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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지난 6월, 제2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의 개막축하 무대에서

국립발레단이 발레기교를 섞어가며 한바탕 스윙춤(안무 안성수)을 선보여 장내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발레무용수가 대중적 음악으로 댄스 실력을 과시한 이벤트였지만 '무용수는 정말 춤을 잘 춘다' 는

삼스러운 확인과 함께 넋을 놓고 지켜봤던 기억이 난다. 서울발레시어터의 <Being>을 지켜보면서
불현듯이 그때 장면이 떠올랐다.  필자는 9월2일(금) 이틀째 공연을 감상했다. 

 

글로벌 시장을 의식한 듯, 모두 영어권 노래로 편성한 음악과 이국적인 무대 세트 때문인지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가운데 흥겨운 리듬을 타며 경쾌한 댄스 파티가 한동안 이어진다.

 

<Being> 1,2막은, 팝그룹 비지스의 노래를 활용했다면 영락없이 '토요일 밤의 열기'가 됐을 법하다.
빠르고 강한 음악사이에 블루스 타임이라도 주려는 듯 농익은 재즈 멜로디인 '썸머타임'이 흐르고
김성훈-장지현 듀엣이 보여준 육감적인 움직임은 말랑쫄깃했던 청춘의 로맨스를 기억속에서 꺼내준다.

 

엔터테인먼트 흐름인 1막을 거쳐 2막에서 다소 진지한 표정과 몸짓이 엿보이더니 어느덧 묵직해진 3막은
꿈 속 세계를 옮겨 놓은 듯 약간은 스산하면서도 몽상적인 분위기로 밀도를 높이며 엔딩을 향해 나아간다.
  
긴 공연시간 만큼이나 다양한 팝음악이 등장하지만, 적당히 거칠면서도 리드미컬하고 짜임새있는 연주를
들려주는 그룹 퀸의 음악은 그들의 이름 만큼이나 여성성이 강한 발레에도 어울리고자 하는지 협조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는 라이브 연주였기에 호감을 샀거나 아니면 감상하는 자신이 이런 류의 음악에 우호적인 탓일게다.

강한 비트에 실린 발레의 역동성을 강조하려는 듯 남성무용수의 움직임을 상당 분량 배치하고 있는 것이 
<Being>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편, 싱글 혹은 셋,넷이 보여주는 그룹연기는 이것이 발레에 기반을 둔 무용공연임을 일깨워주는데,

발레의 전형적인 기술을 현란하게 펼쳐보이며 힙합과의 배틀 구도를 상큼하게 이뤄내고 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비트 강한 음악들을 바탕화면 삼아 줄곧 신명나게 춤췄다. 군무에선 각 무용수의
동선이 복잡해 보이는데 계획된 움직임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군무와 싱글/듀엣/그룹 연기를 섞어 무대 속도를 조절하며 지루한 느낌을 없애려한 흔적도 엿보인다. 
 
<Being>은 무용으로는 엄청 긴 장편 대작으로, 이를 구현하려면 발레단 전체의 역량과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 총 3막에 러닝타임 1시간반이 넘는 시간을 쉴 새 없는 움직임으로 누빈 서울발레시어터는 자칫

어수선해지기 십상인 대작을 시종 밀도감을 유지하며 짜임새있게 소화, 우리나라 중추적 발레단의 하나

임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주역 무용수로 나선 김은정의 움직임이다. 그녀는 이날 공연에서 '느낌'을 불러 일으킨
주요 인물이다. 사라 맥클라란의 호소력짙은 'Angel'을 배경음악으로 김은정-김성훈이 연기한 2인무는

클래식공연에서의 애틋한 파드되를 연상시켰고, 자극적인 비트로만 가득 차 있던 침침한 뒷골목 무대를
서정의 까페로 바꾸어 놓으며 뭉클한 감동을 남겼다. 여리여리한 발레리나가 연출하는 감성의 손짓은
그것이 모던이든 클래식이든 발레만이 갖는 특유의 느낌을 발산하며 무한 감동으로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3막에서 상당 시간 공중에 뜬 채 우아한 움직임을 보인 김은정은 1,2막과는 완전히 다른

공상적이고 입체적인 분위기의 핵심이 되면서 꿈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환상을 자아냈다.

수평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는 1,2막과는 달리, 공중을 사용하는 3막은 갑자기 사이즈가 커진
대형TV룰 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Being>은 발레단의 무용수 전원을 곳곳에 등장시키며 전력질주하듯 공연장을 누볐다. 무대 세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전세계 젊은이들이 꿈을 안고 모여드는 뉴욕의 뒷골목 분위기를 대형세트로 연출해

냈고 이를 뒷바침하려는 듯 할리데이비슨과 지프 차량, 외국인 무용수까지 등장한다.
  
반원형의 인라인 스케이트 레일과 그 위를 경쾌하게 왕복하는 스케이터의 윤곽은, 지상에서 군무를
펼치는 무용수들과 저만치 공중에 떠서 연기하는 김은정-장운규 사이의 공간적인 거리감을 메우며 
비상을 꿈꾸는 청춘의 역동적 에너지를 표출해 보인다. 달리 보면 지상과 천상의 적극적인 인터페이스를
시사하는 듯한 움직임의 설정이기도 하다. 이런 스케이터의 움직임은 무대 중심이 5~6미터 가량
높아져버린 3막의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땅에 발을 붙이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겐 하늘에 대한 동경이 있다. 연출자는 중력의 무게감을 일종의

속박으로 느껴온 것일까. 머리위 공간을 이용한 입체적인 공연을 원해 왔던 듯, 3막의 상당 시간을

공중에서 안무 표현에 할애하고 있다. 긴장하고 볼 수 밖에 없었던 이 장면에선 무대 천정의 플라잉

설비에서 나는 마찰음이 약간 불안감을 준 것 말고는 장치 컨트롤이 무난하게 이루어져 연기 구성에

별반 어색함이 없었다.

 

강동아트센터 개관기념 공연이라는 이력을 추가하면서 10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Being>은 큰 규모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면서 무용수의 체력한계를 테스트하듯 4일간의 연속공연을 수행해냈다.
 
1995년 첫 공연 이후 올해 다시 버젼업하여 선보인 <Being>은, 개관기념작이라는 여건때문에
공연 리스크를 줄이고 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게인'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창작 못지않은 새로운 자극을 생성해야 하는 부담 그리고 디테일을 다시 정립해야하는 수고가 녹록치

않았을 게 분명하다.

 

음악과 더불어 인간의 본능에 호소하는 공연예술인 무용은 언어의 수사없이 몸짓을 통한 원초적인 교감의

예술이기에 더욱 사랑스럽고 애착이 가는 장르이다.

 

자생이 쉽지않은 민간 무용단체로 건강한 작품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서울발레시어터. 

지난 6월의 <Life is...>에 이어 <Being>과 같은 공연 능력으로 볼 때 대한민국 '모던 발레'의 전진 기지는

서울발레시어터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공연은 서울 강동지역에 새로 조성된 강동아트센터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이루어졌다.
도심 속 공원이기도 한 강동아트센터의 좋은 시설이 무용예술의 대중화와 무용인의 꿈을 실현하는 든든한

무대가 되어주길 기대한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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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연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10년만에 버젼을 달리한 록발레 <Being>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8월23일 오후, 강동아트센터(강동구 상일동 소재, 2011년 9월 개관) 대극장 한강에서 제작감독 여훈의

사회로 진행된 <Being> 제작발표회는 제작과정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스틸 영상 상영,

작품 시연(2막 일부), 그리고 주요 스태프 및 출연진과의 질의응답 순으로 1시간 남짓 이어졌다.

 

1995년 초연된 <Being>은 록그룹 퀸의 음악을 '우아함' 내지 '양식미'로 고정되어 있던 발레 움직임에

결합시키며 찢어진 청바지, 비보이, 힙합같은 자유와 청춘의 이미지가 가득한 요소들을 적극 도입,

파격의 선두에 선 바 있다.  

 
소재 사용의 자유로움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안무로 모던 발레를 창작해오고 있는 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은 올해 다시 선보이는 <Being>에 대해, 기존 뼈대는 그대로 살리되
속도감을 높이고 비트는 더욱 강화시키는 쪽으로 업그레이드했으며 강동아트센터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충실한 공연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Being>이 갖는 차별성은 록과 발레의 결합뿐만 아니라 이전의 무용에서는 볼 일이 없었던 다이나믹한

무대사용 방식에 있다.  무용수가 플라잉 장치를 달고 공중에 머무르면서 움직임을 표현하고, 마지막

장면에서 용이 승천하는 듯한 장면 연출은 공연 형식에 입체감을 부가해 드라마틱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게다가 <Being> 3막에서는 인라인 스포츠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무용과 융합코자 하는 안무자 특유의

일탈이 엿보이며, 이러한 시도는 성공적인 표출이 이루어질 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겠지만 자칫

정반대로 비난을 살 수도 있는 모험을 감수한 도전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에는 김성훈,정혜령 등 남녀 발레무용수외에 힙합 댄서 3명, 인라인 스케이터 2명,
라이브 밴드 6명이 출연하며, '예술'로만 고립되어 있는 발레가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어느 요소까지
감각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 이를 어떤 레벨로 통합해낼 수 있는지를 테스트 받게 된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X-treme dance <Being> again
  일    시.   2011년 9월 1일(목) ~ 4일(일) (총 5회 공연)
                1일(목)_8시/  2일(금)_8시/  3일(토)_3시, 7시/  4일(일)_5시
  장    소.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티켓가격.  R 30,000 / S 20,000 / A 10,000
  소요시간. 150분 (3막 -인터미션 2회 포함)
  안    무.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출    연.   서울발레시어터
  주    최.   강동아트센터
  제    작.   강동아트센터, 서울발레시어터
  예    매.   강동아트센터 02-440-0500 www.gangdongarts.or.kr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YES24 ticket.yes24.com
  문    의.   서울발레시어터 02-3442-2637 www.ballet.or.kr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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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자 (제작감독 여훈)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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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과정 프레젠테이션 (기획홍보팀 권기원)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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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연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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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연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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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연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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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의응답 (김인희 단장)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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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의응답 (제임스 전 안무가) ... 록발레 <Being> 제작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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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아름답고 재미있지만, 익숙해서 더 이상 자극이 되지 않는다"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제작극장을 지향하는 강동아트센터의 개관기념작으로

서울발레시어터의 <Being>이 오는 9월1일~4일 무대에 오른다.

 

"기존의 낡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다"는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의 말처럼,

<Being>은 1995년 정형적인 발레포맷에 파격적인 다양성을 불어넣으며 서울발레시어터가 제작한

록발레이다.

 

1995년 <Being 1>을 시작으로 1998년 전막발레 <Being 1,2,3>로 완성되면서 2002년 투어까지

서울발레시어터의 주요 레퍼토리로 공연되어 왔으며, 1998년에는 무용예술사 선정 올해의 안무가

상을 수상하면서 예술성도 인정받았다.
 
<Being 1,2,3>가 각각 시간차를 두고 제작된 만큼 각 막마다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음악과 의상,

세트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Being 1. 1980년대 뉴욕의 건물 옥상.
    한쪽에선 환풍기가 도는 앙상한 철골구조의 건물 옥상, 도시의 불빛들이 전광판으로 흘러나온다.

 

Being 2. 혼란과 쾌락이 뒤섞인 클럽.
    유리와, 타이어, 쇠사슬, 오토바이와 라이브 밴드가 어우러진 혼란과 술과 마약, 매춘부가 뒤섞인

    쾌락의 자유가 그려진다.
 
Being 3.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어딘가.
    조명과 무대이동을 비롯한 화려한 조명 빛과 3m 높이의 롤러블레이드 판의 빛 반사, 무용수의

    플라잉과 롤러블레이드로 속도감이 극대화되며 환상적인 무대가 그려진다.

 
30대 후반에 창작한 <Being>을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 다시 올리는 과정에서 안무가 제임스 전은
관객들이 가만히 앉아서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들뜨고 흥분하길 원했다. 뼈대는 그대로 두되 업그레이드

하면서 속도감은 더 빨라졌고 비트는 더 강해졌다.

 

1995년 초연 당시 발레라곤 상상하기 힘든 군무씬을 보고 관객들은 새로운 장르로 정의 내리기 바빴다.

이 과정에서 나온 단어가 ‘댄스뮤지컬’이며, 록의 대명사인 그룹 Queen의 음악과 우아함의 대명사인

‘발레’의 결합을 ‘록발레’라고 정의 내렸다. 

 

1995년 매튜 본이 남자백조를 탄생시켰을 때, 한국에서는 제임스 전이 찢어진 청바지 차림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노래 가사와 함께 흘러가는 플롯, 파격적인 안무와 무대로 록발레를 탄생시켰다.

이후 비보이와 발레의 결합을 비롯해 록, 비보이, 힙합 같은 남성성과 발레의 여성성이 조화를 이루는

공연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물꼬를 튼 작품이 <Being>이라 할 수 있다. 
 
<Being>이 갖는 차별성은 록과 발레의 결합뿐 아니라 무용공연 답지 않게 새롭게 시도된 무대사용에
있다. 무용수가 플라잉 장치를 달고 공중을 날며, 안무를 소화해 낸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용이

승천하는 듯한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뿐만 아니라 <Being 3>에 등장하는 롤러 블레이드의 스피드와

묘기는 3m 높이의 롤러 블레이드 판에서 반사되는 빛과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킨다.

 

무용수의 움직임을 넘어서고자 스포츠 요소를 무대 위에 올려 융합시킨 2011 <Being>은 라이브 밴드

음악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더불어 힙합과 모던발레의 대결 씬으로 객석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 개요>

 

  공 연 명.   X-treme dance <Being> again
  일    시.   2011년 9월 1일(목) ~ 4일(일) (총 5회 공연)
                1일(목)_8시/  2일(금)_8시/  3일(토)_3시, 7시/  4일(일)_5시
  장    소.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티켓가격.  R 30,000 / S 20,000 / A 10,000
  소요시간. 150분 (3막 -인터미션 2회 포함)
  안    무.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출    연.   서울발레시어터
  주    최.   강동아트센터
  제    작.   강동아트센터, 서울발레시어터
  예    매.   강동아트센터 02-440-0500 www.gangdongarts.or.kr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YES24 ticket.yes24.com
  문    의.   서울발레시어터 02-3442-2637 www.ball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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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Life is...>는 창작발레의 모델케이스다.

 
6월14일 저녁, 기대감을 안고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홀에 들어선다. 단발 공연에 그치는 탓인지

많은 인파가 몰려 넓은 오페라극장이 북적인다. 공중파 방송의 녹화카메라까지 뒷 편에 진을 치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
 
<Life is...>는 제임스 전이 안무를 총괄했으며 박상현 음악감독의 지휘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정재윤, 인천오페라합창단이 음악을 담당했다. 공연 무대의 좋은 색감을 제공한 조명디자인은

이보만, 클래식 콘서트를 감상하는 듯한 우수한 음향디자인은 한정호가 맡았다. <Life is...> 공연은

약 75분간 진행됐다.
  
첫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메인작품으로 선정되어 대형무대에 오른 <Life is...>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주요

레파토리 중 인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음악'과 '색', '움직임' 이라는 요소로 새롭게 빌드한,

무용수와 연주자를 합해 100명이 넘는 출연자의 다양한 몸짓과 음악 연주를 균형있게 통합한 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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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레축제에 참여한 서울발레시어터는 민간 프로발레단으로, 발레의 창작과 대중화를 꾀하면서
홈리스 발레교육, 사회적 기업 등 사회와 교류하는 예술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중심 발레단체이며
지난 1995년 김인희(현 단장)와 제임스 전(현 상임안무가)에 의해 창단되었다.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던 김인희 단장과 조지발란신의 제자인
로이 토비아스로부터 사사한 제임스 전 상임안무가는 창단이래 창작발레를 중심으로
발레의 지속 발전을 위해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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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년, 무용공연을 관람하면서 감동과 실망사이를 오가다보니 작품을 선택하는 일에 보다 신중해졌다.
현대 무용이 갖는 숙제인 소통의 벽, 즉 '이해하기 어렵고 그렇다보니 지루하다'는 난관을 <Life is...>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연시작 직후, 음향과 조명의 색감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온다. 사람 관계에서 첫 인상이

중요하듯 객석에서 지켜보는 공연의 인상은 초반 10분이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계절, 넉넉한 분위기속에 막을 연 <Life is...>는 네가지 단원으로 짜여 있다.
첫 단원은 인생의 '죽음'을 그렸다. 모짜르트의 레퀴엠이 배경음악으로 무겁게 깔리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조명속에 죽은 자를 기리는 듯한 격식있는 움직임이 이어진다.
 
한과 비애의 감정을 잘 담아내는 한국무용과 달리, 발레의 언어는 무거운 분위기를 형용하는데 한계랄까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다. 그래선지 '죽음'이 주제인 첫 단원은 길게 끌지 않고 간결하게 처리하는
듯한 인상이다. 

 

두번째 단원은 '사랑과 열정'. 피아졸라의 탱고음악을 사용하며 붉은 조명아래에서 짝을 이룬 무용수들이

인생의 즐거움을 경쾌하게 서술한다. 인생의 뜨거운 한때는 찰라에 불과하다는 듯 탱코의 물결은

아쉽게도 짧막한 스텝을 남기며 무대밖으로 물러난다.

 

세번째는 '외로움'. 바하의 무반주 첼로 전곡을 절반쯤 연주하는 듯, 긴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귀에 익은 편안한 멜로디와 함께 쓸쓸한 무드를 연출하며 사색을 유도하는 듯한 무용수의 움직임이

이어진다. 옆에 앉은 동료는 이 부분에서 졸았단다. 나는 이게 가장 좋았는데...
밤 공연에 참석하려면 낮 근무시 체력을 소진하면 안된다. 무뎌진 감성으로 뭘 어쩌려구.
 
이 단원의 연주 시간에 비례하듯 인생의 대부분은 외로움을 친구로 삼아 보내야 한다.

블루 조명아래에서 바하를 연주하는 첼리스트 정재윤도 하나의 쓸쓸한 풍경이 된다.

2인무 연기를 중심으로 2~3분 정도씩 매듭을 이루며, 첼로 연주를 배경삼아 그려지는 움직임은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복잡한 안무를 절제한 남녀무용수의 움직임이 차분한 교감을 이루며 은은한 사색의 시간이 공연장에

조성되는 것 같다. 무용 특유의 효용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대사가 없는 무용은 이렇게 객석의 상상력을 휘저으며 자주적인 감상 태도를 유발시킬 때 성공한다.
 
마지막인 네번째 단원은 '탄생'. 밝은 조명아래에서 메인 무용수가 밀고 당기는 듯 사랑을 표현하는데
섹시한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무한 반복되는 듯한 리듬에 맞춰 사각의 제단을 빙 둘러선 무용수의

움직임이 탄생의 '제식'을 들러리하는 가운데, 남녀간 사랑의 절정을 비교적 직접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극적인 매듭을 짓는다.

 

테마 멜로디를 반복 변주하면서 음량이 점증하며 고조되는 라벨의 볼레로는, 뛰어난 색감의 뒷바침을

받으며 생동감 넘치는 무용수의 몸짓과 하나되어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기술적으로 잘 정련되고 조밀하게 엮인 안무가 한몫하고 있다. 
 
30년쯤된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에서 남성무용수들이 보여주던 박진감있는 느낌과는 달리
여성무용수가 중심이된 서울발레시어터 버젼의 '사랑과 탄생의 볼레로'는 여성성이 흠씬 묻어나는
분위기이므로, 사랑의 표현을 차라리 은유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한편, 의자를 소품으로 활용한 군무는 왠지 상투적이고 표현주제와 부합되지 않는 듯하여
어색한 느낌이 있었지만 중독성있는 멜로디에 동반하는 열정적이고 조직된 군무가 이를 커버했다. 

 

<Life is...>는 70여분간 오케스트라와 첼로 연주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독립된 공연물로 충분하다.
각 단원은 인생의 단면을 그리는 독자적인 주제와 그에 부합하는 검증된 음악을 사용하고 있어

따로 따로 감상해도 족할 만큼 완성도가 높다.

 

옴니버스식으로 네가지 삶의 이슈를 나누어 회화적으로 구성했으므로 공연 전체적으로 드라마같은

스토리나 발레 고유의 서정미까지 수용하고 있지 않지만 각 단원을 통해 담담하게 스케치하듯 인생의

단면을 서술해내고 있다.

  

안무가는 <Life is...>를 통해 인생은 'Movement'라고 말하려는 듯하다. 강박증이라도 걸린 듯 조밀하게

설계된 안무가 연기 전반을 컨트롤하는 가운데, 남녀무용수가 몸과 몸의 컴비네이션으로 그려내는

클래식한 인생의 풍경이 보인다.

  

귀에 익은 클래식 선율에 실린 건강한 무용수들의 몸짓은 삶의 다양한 이슈를 회화적으로 프레젠테이션

하고 있다. <Life is...>는 첫 발레축제를 장식할만한 수작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대무용에서 미학적인 즐거움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요즘, 모호한 표현으로 빠질 수 있는 주제를
발레특유의 양식미에 잘 담아내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즐겁게 했다.
 
사족 한가지.
일련의 연기가 마무리되면 잠시 정적이나 여운을 느낄 틈도 없이 찾아드는 요란한 박수와 환호성은
휴대폰의 불빛만큼이나 공연장의 공적이다.
말랑말랑해진 감성위에 찬물을 붓듯이, 일부 관객의 눈치없는 리액션은 민폐이며 밉상이 아닐 수 없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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