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대한빙상경기연맹'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3.13 [피겨워치] 세상에 하나뿐인 김연아, 재난의 땅 일본에 보낼 수 없다

Array

 

√ ISU(국제빙상경기연맹)는 선수보호 우선으로 과감한 의사결정 내려야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2011 피겨 세계선수권 대회가 일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 왔다.

 

지난 여름 일산 킨텍스에서의 아이스쇼 이후 김연아 선수(21,고려대)가 스케이팅하는 모습을 언제 다시 볼까

손꼽아 기다려왔건만, 대회가 열리는 일본 땅에서, 더구나 개최지인 토쿄가 속해있는 관동지역에서 이 무슨

뜬금없는 재난 사태인가.

 

8.8도라는 사상 최고의 진도를 기록하며 밀어닥친 해일로 엄청난 인명 피해와 원전 붕괴사고가 이어져

방사능 오염까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여진이란 것이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2차, 3차 피해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연습을 위한 기간을 포함해서 거의 모든 선수는 대략 일주일 내외를 일본에서 체류하게 된다.
적지 않은 기간을 위험에 노출된 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토쿄는 재난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동북부로부터
그리 먼거리가 아니며 태평양쪽에 연해 있으므로 위험 지역으로 간주해야 한다.

 

게다가, 대형 참화가 장기화되어 민심이 흉흉해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할 수 없다. 과거 일제시대인

1923년 토쿄의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이 퍼트린 '혼란을 틈타 조선인이 일본인을 음해하려 한다'는

조직적인 모략은 셀 수 없는 규모의 재일 조선인을 학살로 몰아 넣은 바 있다. 이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할아버지 세대쯤의 근세에 발생한 사건이다. 왜곡된 믿음이 주입되면 오도된 대중은 비이성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는 법이다.

 

유감스런 표현이지만 일본은 이런 식으로 내적 긴장을 외부 대상에 대한 공격으로 전이시켜 무마하거나

해소케 하는 정치적 행태에 익숙해 있는 나라이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도 있지만 국가단위의 집단 행동을

추정할 때는 과거의 행적과 역사적 사실를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통해 행동을 수정했다든가 아니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만큼 더 현명해졌다거나

이성적으로 진화했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지 않은가. 이런 말에 대해 혹자는 상황을 과대 해석한다고

지적할지도 모르겠으나 위험에 대한 경우의 수는 아무리 많이 설정하고 대비해도 지나치지 않다.

 
재해가 난지 불과 열흘정도 후에 대회는 시작된다. 위험이 제거됐다거나 더 이상 추가적인 여진이 없다든가
하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대회를 강행할 생각이라면 요행을 바라는 투기심리에 다를 바 없다.
귀한 내 자식을 위험 지역에 보내도 되겠는가 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안전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김연아 선수는 그간 눈부신 활약을 통해 명실공히 피겨 전설의 반열에 올라있다.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더라도 위상의 재확인외에는 특별한 의미가 부가될 것이 없다. 때가 되면 돌아오는 일개 대회가

신변의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겠는가.

 
이런 개별적인 고민에 앞서, 행사의 책임있는 주체인 ISU는 대회를 취소하든지, 장소를 타국으로

변경하든지 안전이 보장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ISU뿐만 아니라 대한빙상경기연맹이든 혹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든 어떤 적극적인 조치나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면, 위험이 드러난 다리 위를

그저 무너지지 않기만 기대하며 어린 선수들이 건너가도록 방관하는 무능한 관리자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 것이다. 

 

ISU가 지금껏 준비해 온 과정에 대한 미련때문에, 더 이상 별 일은 없겠지하며 막연한 기대로 대회를
밀어붙이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책임있는 기구로써 취할 행동이 아니다. 

이 경우엔 선수보호에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조직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만의 하나 더 큰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면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대한빙상경기연맹도, 대회 참가여부는 선수 개인이 결정할 일이다하여 수수방관하지 말고 선수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태도 표명으로 바람직한 의사결정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건너다니던 다리가 붕괴의

징후를 보였다면 그 곳의 출입을 차단하고 안전이 검증된 다른 다리로 우회하게끔 조치하는 것은

'관리자'의 임무로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한편, 무엇보다도 이런 초대형 재난을 맞아 주최국인 일본 대중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에선

피겨 이벤트로써의 즐거움을 추구하기도 이미 물건너간 판국이라고 생각된다.  
 
이즈음 김연아 선수는 안전한(?) 대한민국 땅으로 건너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팬들과 함께하기를

더 바라고 있지 않을까?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