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우리나라 대표 무용제의 하나인 <제32회 서울무용제>가 오는

10월 3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 20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을 무대로 춤의 대장정에 나선다.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발족된 서울무용제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를 망라한 전 장르의 무용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한민국의 중추적인 무용전문 축제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11 서울무용제는 10월 31일 개막식 및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11월 1~2일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서울무용제 역대 수상단체의 초청공연(6단체), 11월 3일부터

6일까지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한 단체에게 내년도 서울무용제 본선 진출권을 부여하는 자유참가작

부문(6단체)의 경연, 11월 8일부터 19일까지는 경연대상 부문(8단체)의 경연이 이어진다.

  

올해와 동일하게 14개 단체(자유참가부문 6개, 경연대상부문 8개)가 참가했던 지난해 경연에서는 
Han 댄스프로젝트가 한국적 정서를 듬뿍 담아낸 '터-無始無終'(안무 한효림)으로 경연대상부문 대상을

차지했으며, 순헌 무용단이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안무 차수정)로 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자유참가부문에서 최우수 단체상을 받았던 이혜경&이즈음 무용단은 경연대상부문의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여 이번 경연리스트에 작품 '여우못'으로 이름을 올려 놓았다.

 

상금으로는 경연대상부분의 대상에 1000만원, 우수상 500만원, 안무상에 500만원이 걸려있으며
연기상 6명에게 각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한편, 한국무용 남자 연기상 수상자에게는 병역특례가

부여된다.

 

이번 서울무용제의 개막식(10월 31일)과 시상식(11월 20일)은 ArTe문화예술TV에 의해 케이블TV와

인터넷에서 방송된다. 또한 지난 31년간 최고상을 수상한 안무자들의 사진을 공연장 로비에 전시하며,

부스를 설치하여 춤 전문잡지 과월호를 관객들에게 무료배포할 예정이다.

 

무용제의 상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일자

부문

단체명

분야

작품명

안무가

10.31(월)

국립무용단

한국무용

춘설

배정혜

김문숙

한국무용

가사호접

김문숙

국립발레단

발레

탈리스만

최태지

이매방

한국무용

입춤

이매방

11.1(화)

이은주 무용단

한국무용

西으로 가는 달처럼…

이은주

조주현댄스컴퍼니

발레

Re-evolution

조주현

BJ Dance GROUP

한국무용

늑대의 달

백정희

11.2(수)

Contemporary Ballet Theater Ywan

발레

826번째 외침

김경영

순헌무용단

한국무용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

차수정

서울현대무용단

현대무용

Who am I, 너는 누구십니까

김영미

11.4(금)

배강원 무용단

한국무용

은하철도 999

배강원

황문숙 현대무용단

현대무용

사슴이 산다

유선식

이범구의 리얼발레그룹(RBG)

발레

시간을 그리는 여행자

이범구

11.6(일)

김준기 댄스 프로젝트

현대무용

두발로 서기

김준기

정형일 ballet creative

발레

거울속의 거울

정형일

지구댄스시어터

현대무용

4U4.0(For You 4.0)

정석순

11.9~10

(수,목)

이태상 댄스 프로젝트

현대무용

괴벨스의 입

이태상

김은희 무용단

한국무용

부사의방장(不思議房丈)

김은희

11.12~13(토,일)

김승일 무용단

한국무용

소현(昭顯)

김승일

정신혜 무용단

한국무용

굿.Good

정신혜

11.15~16(화,수)

춤.타래 무용단

한국무용

사자(死者)의 서(書)

황재섭

Ballet Turning Circle Company

발레

The Tree

한칠

11.18~19(금,토)

댄스컴퍼니 더바디

현대무용

시간 속의 기적

류석훈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한국무용

여우못

이혜경

11.20(일)

서울시무용단

한국무용

향발무

임이조

KIMDC수상자

현대무용

disappear

장안리

blind monologue

권민찬

IM TANGO (Mauricio & Ivana)

탱고

1.Intro

2.Recuerdo(레꾸에르도)

3.Libertango(리베르땅고)

Mauricio & Ivana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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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지난 9월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19일 폐막까지 20여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띤 경연을 펼쳐온 제31회 서울무용제가 <터-無始無終>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며

긴 여정을 마감했다.

 

이번 행사는 자유참가부문에 6개, 경연대상부문에 8개, 총 14개 단체에 안무자 및 출연자를 합쳐 150여명이

참가했으며 과거 서울무용제에서 수상한 6개 작품이 초청되어 무대에 오르는 뜻 깊은 시간까지 마련되었다.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과 공감을 일으키는 연기는 그 탁월함에 걸맞게 관객의 뜨거운 갈채를

사면서 분위기를 달구었고, 창의적인 연출이 돋보인 작품들은 공연장을 애써 찾은 보람과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그에 상응하는 결실을 거두었다.   

  

한국무용협회 주최로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한 이번 무용제에서 자유참가부문 심사는

정은혜 위원장-고석림-김향좌-양선희-김복희,  경연대상부문 심사는 박재희 위원장-김승현-문영철-

박인자-서은정-윤미라-이윤경-조윤라-채상묵-홍승엽-김복희(존칭생략)가 각각 맡았다.

 

세부 입상자 내역은 아래와 같다.

 

⊙ 경연대상부문

 -대상      : Han 댄스프로젝트(안무 한효림, '터-無始無終' )
 -우수상   : 순헌 무용단(안무 차수정,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
 -안무대상 :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안무 최경실, '물의 꿈')
 
 -음악상   : Han 댄스프로젝트(원일 & 바람곶)
 -미술상   : 툇마루 무용단(무대 이종영, 조명 김정화, 영상 정호영, 의상 김혜령&배경술)
 
 -한국무용 남자연기상 : 최태헌(한동엽 무용단)
 -한국무용 여자연기상 : 김혜림(Han 댄스프로젝트)

 -현대무용 남자연기상 : 김영재(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
 -현대무용 여자연기상 : 황인영(툇마루 무용단)
 

 -발레   남자연기상 : 해당자 없음
 -발레   여자연기상 : 이윤정(김광범 무용단)
 
⊙ 자유참가부문

 -최우수 단체상 :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입상작을 중심으로 작품 특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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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無始無終> (Han 댄스프로젝트)

 

좋은 착상과 섬세한 연출로 예술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능소화의 슬픈 전설을 모티브로 작품 구성을 했다.

도입부는 예쁜 영상을 활용했다. 시간의 흐름과 주인공을 은유하는 새의 영상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집중을

이끈다. 흰 스크린위에 수묵화를 그려나가듯 능소화 가지가 점차 자라나서 꽃이 핀다.  그 위를 작은 새

한마리가 나타나 잠시 배회하더니 스크린을 벗어나 오른쪽에 높게 설치된 무대장치로 날아 오른다.

 
의외의 진행에 시선은 새의 움직임을 따라 무대 오른쪽 위로 향하는데... 불현듯 새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아름다운 '소화'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아한 움직임을 잇는다.
한국무용 부문에 출전한 이 작품은 구체적인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를 도왔고,  애잔한 정서를 음악, 영상의 매개 수단과 한국적인 움직임에

담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무심한 님은 겉옷을 벗어 던지며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하는데 어느 틈에 같은 공간에서

마주한 남녀는 조화롭게 춤사위를 이어가다가 일순 서로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다. 결국은 함께 할 수 없는

이승과 저승의 뉘앙스를 보여주는 것인가.

 

안무는 한국무용을 주된 움직임으로 쓰고 있으나 약간 모던한 움직임도 보여준다. 바야흐로 장르 융합의

시대에 주어진 카테고리에 천착하다가는 상상력 부족이나 실험정신이 모자라다는 평을 듣기 십상이다.

 

'소화'가 처음 모습을 나타났던 곳에서 다시 그녀를 은유하는 새 한마리가 꽃으로 날아 내려와 꽃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 처리는 역시 윤회의 끝이면서 다시 그 시작점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렇게 엔딩 부분을

도입부의 역순으로 처리하는 연출을 통해 작품 표제의 이미지를 정확히 드러내면서 추상성에 몸을 숨기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하는 듯,  뒷 무대가 일부 열리면서 마치 비를 타고 내려온 듯 소화가 춤을 출 때
배경이 활짝 핀 능소화로 바뀌는 처리는 후일 이 '터'에서 또다른 만남의 희망을 시사하면서도 작품 마무리에

액센트를 주는 이중 효과를 누렸다. 작품의 볼륨감에 비해 공연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일부 장면이 짧게

처리된 것이 다소 아쉽다. 

 

연출의 꼼꼼함이 돋보인 이 작품은 순헌무용단의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 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면서

대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김혜림은 한국무용 연자연기상을 받았고

가야금 소리가 인상적인 음악 부문(원일 & 바람곶)에서도 수상하며 세 부문에서 입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공연이 끝난 후 내 뒷줄에 있던 중년 관객들(심사위원이었는지 모르겠다)의 반응이 무척 호의적인 것을

듣고는 필경 상위 입상할 것 같다는 예감을 일찌감치 받았다. 무용제의 시간제한으로 35분 정도 소요

했으나 안무자의 의도대로 5장 구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려면 60~70분 정도는 할애해야 할 듯하다.
각 장 구성을 두배 정도로 늘리면서 솔로와 듀엣 연기에서 주인공의 정서를 다양하게 표출하는 움직임을

넣는다면 대중적인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기 좋을 것 같고 무용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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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이 하늘 빛을 담을 제...> (순헌 무용단)

 

대상을 놓고 <터-無始無終>과 경합을 벌이며 우수상을 받았다. 꽤 많은 인원이 등장하면서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작품도 도입부에 영상을 활용했다. 요즘은 영상과 무용의 결합이 대세인가 보다.

무대 전체에 영상을 투사하며 효과음을 더해 웅장한 느낌을 전해준다. 개별무용단이 감당하기엔 벅찰 법한데

이런 대형 작품을 실현하기까지 많은 노고가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

 

무용극에 해당하는 구성으로, 무용자체의 미학적인 표현보다는 스케일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를 토대로

볼거리를 배치하고 서사적인 드라마 한편을 움직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도록 구축한 작품이다.

유순한 웅족을 초토화시키며 공격성을 보이던 호족이 갑자기 퇴각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상황 전환에 대한

표현이 부족한채 급하게 넘어간 느낌이 있으나 이런 대형 작품을 30여분에 소화하기 위한 부득불의 소치로

이해해야 할 듯하다.
  
무거운 주제이긴해도 흐름 중간에 솔로 내지는 듀오 연기를 늘려서 팽팽한 스토리를 이완시키는 동시에
무용 고유의 멋스러움을 강화한다면 한결 효과적일 것 같다. 
대형 작품일수록 한정된 연습 환경에서

제 시간에 완성하여 경연에 나서기엔 상대적으로 불리한 법이다. 이만한 작품을 디자인하고 구축한 스텝과

무용수들은 결과에 무관하게 뜨거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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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꿈>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투표로 안무 대상을 차지했다.
도입부는 흡사 연극을 보는 듯하다. 빨래줄이 배경으로 보이고 8명의 무용수가 누워서 유머를 섞으며 '공존'의

움직임을 시작한다. 이내 몸을 일으킨 이들은 마치 '틱'환자 처럼 혹은 강시같은 움직임을 한동안 이어간다.

무대 앞쪽에 넓직한 물판이 준비되어 있는 걸 보곤 뭔가 퍼포먼스가 있겠구나 싶었다. 간간히 손키스를

객석으로 날리며 무대앞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은 물의 꿈을 시위하는 듯하다. .

 
꽤 추상적인 주제를 은유한 것이지만 뭔가 짚히는 느낌이 있다.
빨래줄에 겉옷을 벗어 걸어놨다가 한동안

연기를 진행한 후 다시 집어 입는데, 표현 방법상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를 (반드시 물이 필요한) 빨레라는 배경

설정으로 재미있게 엮어냈다.

  
후반에 물판 속으로 남자 무용수가 발을 담그며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으로 물이 그 용도를 다했나보다 했다.
그런데 막판에 물위로 모두 몸을 던지는 장면은 완전히 예상을 깬 반전이다. 다시 물판 위에 서서 상대를

바꿔가며 보여주는 키스는 '공존'의 시도이겠지만 이 장면에서 소외된 무용수의 풀죽은 움직임이 웃음을 준다.

  
항상 일사불란한 움직임만이 아닌, 이런 식의 풍자와 '삑사리'로 유머를 섞었다. 코믹한 움직임 속에 묘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건 무슨 이유인가. 출연한 8명의 무용수는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교대 없이 연기를 이어갔고
각자 어지럽게 움직이다가도 짝을 이뤄 연기하는 등 움직임도 무척 많아 체력소모가 컸을 것이다.

이러한 안무 구성의 신선한 착상과 반전을 주는 퍼포먼스가 보상을 받았다.  관객이 직접 뽑는 상이 있었다면

<율>과 함께 1위를 다퉜을 법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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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 (툇마루 무용단)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이다. 사전 이해없이도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확실히 파악되는 작품이다. 움직임도 현대적이며 많은 훈련을 거듭한 듯 숙련된 군무와 남녀 주역 무용수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즐거운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모호하기 일쑤인 현대무용이 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에 속한다.

 

당초 김환희라는 주역 무용수에 대한 기대가 있기도 했지만 여자 주인공인 황인영의 움직임이 뛰어나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두차례의 국제무용콩쿠르에서 좋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겨준 김환희는

솔로 연기에서 역시나 탁월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독무는 짧은 순간이었던지라 심사위원단에게

어필할 만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을 듯하다. 

 

간소한 무대배경을 뒤에 두고 출연자 전원이 군무로 연기를 시작한다. 도중 황인영이 이탈하여 집단따돌림을

당한다. 이를 김환희가 구하려고 애쓰다가 이번에는 오히려 자신이 따돌림을 당한다. 이렇게 되자 황인영이

이를 막으려는 듯 다시 뛰어들게 되는데 집단은 모종의 합의를 본 듯 황인영을 데리고 퇴장해 버린다.
김환희 혼자 남아 외로운 분위기 속에 엔딩을 맞는데...  스토리 라인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눈에 두드러지는

군무와 솔로의 움직임은 이들의 예술적 기초와 훈련량을 말해주며 결과적으로 객석을 향해 확실한 느낌을

던져주었다.

 

특징인 것은 무대 배경과 출연자의 의상이 이루는 조화이다. 각 무용수의 옷 색상이 제각각이지만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데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 효과적인 배합을 이루고 있다. 심플하게 설정한 무대 배경과 함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의상의 색감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주제에 상응하는 도회지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짐작컨대 몬드리안의 구성과 색감을 응용한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스텝은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미술상을 거머쥐었다.

김환희는 아깝게 남자연기상을 놓쳤으나 그와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황인영은 심사위원의 높은

지지를 받아내며 현대무용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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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화우> (한동엽무용단)

 

여자무용수 수명이 좌정한 채 느릿느릿 목탁 소리로 주제를 시사하는 도입부.  이차돈의 순교를 소재로 한만큼

전체적으로 아스라한 느낌을 풍기는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장의 구분이 뚜렸하지 않아 진행 파악이 쉽지 않다.
주제에 맞춰 남자 무용수의 연기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그의 움직임이 퍽 좋아 보인다.

 

도중에 십자가를 든 키쟁이가 나타나 과시적 움직임을 보이는건 주인공의 순교를 예시하는 건지 다른 세력의

확산을 뜻하는 건지 의도 파악에 혼동을 준다. 아무튼 그런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의 고통과 번뇌가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무용제의 특성상 대중적인 소재선택이나 여흥을 살리는 연출은 웬만해선 수상가능성에서 멀어지기 십상이니

묵직한 주제로 관심이 쏠릴 법하다. 남자무용수가 계단을 오르며 이승을 떠나는 엔딩장면은,  살풀이를 소재로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국립무용단의 ‘soul,해바라기’ 를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무언극이기도 하다. 무용의 현대화가 진전되면서 메시지를 강조 혹은 메세지 위주로 흐르는 경향

때문에 움직임을 통한 미적 구현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인상을 받는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최태헌은 이 작품의 열연으로 12명의 심사위원 중 10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내며
한국무용 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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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질>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 자유참가부문

 

자유참가부문은 경연대상부문보다 절반쯤 짧은 20분 안에 모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작품은 소재의 신선함이 특징이다. 처음부터 이목을 끄는 그 무엇을 장착하지 않으면 힘들 것을 간파한 듯,
무용수들이 무대앞에 도열해 앉아 폴짝폴짝 뛰어 오르는 동작으로 표제를 상징하는 도입부를 꾸몄다.

   

소재를 옴니버스 식으로 배열했기 때문인지 스토리 라인 파악이 쉽지는 않지만 안무 구성이 좋아 보이고
움직임속에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분출하고 있다. 음악은 주 음원으로 판소리를 활용했으며, 효과음도

상당 분량 믹스했다. 

  

객석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은 이 작품은, 5명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에 의해 최우수단체로

선정되면서 내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의 출전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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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예술은 같은 공간에서 연기자의 가뿐 숨소리와 작은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번 무용제의 출전 작품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정지된 순간을 버티려는 무용수의 다리가 살며시 흔들리며
전해져오는 긴장감이 나의 긴장감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연기 후 가뿐 숨을 몰아쉬며 인사하는 무용수의 열연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부족인 듯한 작품도 없지 않았고 파격적이거나 신선한 시도보다는 무겁고 추상화된 주제를 택해
메세지를 주려는 시도가 많아 의도 파악이 어려운 작품도 있었다.  서울무용제가 경연의 장인 이상,

아무래도 대중적인 소재보다는 평가를 의식하여 예술성에 치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함축이 지나쳐서 불교의 선문답같은 뜻 모를 동작을 엮어놓고 알아맞춰 보라는 듯한 태도는, 이번 수상

결과로 나타나듯이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작품 창작에 있어서 모호함의 울타리나 방벽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무가나 연출가가 갖는 어떤 계획, 구상, 의도는 무용수가 무대 공간에서 상응하는 움직임을 통해 느낌을
생성하는 연기로 구현해 주지 않는 한 공허한 몸짓으로만 남게 된다. 객석에서 소화할 수 있는 느낌으로 구현되어야
작품이고 예술이고가 성립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학적 구성이나 가슴 울림 같은 예술적 효과와 더불어, 뛰어난 동작이나 의상/조명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
치우침 없이 균형을 잡아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보수적인 성향의 심사자들에게도 공통된 관점임을
무용제 결과가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무대 예술을 성립시키는 여러 요소가 적절히 통합되어 공감을 일으킨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두견새 우는 언덕>이라든지 <아내의 일탈> 처럼 대중적인 표제는 무용 작품의 타이틀로 내세우기에 한참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그간의 학습효과 때문임을 깨닫기는 어렵지 않다.  주제의 무게감만 놓고 본다면 무용이

영화나 연극, 뮤지컬에 비해 확실히 고공권에서 노니는 듯한 장르임에 틀림없다.

 
최근 영상과 연극적 요소 등을 채용하며 장르 융합을 꾀하는 시도가 눈에 띠는데 이는 소통 채널을 다원화하고

대중화 기회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기존 입상 작품의 성향을 추종하는데 그치지 말고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이 서울무용제에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무용제의 칼라가 쉽사리 바뀌지야 않겠지만

좋은 작품에 좋은 결과로 보상해 주는 시스템임은 분명하다. 잠재력있는 무용단과 창의적이고 신선한 작품의

무대이자 등용문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이어가기 바란다.     (끝)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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