것 같은 표정. 해가 갈수록 물오른 연기를 보여 주는 덕분에 오랫동안

현역 생활을 해줬으면 하는 선수다다음 시즌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 신청하지 않은 걸 보면

올림픽 이후 연아선수처럼 마음이 분명하지 않은 듯 하다. 여자 선수 수명은 왜 그리 짧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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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랑비엘. 그가 등장하자 관객의 비명소리가 극을 달린다. 내 귀의 볼륨 감도로는

모든 선수 중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방상아 해설위원도 랑비엘의 팬이라고 했던가. 그럴만도...

남자나 여자나 잘 생기면 인생 골고루 유리한 법키 크지자세 멋지지, 가만히 있기만 해도

여성 팬의 침 넘기는 소리가..  문득 내 몸을 돌아보고 실의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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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 아사다 마오. 그녀의 극성 일본 팬들이 연아 선수를 험담해대는 탓에 반작용으로 

그녀는 적지 않은 우리나라 팬들로부터 미움받는다. 하지만 선수가 무슨 죄냐며 이 선수의 연기에

호감을 갖는 팬들도 있는 것 같다. 이날 일본에서 원정 온 관객들도 상당수다. 우리의 샤우팅

문화를 몸소 익혔는 지 이들도 소리 지르는 게 장난 아니다.

 

스핀이나 스파이럴은 역시 세계 탑 레벨답게 매끄럽다. 스케이팅 속도도 괜찮지만 점프 직전에

눈에 띠게 느려지는 탓에 흐름을 죽인다. 귀여운 연기가 호감을 사는 데 비해 캐릭터가 단순하다

관객 가슴에 새겨지는 인상적인 연기를 수행하지 못하는 게 연기 전반의 아쉬움이다.

 

이 선수는 4년 후 소치에서 염원하던 색깔의 메달을 얻으려면 연아 선수나 조애니 선수를 벤치마킹

해야 하지 않을까? 대개 Judge는 기술과 연기 비중을 비슷하게 두고 평가한다는 걸 너무 잘 알 터...

조언하고 지도해주는 사람이 산같이 많을 텐데 왜 개선되지 않나 모르겠다. 아니... 못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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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리 필요없는 예브게니 플루셴코성격 까칠할 거 같은 느낌의 사내가 이런 표정을?

탈옥한 죄수 설정으로 등장해서 좌우의 아이들에게 우스꽝스런 표정을 던진다. 역시 피겨 선수는

연기도 잘해야 해. 관중과 함께 하는 코믹 연출이 보는 재미를 준다그의 이런 면이 새롭다

  

주위 살피지 않는 샤우팅은 우리 관객의 전매특허. '박수만으론 많이 부족해. 클래식 감상하냐?

링크에서 점잖 떨게. 좋아 죽는 거 참다가 병난다고배터리 떨어질 때까지 소리 질러~'

젊은 여자 관객들은 이 선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추임새 넣듯 꺅꺅... 환호라기보단

비명에 다름없다세상만사 다 잊고 실컷 속풀이 하는 데는 이만한 멍석자리도 드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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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미키. '미희'라는 한자이름 때문인지 괜히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혐오사진으로 많이 당하는

선수이기도 하다점핑머신이란 우악스런 별명답게 착착 점프해낸다첫 점프는 활주가 길어

랜딩 후 펜스를 넘어갈 뻔. 2008년 월드땐 스파이럴 중 펜스에 부딪혀 부상으로 기권했던 기억이...

 

1부 클레오파트라에선 기분이 업됐는지 4연속 점프까지 한다개인적인 생각인데클레오파트라는

좀 밋밋하다. 포인트가 없다고나 할까올림픽 코드로 설계된 음악과 안무를 마련했더라면

지난 올림픽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거두지 않았을까 싶은데... 모로조프씨 미안해, 사견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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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버틀. 2008년 월드 우승을 끝으로 은퇴해서 좋아하는 팬들 가심을 축축하게 했는데...

같은 캐나다의 조애니 선수와는 친분이 두텁다 한다. 조애니남친 있던데... 아이스하키 선수...

올림픽 때 CTV 소개됐다.  점프 실수가 민망한 지 혀를 낼름 거리는 게 귀여워.(? 올해 나이가...)

연기가 여성스럽다는 평을 듣는 만큼 이날 연기도 섬세함이 살아있고 익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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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선수.  아직 분위기를 많이 탈 듯한 소년의 이미지. 지난 월드에선가 연기끝나고 마구 눈물을

흘려 선수의 '압박감'을 새삼 느끼게 한 바 있는데...  큰 무대임에도 어제 공연에선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오늘은 좀 긴장했는지 점프할 때 중심축이 흔들린다. 하지만 위축되지 않고 트리플

점프를 연이어 시도. 강호의 고수가 다 모인 무대에서 어린 선수가 이만한 연기를 보이기도 쉽지 않을 게다.

  

그는 몇 안되는 한국의 유망 남싱 중 하나.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여 대한민국 남싱의 대들보로 우뚝 섰으면

한다. 안무를 (은퇴한) 신예지 선수가 맡았다는데,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호성적을 보이면 그에 따라 안무가나

코치의 명성도 올라가는 법이니 모두 상승효과를 거두는 날이 빨리 오기를...

 

◇이동원 선수~ 표정때문에 오해받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명랑하고 붙임성좋은 중학교 2년생.

작년 슬로베니아의 트리글라브 대회 노비스 부문에서 극적인 종합 1신혜숙 코치에게 지도받으며

기술과 표현력이 일취월장했다신코치는 이 선수가 남자 김연아가 될 것이라며 기대하는 유망주.

부상당한 상태라고 하는데 그래선지 오늘 연기는 조심스럽다. 그래도 더블 악셀을 랜딩해내고 부드러운

스케이팅과 안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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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지안 & 팡 칭. 통 지안 선수가 여자 파트너를 다루는 기술은 매우 정교하다. 동갑내기로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와서 그런지 몰라도 리프트 해서 컨트롤하는 기술은 페어 중 으뜸 아닐까 싶은...

집에 돌아와 TV 중계영상을 확인하니 이들 연기를 잘라 먹었다시간에 맞추다보니... 라는 핑계가

마땅치 않은 것은 편집 기준이 뭔지 알 수 없기 때문. 그냥 비슷해 보이는 중국 페어가 두팀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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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리폰. 이날도 바지 춤에 손얹고 까불거리는 컨셉으로 연기 시작. 브라이언 오서의 정성 어린

지도 덕분인지 날로 기량이 성장한다. 점프도 안정적이다조만간 월드 챔피언 한번 거머쥐지

않을까 싶은 기대주연아선수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에 와서 연기하는 걸 즐기는 듯하다 20

정도의 멋내기 좋아하는 청년이 이런 열광적인 분위기에 맛들면 헤어나기 힘들지,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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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사에 입아픈 테사 버츄 & 스캇 모이어. 아이스댄싱 부문의 질적 쇄신을 일으킨 장본인이들의 연기는

듀엣판 연아 선수를 보는 듯하다한참 젊은 20대 초반임에도 물오른 연기로 보는 이의 심금을 여간 흔들어

놓는 게 아니다연기 막바지엔 애틋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코끝이 시큰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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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CTV 해설자가 연아 선수에 대해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거쉰의) 세련된 연기가 나올까'

라며 경탄했는데부모 품을 갓 떠난 듯한 얼굴의 이 팀도 한 세대는 더 살아보고 온 것 같은 원숙미를

풍긴다서로 흠모하는 커플의 애상을 담은 듯, 은은하고 과다하지 않은 감정을 눈빛과 손끝에 얹어

연기를 이어 간다.

 

둘이 나란히 선 자세로 쓰윽관객을 향해 펜스로 다가서는데 왜 내 마음이 설레지? 나 사춘긴가 봐

모션 하나하나가 깊이 사랑하는 감정 없이 어찌 저런 연기가 나오겠나 싶은 느낌영화속 연인같이

사랑스런 팀이다본인의 선호감정이 작렬하여 이미지를 두배로 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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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 홍보 & 센 슈에중국의 페어 두팀 모두 남자 선수의 얼굴이 많이 말랐다. 파트너를 들었다 놨다

하느라 무리해선가? 그에 비하면 스캇은 상대적으로 살이 붙은 얼굴이다오히려 몸이 불어난 듯한

테사의 파트너인 스캇이 깡 말라야 맞는데 ㅋ...  어쨌든 침식을 함께 하며 연습을 거듭했을 이 부부의 

연기는 세계 정상의 수준을 어렵지 않게 재확인 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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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라이사첵. 팔다리가 길어서 우월한 생물이여... 연아 선수도 그렇지만 긴 팔다리는 연기에

유리한 요소다. 똑같이 팔을 휘젓는 동작이라도 긴 팔이 동작이 크고 유연해 보이므로 호소력이 높다.

키가 188cm라는데 정말? 이런 키로 점프를 어떻게 컨트롤하는 지 신기하다그런 신장과 공생하는 긴

팔다리를 저으며 링크 사방으로 스케이팅한다흐름을 탄 도약과 사뿐한 랜딩은 피겨 킹의 위엄이다.

 

2부의 Man in the Mirror 보다 1부의 세헤라자데가 더 좋다. 09 월드때 연아 선수의 세헤라자데에 취해

완전히 정신줄을 놨었으니까. 음악만 들으면 그 때의 감동이 모락모락... 무척 빠른 스케이팅 탓에 돌연

링크가 좁아 보인다그는 미국의 우상이 됐다. 얼굴이 좀 무서워 보여서 그렇지, 연아 선수와 함께

주요 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최고의 남자 싱글 스케이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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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공연과 인사. 6명의 여자 선수들이 '노바디'에 맞춰 몸을 흔든다.  리허설 때 테사 선수가 

음악에 잘 어울렸나 보다앞줄 가운데에 자리잡고 리듬을 타며 무척 흥겨워 보인다마오 선수는

좀 어정쩡한 몸짓인데 혹시 몸치?  미키 선수 앞으로 녹아 있는 빙판이 보인다링크관리... 민망혀

  

2010년 행사는 이렇게 마무리. 아이스쇼는 여름 이벤트 중의 별미다.

며칠 지났을 뿐인데 벌써 7월 하순에 열릴 아이스쇼가 기다려진다.

 

 

* 아담 선수,통 지안 팀,김민석 선수,이동원 선수 사진은 zzikssa님의 동의를 얻어 사용했습니다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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