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제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현대무용 부문 여자 1위 장안리(댄스 씨어터 온)의 연기

Array

신고

[무용] 제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현대무용 부문 남자 1위 한선천(한양대)의 연기

Array

신고

Array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세계 춤 꾼들의 경연,  놓고 볼 수 밖에 없어

‘관객의 비 매너와 평가의 투명성 부족은 개선되어야

 

 

⊙ 개요

 

무용은 눈으로 직접 다가가는, 전적으로 감각적이고 관능적인 예술이다 라는 것이 과거 낭만발레시절의 관점이라면,

감각적이고 관능적인예술이라는 점은 현대 무용에서도 여전히 유효한데 그치지 않고  마음으로 호소하는 그 무엇

치열하게 발달시켜 온 듯하다. 관객도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보지 않으면 이해가 쉽지 않은 게 요즈음 무용이다.   

 

검은 커튼 사이에서 발소리 죽이며 뛰어 나와 가볍게 솟는 도약과 회전 그리고 안정된 착지.  이어지는 스트레칭.

몸의 전 구성요소를 이용한 일련의 시퀀스 연기로 형상을 갖추는 스토리.  불현듯 어떤 느낌을 받으며 빨려 들어가는 나.

 

무용에서 테마 음악은 해석의 도구다. 선율을 타며 움직임과 멈춤의 무한한 조합으로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記述해가는

감성 드라마. 남자든 여자든 몸의 선이 잘 드러나는 연기일 때 다가오는 감동이 더했다. 아름다운 몸짓에 옷은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감흥이 이는 것은 조건과 환경이 엮어주는 경험일까, 아니면 절대적인 경험일까. 옆의 아무개와 확인해 보고

싶지만 그 순간 내 감성은 편집될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4중창단이 후니쿨리 후니쿨라’의 상쾌한 축하 화음을 띄우며 막을 올린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이 행사는 7월21일부터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에서 5일간 진행되었고 컨템포러리무용,

발레, 민족무용의 3개 부문에서 최종 입상자를 결정하며 25일 갈라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필자는 컨템포러리무용과 발레의 시니어 경연만을 집중 취재했다. 이하 내용은 그에 한한 것이다

 

서울국제문화교류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올해 7회째를 맞았다. 지난 6월6일 해외예선,

6월17~19일 국내예선으로, 중국,일본,프랑스, 필리핀,몽골,대만,아르메니아,러시아,터키,우크라이나의 10개국에서

총 270명이 참가하여 선발된 140여명이 본선에 올라 세미파이널과 파이널의 경합을 벌였다.

 

이 콩쿠르는 2004년 처음 개최되어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무용올림픽으로 성장했으며 발레, 컨템포러리무용, 민족무용의

세 부문을 아우르는 유일한 콩쿠르로, 세계 곳곳에 한국의 춤을 알리고 문화국가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 30여 개 예술 중·고등학교 및 20여 개의 대학교뿐만 아니라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 우승자 및 무용단에서

참가하여 치열한 예선을 펼쳤다. 참가자 및 참가기관과 지역의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는 이 행사는 특히 발레에 이어

올해부터 컨템포러리 무용에서도 병역특례가 인정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 행사가 주는 장점을 보면,

첫째, 다양한 해외 스칼라쉽의 기회가 주어진다.

수상자 중 일부는 로잔 콩쿠르(스위스/로잔), 영국국립발레학교(영국/런던), 빈에일리스쿨(미국/뉴욕), 덴마크 국제

컨템포러리 무용학교(덴마크/코펜하겐), 덴마크 왕립발레단(덴마크), 임펄스탄스(오스트리아/비엔나) 등과 같은 세계

유수의 무용기관에 유학/연수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한 발레 주니어 수상자 일부는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 콩쿠르에

비디오 심사없이 쿼터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다.

  

둘째, 국내외 유명 강사진에게 한수 배울 수 있는 워크샵 기회가 주어진다.

매년 콩쿠르 기간 중 워크샵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영국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웨인 이글링, 유스 그랑프리 집행위원장

라리사 사빌리에프, 베이징 댄스아카데미 교수 두 가오, 탄츠 임퍼슨 뮌헨의 설립자 안드레아스 아벨, 츠쿠바 대학교수

히라야마 모토코, 파리 컨서버토리 교수 조셉 루실로, 일본 전통무용가 란코 후지마 등 국내외 강사진으로 구성됐다.

일회적 관계가 아닌 지속적으로 무용 교육사업을 통해 활발한 문화예술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발레에 이어 컨템포러리무용도 병역특례가 인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발표에 의해 본 콩쿠르가 컨템포러리 부문에서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3개 국제 대회(서울국제무용콩쿠르,

독일 베를린국제무용대회, 그리스 헬라스국제무용대회)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2008년도 수상자부터 병역특례가 주어지고 있다.

이로써 민족무용 부문을 제외한 발레와 컨템포러리무용 두 부문에서 1,2등에게 병역특례가 주어지는 국내유일의 대회가 됐다.

  

심사위원단은 위원장 웨인 이글링(영국), 부위원장 실비아 워터스(미국)을 비롯하여 러시아,프랑스,일본,중국 등 국내외

저명한 무용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의 집행위원장은 허영일 교수(한예종 무용원) 이며 3명의 예술감독에 34명의

집행위원으로 구성되어 국내 예술대학 교수 및 예술단체장이 망라되었다.  

 

발레,컨템포러리,민족무용의 3개부문으로 나누어 수상자를 선발하는 이 행사는 총 상금 64,000 us$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Array  

  제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컨템포러리 부문 남자 1위 수상자인 한선춘(한양대)의 연기

 

⊙ 행사 결과

 

컨템퍼러리 시니어 부문은 싱글 35명, 커플 2팀이 세미 파이널에서 경합하여 싱글 17명이 파이널에 올랐다.

발레 시니어 부문은 싱글 17명, 커플 7팀이 세미 파이널에서 경합하여 싱글 13명, 커플 7팀이 파이널에 올랐다.

대회운영을 지켜 본 바로는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수상자를 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채점방식이 공개되어 있지 않으므로 어디까지나 필자의 예상일 뿐이다.

 

대상은 없었으며 그 대신 발레부문 남자 2,3위와 여자 3위를 2명씩 선정했으며, 특별상 4명을 추가로 선정했다.

입상자는 아래와 같다.

 

◇ 컨템포퍼리 부문 수상자

-Contemporary Dance, Senior Male

1st Prize Sun-Chun Han (한국, 한양대)

2nd Prize Yo-Sub Kang (한국,강원대)

3rd Prize Nak-Kwon Choi (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Encouragement Prize Hwan-Hee Kim (한국, 세종대)

Encouragement Prize Hwan-Sung Jeon (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Artistic Director Prize Hee-Jung Kim (한국, 경희대)

 

-Contemporary Dance, Senior Female

1st Prize An-Lee Chang (한국, 댄스 씨어터 온)

2nd Prize Thalia Ziliotis (프랑스, 파리 컨서버토리)

3rd Prize Ah-Reum Jo (한국, 서울종합예술학교)

Encouragement Prize Yoon-Young Suh (한국, 성균관대)

 

발레 부문 수상자

-Ballet, Senior Male

1st Prize Dmitriy Zagrebin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2nd Prize Young-Do Lee (한국, 유니버설 발레단)

2nd Prize Denys Cherevychko (우크라이나, 비엔나 스테이트 오페라)

3rd Prize Kadir Okurer (터키, 앙카라 오페라 발레단)

3rd Prize Timofeev Alexey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Ballet, Senior Female

1st Prize Jialing Shi (중국, 광저우 발레)

2nd Prize Seung-Won Shin (한국, 국립발레단)

3rd Prize Yong-Jung Rhee (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3rd Prize Hye-Ju Go (한국, 국립발레단)

Artistic Director Prize Okumura Yui (일본, 지누시 카오루 발레단)

 

  

컨템포러리 시니어 부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몇몇 출전자를 살펴보자.

 

송보현(세종대)은 차분한 음악을 배경으로 숨소리가 들릴 정도의 정적인 연기를 이어가 관객의 집중을 받았다.

중국의 지 왕(상해 연극대학교)은 몸부림의 표현과 한쪽 다리를 앞으로 들어올려 옆으로 회전할 때의 안정된 컨트롤이

인상적이었으며, 김희중(경희대)은 찔레꽃의 구성진 가락을 배경으로 음악적 감수성을 잘 표현한 듯 보였다.

김환희(세종대)와 임종경(한국예술종합학교) 모두 지정작품과 자유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소광웅(수원대)도 You raise me up을 배경음악으로 감수성 넘치는 연기를 보였다.

전환성(한국예술종합학교)은 지정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였으나 자유작품에서는 의상이 신체의 선을 가린 탓일까

느낌이 잘 드러나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연기할 작품에 따라 몸의 선을 살려야 할지, 의상이 필요하다면 타이트한 것이

좋을지 헐거운 것도 무방할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인다. 

 

커플의 중국팀(산천 왕 & 수동 주)은 현악기 중심의 낭랑한 배경음악으로 남녀간의 애틋한 분위기를 잘 묘사했다.

강수빈(한양대)도 지정작품과 자유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무한한 잠재력을 각인시켰다.

서윤영(성균관대), 조아름(서울종합예술학교), 김세희(한국예술종합학교), 심영준(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최재혁(가림다무용단)도 모두 좋은 연기를 선보이며 무더위를 무릅쓰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눈을 줄겁게 했다.

 

그러나 일부 작품에서는 표현이 너무 함축적이어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 파이널에 오른 참가자는 대부분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으며 필자의 짐작으로는 입상자와 비 입상자는 백지 한장 차이로  갈리지 않았을까 싶다.   

 

발레 시니어 부문을 보면, 클래식에서는 뚜렷한 변별성을 찾기가 어려웠지만 컨템포러리작품에서 각기 특성이 드러났으며

외국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연기를 보였다.

 

우선 박예지(한국예술종합학교)가 컨템포러리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뚜렷한 인상을 남겼고, 김경식(유니버설발레단)도

컨템포러리작품에서는 커플로 연기하여 좋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의 시판 리는 클래식에서 호연했으나 컨템포러리에서는 너무 긴 의상 탓인지 연기의 선이 살지 않아 아쉬움을 주었다.

우크라이나의 데니스 체레비치코는 컨템포러리작품에서 두드러진 연기로 관객의 환성을 이끌었고,  

불룩한 허벅지가 인상적인 러시아의 드미트리 자그레빈은 높은 도약과 확실한 자세, 시종 안정된 연기로 큰 박수를 받았다.

정성복(유니버설발레단)도 컨템포러리작품에서 코믹이 가미된 연기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 모두

호연했다.  터키의 카디르 오쿠러는 비즈니스맨 분장으로 등장하여 분주한 일상을 절도있고 깔끔한 연기로 잘 묘사했고

파이널 연기도 좋았다.

 

커플연기는 7팀이 출전했는데 연기시간이 무척 길어져서 심사위원이나 관객을 지치게 했다.  내년부터는 연기 시간을 짧게

개정하지 않을까 싶다.

 

첫 등장한 예브세예바 엘레나 & 티모피에프 알렉세이(마린스키 극장)가 컨템포러리작품에서 특히 호연하며 커플연기의

묘미를 선보였고, 뒤 이어 나온 오쿠무라 유이 & 조재범(지누시 카오루 발레단)은 동양적인 서정을 운치있게 표현했는데

그에 걸맞게 예술감독상을 수상했다.

 

신승원 & 송정빈(국립발레단)은 코펠리아에서 감미로운 음악에 정감이 깃든 연기를, 검은 슬픔에서 무거운 연기를

흔들리지 않고 이끌어 좋은 인상을 주었다. 중국의 후이진 장 & 난 렌(광저우 발레)은 컨템포러리작품에서 중국 스타일의

애수 연기로 관객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들었지만 기술적인 평가가 좋지 않았는지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이용정 & 이동탁(한국예술종합학교)도 투나잇으로 기분좋은 공연 분위기 연출에 일조했다.

 

일부 출전자의 경우 회전 연기가 불안하고 마음의 고통 연기에서 과잉된 듯하여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 부담이라 함은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인 이상,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연기의 포인트로 간주할 수도 있다.

 

무대에 등장하면 퇴장할 때까지 점수에 연결되지 않는 순간이 없겠지만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도 균형을 잘 유지하고

연결(시퀀스) 동작의 자연스러움과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전체적인 연기가

편의 드라마를 이루고 있는가의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겠다.

 

 

Array  

▶ 제7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컨템포러리 부문 여자 1위 장안리(댄스 씨어터 온)의 연기 

 

⊙ 개선점

 

앞서 언급한, 대회의 긍정적인 측면과 출전자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남긴 몇가지 개선점울 짚어본다.

 

> 관객의 비 매너

 

관객이 절반 정도 공연장을 차지한 컨템포러리 부문은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중규모의 공연장이 거의 들어찰 정도로

관객이 많았던 발레 부문은 들락날락하는 관객 때문에 꽤나 산만했다. 출전자의 소속 단체나 학교에서 일행이 응원하러

나온 듯 연기 중간에 요란한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그렇다쳐도 그 출전자 순서가 끝나면 소음을 일으키며

빠져나가는 모습은 얼마나 민망한지...  심지어 부시럭거리며 간식 까먹는 가족까지.

 

후미쪽 출전자는 심사위원단과 달랑 수 명의 관객앞에서 연기하게 되는데 얼마나 맥 빠지는 일인가. 자기 학교나 자기 단체

소속 출전자에게 과다한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것 까지 뭐라 할 수는 없다. 끝까지 앉아서 관전하며 다른 출전자까지

격려할 수 있는 배려가 아쉬웠다. 이런 편협한 응원 문화는 하루빨리 고쳐져야겠다. 타 출전자나 주변 관객의 민폐에

상관하지 않는 '나몰라 관객'은 공연장 출입을 삼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공개 대회속의 폐쇄성

 

필자는 경연 과정을 쭉 지켜보며 칼럼을 쓰고자 공연장을 찾았다. 찰나의 연기를 보고 기억에 남은 느낌만으로 칼럼이나

감상을 쓰기는 어렵다. 단신 뉴스라면 모를까.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선 사진이나 비디오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행사는 관객은 물론 미디어 관계자에게도 공연 중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최자가 기록하는 사진·영상 자료를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마저 자유롭지 못하다. 주최자가 제공하는 보도자료로 짧은 뉴스밖에 낼 수 없는 여건이다. 

   

미디어 관계자까지 자료 액세스에 곤란을 겪게하는 '의외'의 폐쇄성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피겨 스케이팅 대회는

여자선수들의 코푸는 장면까지 생중계되고 민망한 실수 장면도 여과없이 각종 미디어에 실리는 판국이다. 어떤 행사는

수백장의 사진을 주최자가 제공해 줄 정도로 홍보에 적극적이다.

 

사적인 행사도 아닌 국제 대회에 출전한 무용수라면 되도록 대중에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이도록 돕는 것이 대회 취지에

합당한 것 아닐까. 숨어서 우리끼리 즐기자는 놀이가 아니지 않은가. 대학 재학 중이거나 무용 단체의 초년생인 무용수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란 많지 않다. 사진 좀 제공해달라는 부탁앞에서 저작권,초상권을 걱정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주최자의 인식 부족이라고 밖엔 달리 평하기 어렵다. 필자의 뇌리에 남아 더 자세히 (사진과 함께) 언급하고

싶었던 몇몇 출전자의 멋진 연기는 결국 쓰기를 접을 수 밖에.

 

> 평가의 투명성, 서비스 부족

 

이 부분에서 특히 할 말이 많다.

경쟁 대회이므로 필자도 관람하면서 심사자와 같은 평가기준을 활용해서 채점하고 싶었다. 하지만 공식사이트나 배포자료

어디에도 평가기준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대회 진행을 맡은  담당자도 이런 부분은 모르고 있었다. 세부평가 항목은

그렇다쳐도 주요 평가 요소나 채점 방식은 이 정도의 공식 국제대회라면 밝혀야 하지 않을까?

지금과 같은 블랙박스식의 평가 체제로는 끊임없는 지적과 문제제기를 피할 수 없으며 주최자의 자신감 부족을 드러내는

것에 다름아니다.

 

세번의 평가 단계(예선전, 세미파이널, 파이널)에서 한결같이 통과되거나 입상한  '명단' 만 경기 후 공지됐다. 

심사위원단으로부터 개별 출전자나 전체 평가결과에 대한 코멘트도 없었다. 물론 권위있는 대회는 참가 그 자체로

동기부여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아직 배움의 길에 있는 출전자를 평가한다 함은, 단순히 잘한 이에게 상만 주고 문닫는데

그치지않고 부족한 자에게도 교육적인 '피드백'을 행할 수 있어야 평가의 진짜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피겨 스케이팅의 취재도 겸하고 있다. 피겨는 2002년 동계올림픽에서의 심판 부정사건으로 인해 신채점제가

도입되었다. 기술평가와 예술성 평가의 두 축으로 나뉘며 각기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계수화되게끔 적용하고 있다.

주관적인 요소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세부항목으로 분리해서 각기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공개하므로 두루뭉술하게

채점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결과 점수도 일괄 평가방식이 아닌, 선수가 연기한 직후 전산집계된 세부 내역(프로토콜)을

경기장에서 공표하는 방식이므로 사후 발표에 따른 의혹제기의 여지가 적으며 대회의 긴장감과 관전의 흥미를 주고 있다.

선수는 프로토콜을 확인하여 자신의 수준과 발전 정도를 파악할 수 있으며 결과를 분석해서 다음 대회의 경쟁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도 있다.

 

이 콩쿠르의 취지가 뛰어난 무용수를 발굴하고 출전자를 북돋워서 무용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평가 방식은

객관화되어야 하며 이를 공개함으로서 출전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5만원의 적지 않은 참가비를 지불하고 전문가 앞에서 연기했다면 출전자 본인은 자신의 위치가 어디 쯤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평가 단계의 통과 여부 또는 입상 여부만 밝히는 현재의 방식은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불친절하다. 출전자들은 충실한 평가 서비스를 받아야 마땅하다.

 

현행처럼 피드백이 없다면 출전자가 무엇을 보완해야 할 지, 어떤 전략을 세워 다음 대회를 대비해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렵다.

모의고사를 봤는데 내 과목별 점수와 위치를 모른다면 다음 시험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겠는가. 그저 열심히만 하라고? 

무용계 거장들이 출전자마다 무엇이 취약하다고 보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계수화된 평가 결과로 현 위치를

알 수 있게 해준다면 더욱 분발,노력할 수 있는 동기를 갖게 될 것이다. 평가 행위가 심사위원단의 절대적인 권한으로

머물러서야 무용계 발전에 결코 이로울게 없다.

 

올해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에서 대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언급했듯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권위있는 무용계 인사를 초빙해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는 것은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진정한 투명성은 모든 평가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는 것으로 확보되며, 공개한 결과로 인해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나 이는 대회가 건강한 체질을 다져가기 위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 

이는 심사자 본인들에게도 긴장감을 주고 더욱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게 만들어 무용계 전체에 이롭게 작용할 것이다

 

올해부터는 남자부문의 병역특례가 시행되어 어느 때보다 출전자가 많아 경쟁이 뜨거웠다. 이는 부수적으로 여자

출전자에게도 자극제가 되어 대회의 질적,양적 발전에 보탬이 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대회의 성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도 평가의 객관화와 공개 노력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문제는 주관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또 다른 논란이 두려워 공개를 꺼린다면 존경받는 원로의 자세가 아니다.

 

필자의 제안을 정리해 보았다.

 

1. 평가 항목의 세분화 : 

무용도 피겨 스케이팅처럼 기본 기술 위에서 아름다운 안무를  펼친다. 기술과 예술성으로 대별하여 각기 구체적인

하위 항목을 정하고 배점과 합산 방법을 결정한다. 예선과 세미파이널과 파이널을 독립적으로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각 과정에 가중치를 두어 합산해서 입상자를 정할 것인지도 결정한다. 특정심사자의 지나치게 후한 배점 또는

지나치게 박한 배점이 전체 결과에 영향을 주지않도록 최대,최소 점수는 빼고 합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구체적인 평가 방법과 세부 항목 및 배점을 정하기 위한 실무적인 검토는 집행위원 수 명을 연구자로 선정하여

3~4개월 정도의 프로젝트로 추진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2. 현장 주의 :

각 출전자의 연기가 끝나면 현장에서 바로 합산하여 심사자별 평가 결과와 현재 순위를 발표한다. 심사자 이름까지는

공개하지 않더라도 심사자별 평가와 합산 결과는 모두 공개되도록 한다. 이는 객관성을 높이고 관전하는 관객의 흥미를

유발할 것이다. 앞서 지적한  자기 선수 연기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관객의 비 매너도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

이런 현장 운영이 가능하려면 전산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3. 전산 시스템 운영 :

우리나라의 잘 발달된 IT환경은 평가 업무를 전산시스템으로 구현하는데 도움이 된다. 평가시스템 개발은 복잡할 것이 없다.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개발은 개발자 2명이 3개월정도면 가능(3~4천만원의 개발비)하며,  매년 행사용 장비(노트북 10 여대,

서버1대,전광판용 대형TV 등)는 리스로 충당하면 된다. 보름정도의 리스 기간이면 3~5백만원으로 족하다. 대회 중

시스템 운영은 현행 콩쿠르 홈페이지의 웹마스터가 겸임하면서  보조자 1~2명을 자원봉사자 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로 쓰거나

개발회사에 위탁을 줄 수도 있다. 대회의 규모로 볼 때 위와 같은 초기 개발비나 운영비는 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결과적으로 얻게 될 실익은 이를 몇 배 상회하고도 남을 것이다. (전산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인 제시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필자의 과거 밥벌이가 전산시스템 개발관리였기 때문)

   

전산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각 연기 후 바로 세부 평가 내용과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전광판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랭킹은 대회의 박진감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세계적인 무용 인사로부터 받은 평가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더욱 분발할 수

있는 지침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작은 투자로부터 점차 투명성이 확보되고 출전자는 더욱 동기부여되며 대회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심사위원은 정확한 평가를 위해 긴장해야 하지만 그들의

수고만큼 대회는 성황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다.   

 

주최자의 의지만 있다면 별다른 걸림돌이 없는 이상 공개주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 공공기관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참가자로부터는 참가비를 받아 이루어지는 공적인 행사인 이상, 이 정도의 준비는 주최자의 의무라고도 할 수 있다.

 

 

⊙ 마치며

 

평가 방식에 대한 제언이 길어져서 마치 필자가 대회의 공정성을 크게 문제삼고 있는 듯 비춰질까 우려된다. 

성의있게 참여한 모든 심사위원의 무용을 향한 긴 연찬의 세월과 식견의 깊이에 필자의 단견은 견줄 대상이 아니다.

심원한 경륜을 가진 그들이 존중받아 마땅하듯 출전한 모든 연기자의 노력도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소 길게

투명성,공정성의 실천 방법을 언급했을 뿐이다.

 

신체의 능력과 멋진 라인을 변화무쌍하게 활용해서 미적 표현을 시도하는 무용은 정말 무척이나 아름다운 예술이다.

그런 점에서는 피겨 스케이팅과 흡사한 점이 많다. 점프후 착지와 동시에 한발을 뻗어 올리는 자세나 엔딩 포즈, 인사하는

모습은 무용이나 피겨나 똑 같다.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모두 지켜볼 수 있는 처지에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년 이맘 때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또 하나의 나이테를 더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멋진 춤의 향연을 기대하며 개방적이고 투명한 대회로 전진하길 바란다.      (끝)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