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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가 성장한 수 년 후, 피겨에서도 우리 선수끼리

금메달을 다투게 될지 누가 아는가

 

√ 작년과 올해 등록 결과, 초등학교 선수 증가 눈에 띄어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지난 5월, 대한빙상연맹이 등록 마감한 피겨 선수는 총 349명.

이번 달 들어 추가등록을 받고 있으므로 20~30명 정도가 증가한다고 보면 최종 예상은 380명 수준이다.

이는 2006년의 237명에 비해 약 60% 늘어난 수치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연아 선수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2009년부터 초등학교 선수들의 등록이 부쩍 늘어났다는 점이다. 중학교 이상에서는 아직 뚜렷한

변화가 없으나 큰 폭으로 증가한 초등학생들이 진학하는 3~4년 후부터는 중학생 선수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여가 활동으로 스케이팅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링크의 이용자 밀도는 해가 갈수록 높아진다.

기자가 가끔 들리는 잠실 롯데월드의 빙상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거주 인구가 많은 이 지역에서 빙상장은

20년 넘게 이곳 하나뿐. 스케이팅을 잘하거나 서툴거나에 관계없이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뒤섞여 북적거린다.

한쪽 방향으로만 돌아야 하며 안전요원이 있다지만 개중 빠르게 질주하는 이용자 때문에 위험을 느낄 때도 있다.

 

아무튼 취미생활을 넘어서서 '선수등록'을 했다 함은 전문 코치를 두고 일상을 바쳐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는 뜻이다. 각오를 다지고 힘든 길에 들어선 어린 선수들이 훈련장소를 못 찾는 어려움이 더 커지기

전에 전용링크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한때 무성했던 전용링크 건립 이야기가 최근 잦아든 분위기라

자칫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중국도 첸 루 선수가 1995년 세계선수권을 우승하고 올림픽에서도 두 차례 동메달('94, '98)을 따는 등

놀라운 성적을 거둬 한때 여자 싱글이 전성기를 맞은 적이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환경 속에서 특출한

개인 역량에 따른 한시적인 결과였을 뿐이다. 지속적인 우수선수 발굴, 육성 등 지원시스템이 이어지지

않아 여자 싱글에서는 다시 후진적인 위치로 밀려나 있다. 

 

척박한 피겨 토양을 걷어내고 체계를 만들어 대처할 수 있는 계기가 우리에게 마련됐다. 수 년에 걸친

김연아 선수의 활약 덕분이다. 이런저런 핑계로 실천을 미룬다면 중국과 똑 같은 상황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 링크 건설 같은 인프라 마련엔 사업 검토부터 준공까지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 엉거주춤하고

있다가는 소치 올림픽 때까지도 전용링크 없이 선수들이 링크를 찾아헤메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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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링크 건립은 재원이 아닌 관심의 문제

 

링크를 복합 시설로 설계하여 다용도로 쓰고자 하면 사업이 커지고 추진이 어렵게 된다. 예산도 천억원

규모를 넘나든다. 일반인을 위한 상업용 아이스링크는 큰 도시 위주로 속속 생겨나고 있다. 현재 절실한

것은 대회 유치를 위한 번듯한 링크가 아닌 선수를 위한 '작더라도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링크다.

 

인천시(250억원)와 제주시(400억원)가 추진하는 링크 건설 예산을 볼 때, 훈련전용 링크에는 불필요한

관중석과 시민 편의시설을 빼고 링크장과 훈련 보조시설만 갖추는 정도로 최소화한다면 200~300억 원의

예산으로도 충분하다. 운영비는 건설비의 10~15%로 감안할 때 연간 30~40억 원 정도.

 

건축은 설계와 시공 방법에 따라 비용 탄력성이 크다. 합리적인 건축 공법을 적용하고 운영을 효율화하면

이보다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다. 문제는 물론 어느 지역에 짓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큰 돈이 들어가는 

부지매입이다. 부지확보 문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최우선으로 국가대표와 후보선수들이 마음놓고 훈련할 수 있는 전용 링크를 마련한 다음, 연차적으로

링크 수를 늘려서 보다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장기 계획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방안을 아래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중앙 정부에서 수도권에 한 개 이상의 선수 전용 링크를 건설, 운영하기 위한 예산을 할당하는

것이다. 모 대학 마케팅센터에서,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우승에 따른 경제적 가치가 5조 2천억 원, 

이 중 국가 이미지 홍보효과가 9천억 원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듯이 포스트 김연아를 양성하기 위한

투자규모는 이 생산 가치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며 거두어 들일 실익이 훨씬 크다. 실용을 추구하는

현 정부라면 이러한 기회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국가 홍보나 이미지 제고가 정부가 갖는 임무이고 그에

쓰기 위한 예산 항목이 있는 만큼 정부는 최적 소재에 제대로 돈을 쓰는 현명함을 보여야 한다. 

 

둘째, 지자체에서 특화 사업으로 나설 수 있다. 재정규모가 큰 서울, 부산, 경기도, 그리고 동계올림픽

유치에 목을 매고 있는 강원도 같은 광역자치단체가 적격자다. 지자체는 국가대표 레벨의

우수 선수(겸 이미지 메이커)를 자기 지역에 유치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존 사업때문에

재원 염출에 시간이 걸린다면 굳이 신축이 아닌 기존 링크를 개·보수해서 지원을 시작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에게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테마는 지역 명물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연계 사업과 이벤트로

지역 활성화도 가능하다. 상상력이 관건이다. 투자의 결실로 김연아 선수의 대를 잇는 스타가 탄생하며

대한민국의 피겨 신화를 이어간다면 지역의 전통으로 자리잡게 됨과 아울러 그처럼 보람된 일도 없을 것이다.

 

셋째, 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는 인접한 지자체와 제휴해서 공동 추진하는 방안이다.

예로서 강릉이나 전주시는 피겨 대회 개최에 적극적인 '마인드'가 있는 지자체다. 이들이 링크를 짓고

운영하고 싶다면 재정의 부담이 있을 것이므로 인접한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행정을 맡은 빙상연맹은 사업을 기획, 제안, 절충하고 기업을 설득하여 스폰서십을 확보하는 등

실무에 앞장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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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트랙의 국제 위상, 피겨에서도 구축 가능하다

 

내년 여름 남아공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으로 확정된다면 국가차원의 준비태세에 돌입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한 대형 링크와 더불어 선수 전용 링크까지 수월하게 진척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의 유치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한의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 아무리 서둘러도 지나치지 않다.

 

피겨 선수들은 다른 종목에 밀려 '골든 타임'이 아닌 시간대에 훈련할 수 밖에 없고 온방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링크 사정이 나빠지는 한 여름엔 큰 돈을 들여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 이렇듯

'변두리'를 헤매는 피겨 선수가 있으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희생이 따른다. 가정 운영의 중심인

어머니가 자식을 데리고 집 밖에서 많은 시간을 떠돌아야 하기 때문. 수백 세대에 국한된 일이라곤 해도

불안정한 사회 현상이다.

 

이런 식으로 심신이 고달프기만 하다면 선수에게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겠는가. 최소한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우수한 선수들이 애로를 겪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자. 책임있는 행정가라면 반드시

개선 과제로 맡아야 할 일이며 몇 개의 전링크를 만드는 것으로 크게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쇼트트랙이 선수층과 시설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입지와 명성을 쌓게 된 것은 우수

선수 발굴과 집중적인 훈련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 덕택이다. 쇼트트랙은 명실공히 세계 최강이다.

한국 선수끼리 금메달을 다투는 상황도 자주 보게 된다. 각종 대회에서 적지 않게 반복되다 보니

어느 틈엔가 익숙해졌다. 이런 모습을 꿈나무들이 성장한 수 년 후 피겨 스케이팅에서도

보게 될 지 누가 알겠는가.

    

시점(視点)을 1980년대로 돌려 놓고 그 후 이루어진 일을 생각해 보면 꿈같은 일이 하나둘 아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전통, 전승 우승의 야구 신화, 세계 최강의 양궁과 쇼트 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도약 그리고 최근 피겨 스케이팅의 영광...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할 때 하나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낸 업적이다. 규모의 한계로 인해 모든 선수가 혜택을 입지는 못했더라도, 적어도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하며 꿈을 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피겨에서도 선수와

코치만이 아닌 지도적 위치의 행정가에게 꿈이 필요하다. 꿈이 한결같다면 현실을 변화시키는 행동

으로 이어지면서 머지 않은 장래에 눈 앞에서 구현될 것이다.    

 

향후 접하게 될 선수의 자서전에서, 피겨에 땀 흘리는 과정이 참 즐겁고 행복했노라는 소감을 자주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것은 지켜보는 우리에게도 즐겁고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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