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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템포러리무용 시니어 여자 1위 김보람(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콩쿠르는 젊은 무용인에게 자존감을 심는 그 무엇이 되어야 한다.

 

지난 7월2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식으로 문을 연, 사단법인 서울국제문화교류회(회장 김성재) 주최의

2011 서울국제무용콩쿠르(집행위원장 허영일)가 험상궂은 날씨로 인해 진행에 차질을 겪으면서 총 8일간의 대회

일정을 '힘겹게' 마무리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12%이상 참가자가 늘었다. 참가국도 가까운 일본,중국,몽골,타이완부터 동남아시아의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유럽의 영국,덴마크,러시아,오스트리아 및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총 18개국으로부터 302명이 참가하여 경연 무대를 뜨겁게 달구었다. 
 
한달 넘게 강우 공세가 이어지면서 근래에 보기드문 폭우가 콩쿠르 기간에 집중됐다. 7월27일 수요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뒷면에 위치하여, 산기슭에 접해있는 토월극장은 맹렬한 기세로 쏱아져 내려오는 토사로 인해

극장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맞이했으나 견고한 건물외벽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최악의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고 수습되면서 남은 경연을 치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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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템포러리무용 시니어 남자 1위 김환희(한국, 세종대)

 
경연 결과, 컨템포퍼리무용 시니어부문(남자)에서 김환희(한국,세종대)가 1위, 신영준(한국,한국예술종합학교)이

2위, 발레 시니어부문(남자)에서는 이동탁(한국,유니버설발레단)이 1위, 김경식(한국,국립발레단)이 2위를

차지하면서 각각 병역특례를 받게 됐다. 컨템포러리무용 시니어부문의 여자는 김보람(한국,한국예술종합학교)이

1위, 이현경(한국,세종대)이 2위, 발레 시니어부문 여자는 멜리사 해밀턴(영국,로열발레단)이 1위, 중국의

치엔리요(리아오님 발레)가 2위를 차지했으며 김경림(한국,세종대)은 공동 3위에 올랐다. 

 

한편, 민족무용 전통무 시니어부문에서 여자는 이시은(한국,상명대)이 1위, 남자는 김유섭(한국,중앙대)이 1위,
창작무 시니어부문에서 여자는 김혜지(한국,한국체육대)가 1위, 남자는 유용현(말레이시아,한국예술종합학교)이

1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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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올해로 8회에 이르면서 연차와 덩치면에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가지 국제무용콩쿠르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서울국제무용콩쿠르) 중 형님뻘에 해당하지만 운영능력은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족무용을 따로 한예종의 크누아홀에서 치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모든 경연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한곳으로 수용하면서 컨템포러리무용 세미파이널을 낮 12시30분 경연으로 배정, 일반 관객의 접근시간대를 한참

벗어난 일정때문에 시작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렇게 빡빡한 일정은 결국 폭우로 인해 수요일 일부 경기와 목요일 경기가 취소되면서 금요일,토요일에 경연이

몰리게 되어 급기야 오전부터 자정 넘어서까지 경연을 벌여야 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한참 잠자리에 들어있어야

할 시간에 경연을 벌인 무용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연기에 임하기 어려웠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기계로 붕어빵

찍어내듯 정신없이 치뤄진 대회에서 무슨 즐거운 추억이며 세계 각지에서 온 무용수간의 교류를 논할 수 있을까.

그런 와중이라도 '청춘'은 여유와 긍정, 웃음을 찾는 법이긴 하다.
       
3개 경연(발레,컨템포러리무용,민족무용)을 한바구니에 담으면서 유사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불러들인 셈이다. 지난해처럼 일부 경기를 다른 무대에서 치를 수 있도록 대처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감안했더라면

이렇게 무리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당초 스케쥴이든 변경 스케쥴이든 너무 이른 시간에 배치된

경연으로 인해 관람이 용이하지 않은 환경을 운영측이 감수했는데 이들에게 관객은 별 고려대상이 아닌 듯하다.  
       
아무튼, 대회예산의 제한 때문에 경연을 하루 늘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관료 부담이 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교통편에서도 그다지 편리한 장소가 아니다. 어차피 토월극장은 올 가을부터

내년까지 리모델링 때문에 사용할 수 없어 2012년 대회는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이 기회에 저비용의,

대중교통이 편리한 새 둥지를 확보했으면 한다. 그리고 사실상 의미도 없는 유료티켓은 발행하지 말고 무용에

관심있는 어린 학생부터 일반대중에 이르기까지 경연장을 많이 찾도록 홍보에 힘을 기울일 일이다.
   
또한 해외 참가자에 대한 체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개막식,폐막식 같은 단순 세리모니때문에 2일이나

잡아먹을 필요가 없다. 폐막은 시상 준비가 필요하니 그렇다 쳐도, 개막식 날은 경연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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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 시니어 여자 1위 멜리사 해밀턴(영국, 로열발레단)

  
대놓고 지적하자면 발레의 프리주니어는 불필요한 부문이다. 백화점식의 부문 늘이기에 참가자까지 많아져

시간부족에 허덕이며 운영이 따라가지 못한다. 방만한 운영은 비용 효율을 떨어트리며 정작 최고의 연기를 위해

집중해서 케어해줘야 할 시니어 부문이 상대적으로 소홀해진다. 작년대회보다 참가자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프리주니어는 '국제' 경연이라는 틀에서 커버하기엔 과잉으로 보인다. 초,중교의 어린 학생이 굳이 외국인들과 

겨루며 배워야 할 만큼 절실한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 무용교육의 기반과 경험의 토양이 취약한 것도 아니다.   
        

올해도 콩쿠르의 저작권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듯 미디어 종사자의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됐다. 심지어

예식에 불과한 개,폐막식까지 제한을 받아 주최자에게 사진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으나 작성하려는 기사 포맷에

맞는 다양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적인 지연과 구체적인 당부를 거듭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미디어 관계자에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라는 웹하드의 내용물도 체계없이 엉성하다.  

      
결국, 콩쿠르의 주인은 무용수라 하면서도 정작 참가 무용수들이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오히려 가로막는 것은 아닌가. 무용에 관심을 갖고 충실한 기사를 만들고자 직접 경연장을 찾는

미디어 종사자의 불편은 여전하다 .  
 

한편, 이른바 소통과 공감의 시대에 이 콩쿠르는 서울국제문화교류회와 집행위원단의 의사만을 담는 장치로

구실하는 듯 보인다. 경연에 참가했거나 하고 있는 무용수, 조직의 후광없이 활동하는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무용인

또는 타 단체의 의견이나 건의를 담는 채널과 과정이 전혀 없어 보인다. 유일하게 소통창구로 삼을 수 있는 콩쿠르의

홈페이지는 주최자의 이야기만 열거하는 수단일 뿐 다른 무용인이나 일반 대중의 생각을 수용하기 위한 게시판은

어디에도 없다. 정부기관 홈페이지의 소통 수준에도 못미치는 폐쇄적인 모습이지만 혹, 이메일이나 트위터로

자유로운 의견을 받으며 피드백하고 있다면, 또는 대회 후 참가 무용수들에게 설문지라도 돌려 대회를 평가하고 

요모조모 개선사항을 채집하고 있다면 칭찬해 줄 일이다. 

      
올해도 심사위원들의 평가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심사 내역의 정합성에 대해 평가받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인가.

심사위원을 해외에서 초빙하는 것은 내국인보다 학연, 지연에 따른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외국의 심사위원이라고 해도 그가 평가자의 자질을 갖고 있는 지, 성실한 평가를 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평가내역을 공개해야 한다. 사설단체에서 자기 비용으로 치루는 행사라면 몰라도 이런 공적인 대회는

대중앞에 그 내역을 알려 정보제공과 함께 검증을 받아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요즘

방송에서 봇물을 이루는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평가 내역을 공개해주기 바란다. 경연자들은 자기의 연기에 관한

평가 내역과 레벨을 공개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감사기관은, 심사자들도 자연스레 자기검열을 하면서 콩쿠르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무용수에게 교육적 피드백이

가능하게끔 운영측에 공개주의를 요구해야 한다. 기껏해야 기술점수, 표현점수 정도로 대별되는 평가내역이

복잡할 리 없을 터이니 공개는 단지 의지의 문제로 보인다.  

        

또한 파이널까지 올라온 무용수를 위해 코멘트를 해주기 바란다. 무용수가 심사자앞에서 긴장을 무릅쓰고 수차례

연기를 했다면 심사자는 그에 대해 공식적인 촌평 서비스 정도는 해줘야 쌍방향적이고 교육적이지 않은가.

말로 하든 글로 남기든, 아직 배움의 길에 있는 참가자에게 권위있는 무용인사가 주는 구체적인 평가와 정성이 담긴

어드바이스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여러 전문 심사자가 출전자에게 던지는 평가코멘트는

정말 유용한 내용이 많다.

               
2011 여름, 격조있는 몸짓과 멋진 동작으로 무용의 변함없는 효용을 일깨운 서울국제무용콩쿠르는 악천후를

감당해야 하는 고초속에, 대회 운영진과 심사위원의 노고가 컸으며 무리없이 따라와준 참가자들의 협조로 큰 탈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본선에 출전하는 자체만으로 자부심을 갖게되고 명예가 되는 탑 레벨의 콩쿠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이번 대회를 사람에 비유하자면, 꽤 비만해진 몸상태로 뒤뚱거리는 8살짜리 어린아이 형상이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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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 시니어 남자 1위 이동탁(한국,유니버설발레단)과 이용정(비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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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지난 9월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19일 폐막까지 20여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띤 경연을 펼쳐온 제31회 서울무용제가 <터-無始無終>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며

긴 여정을 마감했다.

 

이번 행사는 자유참가부문에 6개, 경연대상부문에 8개, 총 14개 단체에 안무자 및 출연자를 합쳐 150여명이

참가했으며 과거 서울무용제에서 수상한 6개 작품이 초청되어 무대에 오르는 뜻 깊은 시간까지 마련되었다.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과 공감을 일으키는 연기는 그 탁월함에 걸맞게 관객의 뜨거운 갈채를

사면서 분위기를 달구었고, 창의적인 연출이 돋보인 작품들은 공연장을 애써 찾은 보람과 감상의 즐거움을

제공하며 그에 상응하는 결실을 거두었다.   

  

한국무용협회 주최로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한 이번 무용제에서 자유참가부문 심사는

정은혜 위원장-고석림-김향좌-양선희-김복희,  경연대상부문 심사는 박재희 위원장-김승현-문영철-

박인자-서은정-윤미라-이윤경-조윤라-채상묵-홍승엽-김복희(존칭생략)가 각각 맡았다.

 

세부 입상자 내역은 아래와 같다.

 

⊙ 경연대상부문

 -대상      : Han 댄스프로젝트(안무 한효림, '터-無始無終' )
 -우수상   : 순헌 무용단(안무 차수정,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
 -안무대상 :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안무 최경실, '물의 꿈')
 
 -음악상   : Han 댄스프로젝트(원일 & 바람곶)
 -미술상   : 툇마루 무용단(무대 이종영, 조명 김정화, 영상 정호영, 의상 김혜령&배경술)
 
 -한국무용 남자연기상 : 최태헌(한동엽 무용단)
 -한국무용 여자연기상 : 김혜림(Han 댄스프로젝트)

 -현대무용 남자연기상 : 김영재(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
 -현대무용 여자연기상 : 황인영(툇마루 무용단)
 

 -발레   남자연기상 : 해당자 없음
 -발레   여자연기상 : 이윤정(김광범 무용단)
 
⊙ 자유참가부문

 -최우수 단체상 :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입상작을 중심으로 작품 특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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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無始無終> (Han 댄스프로젝트)

 

좋은 착상과 섬세한 연출로 예술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능소화의 슬픈 전설을 모티브로 작품 구성을 했다.

도입부는 예쁜 영상을 활용했다. 시간의 흐름과 주인공을 은유하는 새의 영상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집중을

이끈다. 흰 스크린위에 수묵화를 그려나가듯 능소화 가지가 점차 자라나서 꽃이 핀다.  그 위를 작은 새

한마리가 나타나 잠시 배회하더니 스크린을 벗어나 오른쪽에 높게 설치된 무대장치로 날아 오른다.

 
의외의 진행에 시선은 새의 움직임을 따라 무대 오른쪽 위로 향하는데... 불현듯 새는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아름다운 '소화'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아한 움직임을 잇는다.
한국무용 부문에 출전한 이 작품은 구체적인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 이해를 도왔고,  애잔한 정서를 음악, 영상의 매개 수단과 한국적인 움직임에

담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무심한 님은 겉옷을 벗어 던지며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매달리고 싶지 않다하는데 어느 틈에 같은 공간에서

마주한 남녀는 조화롭게 춤사위를 이어가다가 일순 서로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인다. 결국은 함께 할 수 없는

이승과 저승의 뉘앙스를 보여주는 것인가.

 

안무는 한국무용을 주된 움직임으로 쓰고 있으나 약간 모던한 움직임도 보여준다. 바야흐로 장르 융합의

시대에 주어진 카테고리에 천착하다가는 상상력 부족이나 실험정신이 모자라다는 평을 듣기 십상이다.

 

'소화'가 처음 모습을 나타났던 곳에서 다시 그녀를 은유하는 새 한마리가 꽃으로 날아 내려와 꽃과 함께

자취를 감추는 처리는 역시 윤회의 끝이면서 다시 그 시작점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렇게 엔딩 부분을

도입부의 역순으로 처리하는 연출을 통해 작품 표제의 이미지를 정확히 드러내면서 추상성에 몸을 숨기지

않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하는 듯,  뒷 무대가 일부 열리면서 마치 비를 타고 내려온 듯 소화가 춤을 출 때
배경이 활짝 핀 능소화로 바뀌는 처리는 후일 이 '터'에서 또다른 만남의 희망을 시사하면서도 작품 마무리에

액센트를 주는 이중 효과를 누렸다. 작품의 볼륨감에 비해 공연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일부 장면이 짧게

처리된 것이 다소 아쉽다. 

 

연출의 꼼꼼함이 돋보인 이 작품은 순헌무용단의 <물빛이 하늘빛을 담을 제…> 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면서

대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김혜림은 한국무용 연자연기상을 받았고

가야금 소리가 인상적인 음악 부문(원일 & 바람곶)에서도 수상하며 세 부문에서 입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공연이 끝난 후 내 뒷줄에 있던 중년 관객들(심사위원이었는지 모르겠다)의 반응이 무척 호의적인 것을

듣고는 필경 상위 입상할 것 같다는 예감을 일찌감치 받았다. 무용제의 시간제한으로 35분 정도 소요

했으나 안무자의 의도대로 5장 구성을 효과적으로 살리려면 60~70분 정도는 할애해야 할 듯하다.
각 장 구성을 두배 정도로 늘리면서 솔로와 듀엣 연기에서 주인공의 정서를 다양하게 표출하는 움직임을

넣는다면 대중적인 작품으로 무대에 올리기 좋을 것 같고 무용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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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이 하늘 빛을 담을 제...> (순헌 무용단)

 

대상을 놓고 <터-無始無終>과 경합을 벌이며 우수상을 받았다. 꽤 많은 인원이 등장하면서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작품도 도입부에 영상을 활용했다. 요즘은 영상과 무용의 결합이 대세인가 보다.

무대 전체에 영상을 투사하며 효과음을 더해 웅장한 느낌을 전해준다. 개별무용단이 감당하기엔 벅찰 법한데

이런 대형 작품을 실현하기까지 많은 노고가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

 

무용극에 해당하는 구성으로, 무용자체의 미학적인 표현보다는 스케일을 확보할 수 있는 소재를 토대로

볼거리를 배치하고 서사적인 드라마 한편을 움직임을 통해 감상할 수 있도록 구축한 작품이다.

유순한 웅족을 초토화시키며 공격성을 보이던 호족이 갑자기 퇴각하게 되는 장면에서는 상황 전환에 대한

표현이 부족한채 급하게 넘어간 느낌이 있으나 이런 대형 작품을 30여분에 소화하기 위한 부득불의 소치로

이해해야 할 듯하다.
  
무거운 주제이긴해도 흐름 중간에 솔로 내지는 듀오 연기를 늘려서 팽팽한 스토리를 이완시키는 동시에
무용 고유의 멋스러움을 강화한다면 한결 효과적일 것 같다. 
대형 작품일수록 한정된 연습 환경에서

제 시간에 완성하여 경연에 나서기엔 상대적으로 불리한 법이다. 이만한 작품을 디자인하고 구축한 스텝과

무용수들은 결과에 무관하게 뜨거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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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꿈> (최경실 Spring Dance Theater)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투표로 안무 대상을 차지했다.
도입부는 흡사 연극을 보는 듯하다. 빨래줄이 배경으로 보이고 8명의 무용수가 누워서 유머를 섞으며 '공존'의

움직임을 시작한다. 이내 몸을 일으킨 이들은 마치 '틱'환자 처럼 혹은 강시같은 움직임을 한동안 이어간다.

무대 앞쪽에 넓직한 물판이 준비되어 있는 걸 보곤 뭔가 퍼포먼스가 있겠구나 싶었다. 간간히 손키스를

객석으로 날리며 무대앞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은 물의 꿈을 시위하는 듯하다. .

 
꽤 추상적인 주제를 은유한 것이지만 뭔가 짚히는 느낌이 있다.
빨래줄에 겉옷을 벗어 걸어놨다가 한동안

연기를 진행한 후 다시 집어 입는데, 표현 방법상 지루할 수도 있는 주제를 (반드시 물이 필요한) 빨레라는 배경

설정으로 재미있게 엮어냈다.

  
후반에 물판 속으로 남자 무용수가 발을 담그며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으로 물이 그 용도를 다했나보다 했다.
그런데 막판에 물위로 모두 몸을 던지는 장면은 완전히 예상을 깬 반전이다. 다시 물판 위에 서서 상대를

바꿔가며 보여주는 키스는 '공존'의 시도이겠지만 이 장면에서 소외된 무용수의 풀죽은 움직임이 웃음을 준다.

  
항상 일사불란한 움직임만이 아닌, 이런 식의 풍자와 '삑사리'로 유머를 섞었다. 코믹한 움직임 속에 묘한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건 무슨 이유인가. 출연한 8명의 무용수는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교대 없이 연기를 이어갔고
각자 어지럽게 움직이다가도 짝을 이뤄 연기하는 등 움직임도 무척 많아 체력소모가 컸을 것이다.

이러한 안무 구성의 신선한 착상과 반전을 주는 퍼포먼스가 보상을 받았다.  관객이 직접 뽑는 상이 있었다면

<율>과 함께 1위를 다퉜을 법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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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 (툇마루 무용단)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이다. 사전 이해없이도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확실히 파악되는 작품이다. 움직임도 현대적이며 많은 훈련을 거듭한 듯 숙련된 군무와 남녀 주역 무용수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즐거운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모호하기 일쑤인 현대무용이 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에 속한다.

 

당초 김환희라는 주역 무용수에 대한 기대가 있기도 했지만 여자 주인공인 황인영의 움직임이 뛰어나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두차례의 국제무용콩쿠르에서 좋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겨준 김환희는

솔로 연기에서 역시나 탁월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독무는 짧은 순간이었던지라 심사위원단에게

어필할 만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을 듯하다. 

 

간소한 무대배경을 뒤에 두고 출연자 전원이 군무로 연기를 시작한다. 도중 황인영이 이탈하여 집단따돌림을

당한다. 이를 김환희가 구하려고 애쓰다가 이번에는 오히려 자신이 따돌림을 당한다. 이렇게 되자 황인영이

이를 막으려는 듯 다시 뛰어들게 되는데 집단은 모종의 합의를 본 듯 황인영을 데리고 퇴장해 버린다.
김환희 혼자 남아 외로운 분위기 속에 엔딩을 맞는데...  스토리 라인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눈에 두드러지는

군무와 솔로의 움직임은 이들의 예술적 기초와 훈련량을 말해주며 결과적으로 객석을 향해 확실한 느낌을

던져주었다.

 

특징인 것은 무대 배경과 출연자의 의상이 이루는 조화이다. 각 무용수의 옷 색상이 제각각이지만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데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 효과적인 배합을 이루고 있다. 심플하게 설정한 무대 배경과 함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의상의 색감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주제에 상응하는 도회지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짐작컨대 몬드리안의 구성과 색감을 응용한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스텝은 심사위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미술상을 거머쥐었다.

김환희는 아깝게 남자연기상을 놓쳤으나 그와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황인영은 심사위원의 높은

지지를 받아내며 현대무용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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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화우> (한동엽무용단)

 

여자무용수 수명이 좌정한 채 느릿느릿 목탁 소리로 주제를 시사하는 도입부.  이차돈의 순교를 소재로 한만큼

전체적으로 아스라한 느낌을 풍기는 분위기로 이끌어간다. 장의 구분이 뚜렸하지 않아 진행 파악이 쉽지 않다.
주제에 맞춰 남자 무용수의 연기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그의 움직임이 퍽 좋아 보인다.

 

도중에 십자가를 든 키쟁이가 나타나 과시적 움직임을 보이는건 주인공의 순교를 예시하는 건지 다른 세력의

확산을 뜻하는 건지 의도 파악에 혼동을 준다. 아무튼 그런 과정에서 남자 주인공의 고통과 번뇌가 두드러지게

표현되고 있다.

   
무용제의 특성상 대중적인 소재선택이나 여흥을 살리는 연출은 웬만해선 수상가능성에서 멀어지기 십상이니

묵직한 주제로 관심이 쏠릴 법하다. 남자무용수가 계단을 오르며 이승을 떠나는 엔딩장면은,  살풀이를 소재로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국립무용단의 ‘soul,해바라기’ 를 연상케 한다.

  
이 작품은 무언극이기도 하다. 무용의 현대화가 진전되면서 메시지를 강조 혹은 메세지 위주로 흐르는 경향

때문에 움직임을 통한 미적 구현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인상을 받는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최태헌은 이 작품의 열연으로 12명의 심사위원 중 10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내며
한국무용 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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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질>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 자유참가부문

 

자유참가부문은 경연대상부문보다 절반쯤 짧은 20분 안에 모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작품은 소재의 신선함이 특징이다. 처음부터 이목을 끄는 그 무엇을 장착하지 않으면 힘들 것을 간파한 듯,
무용수들이 무대앞에 도열해 앉아 폴짝폴짝 뛰어 오르는 동작으로 표제를 상징하는 도입부를 꾸몄다.

   

소재를 옴니버스 식으로 배열했기 때문인지 스토리 라인 파악이 쉽지는 않지만 안무 구성이 좋아 보이고
움직임속에 무용수들의 에너지가 분출하고 있다. 음악은 주 음원으로 판소리를 활용했으며, 효과음도

상당 분량 믹스했다. 

  

객석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은 이 작품은, 5명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에 의해 최우수단체로

선정되면서 내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의 출전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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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예술은 같은 공간에서 연기자의 가뿐 숨소리와 작은 움직임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이번 무용제의 출전 작품을 빠짐없이 지켜보았다. 정지된 순간을 버티려는 무용수의 다리가 살며시 흔들리며
전해져오는 긴장감이 나의 긴장감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연기 후 가뿐 숨을 몰아쉬며 인사하는 무용수의 열연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부족인 듯한 작품도 없지 않았고 파격적이거나 신선한 시도보다는 무겁고 추상화된 주제를 택해
메세지를 주려는 시도가 많아 의도 파악이 어려운 작품도 있었다.  서울무용제가 경연의 장인 이상,

아무래도 대중적인 소재보다는 평가를 의식하여 예술성에 치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함축이 지나쳐서 불교의 선문답같은 뜻 모를 동작을 엮어놓고 알아맞춰 보라는 듯한 태도는, 이번 수상

결과로 나타나듯이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작품 창작에 있어서 모호함의 울타리나 방벽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무가나 연출가가 갖는 어떤 계획, 구상, 의도는 무용수가 무대 공간에서 상응하는 움직임을 통해 느낌을
생성하는 연기로 구현해 주지 않는 한 공허한 몸짓으로만 남게 된다. 객석에서 소화할 수 있는 느낌으로 구현되어야
작품이고 예술이고가 성립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학적 구성이나 가슴 울림 같은 예술적 효과와 더불어, 뛰어난 동작이나 의상/조명 같은 기술적인 측면이
치우침 없이 균형을 잡아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보수적인 성향의 심사자들에게도 공통된 관점임을
무용제 결과가 여실히 보여주었다. 즉, 무대 예술을 성립시키는 여러 요소가 적절히 통합되어 공감을 일으킨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두견새 우는 언덕>이라든지 <아내의 일탈> 처럼 대중적인 표제는 무용 작품의 타이틀로 내세우기에 한참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그간의 학습효과 때문임을 깨닫기는 어렵지 않다.  주제의 무게감만 놓고 본다면 무용이

영화나 연극, 뮤지컬에 비해 확실히 고공권에서 노니는 듯한 장르임에 틀림없다.

 
최근 영상과 연극적 요소 등을 채용하며 장르 융합을 꾀하는 시도가 눈에 띠는데 이는 소통 채널을 다원화하고

대중화 기회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기존 입상 작품의 성향을 추종하는데 그치지 말고 여러 실험적인

작품들이 서울무용제에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무용제의 칼라가 쉽사리 바뀌지야 않겠지만

좋은 작품에 좋은 결과로 보상해 주는 시스템임은 분명하다. 잠재력있는 무용단과 창의적이고 신선한 작품의

무대이자 등용문으로서 든든한 역할을 이어가기 바란다.     (끝)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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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가 열린 상명아트센터(위). 개회식에서 인사 나누는 내빈과 출전자들(아래)

 

'의욕적인 운영으로 원년 대회 성공적인 마무리'

'현대무용의 자유 정신으로 다양한 기획 기대'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 시작하며

 

몸짓에 아름다움 새기는 그대 무용수, 그 한가지 이유로 당신은 사랑스럽다.

신통치 않은 메아리, 모호한 이정표에 고민도 따르지만 주저 말고 곧게 길을 가시오.

우리는 평생 교감에 서툴고 확신이 모자란 인간이외다. 

 

정신 밑퉁은 골판지처럼 헐거운 도시, 집나간 영혼은 회귀할 곳 못찾아 사방으로 분주하다.

멋진 연기로 마음에 고동 울려주시게. 발랄한 생각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주시게.

그대 때문에 공명하는 오늘 하루는 낙원이다. 긴 세월 가꾸며 지켜보고픈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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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아트센터 계당홀에서 진행된 원년의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를 찾았다.

8월7일 개회식부터 12일 폐회식까지 개근하며 전체 경연 과정을 지켜보는 수고를 자청했다.

행사 후 글쓰기 과정에서의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 배경 음악의 녹취와 (사전 양해 하에) 사진까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런 기본적인 활동 외에 매일 밤 기사까지 쓰다보니 무척 바쁘고 피곤이

누적됐지만 젊은 무용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는 매일매일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 주었다.

      

사단법인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는

유네스코 국제무용위원회의 인정을 받아 올해 창설되었으며 현대무용만을 경연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술장르로서 교범화된 양식이 없는 탓인지, 아니면 조직력이나 문화적 기반이 부족한 탓인지 

현대무용만을 단독으로 취급하는 대회는 국제적으로 아직 없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튼 현대무용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수도 있는 이 대회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무용수 선발과

해외 무용 사조와의 교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자연스러운 효과이지만, 무용 애호가들에게 매년

우리나라에서 전세계의 현대무용수들을 한눈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대무용 분야의 시니어(만17세~28세) 솔로 경연만을 대상으로 정한 원년 대회는 한국 포함 12개국,

총 30명(남 19, 여 11)의 무용수가 참가했으며 심사위원단은 해외 6개국(미국,영국,중국,벨기에,

멕시코,우크라이나)으로부터 초빙된 저명한 무용계 인사와 국내 인사 2명(김복희,홍승엽)이 포함된 

8명으로 구성됐다.

   

대회의 참가신청은 지난 4월 1일에 시작하여 7월 12일에 마감됐다. 국내참가자는 당해연도 동아무용콩쿠르

(동아일보사 주최) 또는 전년도 신인무용경연대회(한국무용협회 주최)에서 본선에 진출한 자, 당해년도

현대무용콩쿠르(한국현대무용협회 주최)의 1~3위 수상자에게 예선 참가 자격이 부여됐다.

 

⊙ 경연 결과

 

총 상금 28,500 us$를 걸고 치뤄진 이번 대회는 연기 시간 5분 이내의 창작 신작 2가지로 총 3라운드(예선과

세미파이널, 파이널)에 걸쳐 진행됐다.

여자 6명, 남자 10명이 참가한 예선은 8월8일 열렸으며 여자 4명, 남자7명이 세미 파이널에 올랐다.

8월9일 열린 세미파이널에서는 여자 9명(세미 파이널 직행 5명 + 예선 통과자 4명), 남자 16명

(세미 파이널 직행 9명 + 예선 통과자 7명)이 경쟁했으며 여자 5명, 남자 9명이 파이널에 올랐다.

하루를 쉰 8월11일에 벌어진 파이널에서 최종 결정된 부문별 입상자는 다음과 같다.

 

-그랑프리      에바 코라로바(체코)

 

-골드/여자     장안리(한국, 이화여대 졸업)

-실버/여자     이예진(한국, 한양대 대학원)

-브론즈/여자  김서윤(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골드/남자     전환성(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실버/남자     최재혁(한국, 한양대 졸업)

-브론즈/남자  주지휘(중국, 목원대 대학원), 김환희(한국, 세종대 대학원)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상  진병철(한국, 경희대 대학원)

-심사위원장상               정수동(한국, 성균관대 대학원)

-파이널리스트상            알렉 가비쉐프(러시아)

-안무상                        유타 이시카와(일본)

 

(주) 외국 출전자의 소속은 주최측의 요청으로 기재하지 않음

 

⊙ 주요 무용수 살펴보기

 

 이제 이 글의 핵심인 주요 무용수에 대해 입상자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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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랑프리, 에바 코라로바(체코)의 'Blackbird'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에바 코라로바는, 예선에서 'Sad Case'를 연기할 때만 해도 움직임이 작은 탓에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메달 후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평범한 첫 모습이었는데 이게 왠일인가,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에서 'Blackbird'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녀원의 기도시간처럼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배경음악을 깔고 하반신은 블랙,

상반신은 화이트의 대비 처리로 등장, 시작부터 시선을 잡아 끈다. 

 

새의 몸짓을 상징하는 여러 동작을 구사하며 다소 무거운 분위기로 안무를 이어간다. 순백의 이상 세계로 빠져

나오고 싶으나 현실의 구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여린 감성이 갈등의 언덕을 헤매는 듯하다. 얼굴 표정 연기도 잘 살리고 있다.

 

한 순간의 응시로 안무 의도를 어찌 완벽히 잡아낼 수 있으랴만, 어떤 메아리를 불러 일으켰다면 성공한 것이다.

무용은 팔과 다리, 몸통, 얼굴 근육에 눈··입까지, 움직여지는 모든 체부위를 이용하여 '표현'하고 '소통'하는

상징적 언어로서 기능한다. 가수 중에 곡을 직접 만드는 이가 많은 것처럼 무용도 안무를 스스로 짜는 이가 상당할

것 같은데 연기의 즐거움 못지 않게 안무 창작의 희열도 클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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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메달, 장안리(한국, 이화여대 졸업)의 'Dissapper'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우리나이로 올해 24살의 장안리. 이 작품의 안무를 본인이 직접 했다고 한다. 문득 무용 안무의 설계 방식이 긍금하다.

나이 어린 무용수는 시행착오도 많을 테니 지도교수나 선배 무용수같은 멘토가 한두명씩 있지 않을까.

 

추상적인 주제를 설정하게 되면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더 신경을 써야 할 법하다. 바람에 이리저리 쓸리는

황량한 벌판 풍경같기도 하고 정처없이 흩어지는 여심을 상징하는 듯도 하고... 상상은 자유. 

다부진 몸이 연습량을 말해주고 그 토대위에 안정된 연기가 솟아난다.  7월에 열렸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이어

이번 대회까지 금메달을 두개나 차지했다. 앞으로 작품 창작과 연기에 매진하는 그녀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입상자 결정 후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 발족한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의 오디션을 예정하고 있다고 했다.

홍감독은 무용단을 프로젝트 방식으로 운영하겠다 한다. 게으른 예술은 하지 않겠다는 뜻. 이쯤되면 단원들은 꽤나

고달플 것이다. 국립이나 지자체 무용단 보다는 상대적으로 직업적 안정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끊임없

경쟁을 유발하여 예술적 탁월함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기존 단체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한편, 훌륭한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기업의 비즈니스도 그렇지만 문학이든 음악이든 무용이든 팽팽한 긴장감이 없으면 창의와 성장이 뒤따르지 않는다.

여유롭지 않은 현실의 삶은 고단할지라도 그들의 정신은 성글게끔 예술 애호족은 공연장을 자주 찾아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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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메달, 이예진(한국, 한양대 대학원 재학)의 '안식, 칠일날 입니다'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훤칠한 키로 시원시원한 동작을 선보인다. 키가 크면 중심이 높아져서 점프나 회전시 컨트롤이 쉽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연기가 뚜렷하게 표현되는 장점이 있다. 분장으로 인한 효과도 있겠지만 나름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무용수다.

무대위에서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기품있게 느껴지는 장면을 마주하는데... 이런 경험은 현대무용보다는

형식미를 중시하는 발레 같은 고전무용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발레를 어릴때부터 배우게되면 걸음걸이가 좀 우스꽝스럽게 변한다고 한다. 현대무용수에게 발레의 기본기가

필수는 아니겠지만 우아한 자세를 표현하기 위해 상당 부분은 공유될 법하다. 클래식 무용에 대한 반발로 태동한 것이

현대무용이긴해도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요즈음의 발레는 과거 포맷에만

매달리는 고지식한 클래식이 아니고, 자유분방한 현대무용도 종래의 양식미를 배척하지 않는다.

며칠 지나서 알게된 것이지만 이 대회에 출전했던 상당수의 무용수가 그 다음 주에 열린 발레 대회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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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메달, 김서윤(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재학)의 'I'm still watching you' 연기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김서윤도 예선을 거치지 않고 세미 파이널로 직행한 실력파.  여자부 예선에서는 6명이 경쟁했으나 대상을 받은

에바 코라로바 빼고는 모두 파이널에 오르지 못했다. 파이널에 오르지 못한 이들 중에는 발레 부문의 실력파들도

꽤 있는 것으로 보아 발레에서 다진 기본기가 현대무용에서 핵심 무기는 아닌 모양.

 

이른바 '표현력'을 중시하는 것이 현대무용인 이상, 뜻 없는 기술의 나열은 득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5분안에 특정 주제에 대한 안무를 구성하여 극적인 표현을 꾀하기는 쉽지 않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기승전결의 드라마를 짜며 클라이막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시간상으로는 그저 하이라이트만을 보여주기에도

급급할 만큼 짧은 순간이다. 상상력과 집중력은 예술에서도 핵심 자질이다. 거기에 신체적 능력과 인내심까지...

     

어떤 분야에서건 탁월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각고의 정련과 고비를 넘어서는 과정 없이

달인의 명예를 얻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인간적인 성숙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 한 우물을 파서 일가를 이룬 

이들이 존경받아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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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메달, 전환성(한국,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의 'Adios Sunday'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그는 7월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였다. 짧은 머리에 헐렁한 의상. 비보이 느낌을 주는 외양으로

등장해서 즐거운 추억을 남긴 휴일이 저무는 아쉬움을 형상화 한 것인지... 월급쟁이라면 시간이 다해가는 휴일이 아쉽겠지만

공연이 생활인 예술인 입장에서는 정반대 입장일 수 있다. 주말,주일 무대에서의 뜨거운 교감과 열기를 벗어나기 싫은

심정을 그린 것일지도...  역시 추상화된 주제이므로 상상과 해석은 보는 이 마음. 

 

개인적 취향이겠지만, 의상이 신체의 선을 가리지 않을 때 훨씬 좋은 느낌을 줄 것 같은 이가 있다. 동작에 따라 의상이 

너풀거리면 왠지 답답한 느낌이...  전환성, 그가 짧은 바지나 몸에 붙는 옷을 선택해서 다리 선이 잘 드러나게끔 연출했다면

그랑프리에 경합이 붙지 않았을까 싶은데...  물론 연기 주제에 부합하는 의상을 선택한 것이라 짐작되지만 심사위원 역시

사람이므로 생체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무대 배경이 검고 의상도 검을 경우 대비가 약하므로 같은 동작이라도

임팩트가 달라지게 된다.  남자부 연기는 상대적으로 역동적인 표현이 많다. 단지 1%라도 더 인상적인 표현을 실현하기위해

무대 상황을 감안한 분장이나 의상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예선 포함 총19명이 경쟁한 남자부는 그만큼 치열했고 그는 금메달이라는 대단히 값진 성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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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메달, 최재혁(한국, 한양대 졸업)의 '공간을 위한 변주'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도회지풍의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는 최재혁의 연기. 남자임에도 매끈한 몸을 살려 섬세함이 돋보이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는 7월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였지만 입상권에 들지는 못했다. 이 대회에선 은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렇게 되니 머리에 맴도는 질문, '그 때는 무엇이 부족했던 것일까'. 

 

또 한가지가 있다.  '어제 발레 연기를 심사하던 위원이 오늘은 현대무용을 심사할 경우 무리는 없는걸까'

괜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마음에 쏙 드는 연기를 보인 무용수가 상위 단계로 진출하지 못하면 안타까움으로 인해 여러가지

생각이 일면서 미련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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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메달, 주지휘(중국, 목원대 대학원 재학)의 'Mind of Flower'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갈비뼈가 드러나는 깡마른 몸의 그가 바닥에 주저 앉아 피아노를 두드린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서정적인 멜로디.

음악이 끝나도 적막속에 한동안 연기가 이어지고... 인사하려고 자세를 풀자 객석에서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쏱아진다.

갈라 공연 때는 조명에 힘입어 분위기가 더욱 살아난다.

 

예선에서 'My mind is blowing' 연기로 좋은 느낌을 주었고 세미 파이널에서도 역시 호연을 보이며 뭔가 메달을 차지할

거라는 인상을 받게 했다. 폐막식날 갈라쇼가 끝난 후 출구로 나서는데 앞서 나가는 예고 학생이 "주지휘가 대상감인데..." 

라고 볼멘 소리를 한다. 그만큼 음악과 딱 맞아 떨어지는 감성적인 연기가 주는 느낌이 좋았다. 기계체조를 오래 해왔는지

남자 무용수에게서 보기 힘든 유연성을 갖고 있다.   

 

계당홀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사진찍는 모습을 지켜보니 외모도 귀엽다. 무용도 대중화 될수록

개별 무용수에대한 팬클럽 활동이 활발해 질 것이다. 이런 움직임들이 모여 탄탄한 문화 기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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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메달, 김환희(한국, 세종대 대학원 재학)의 'Dust'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배경으로 연기를 구성했다. 그는 7월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필자 기억에 남아 있다. 그 대회에서는 전환성과 함께 장려상을 받았다. 꽤 쓸쓸한 느낌을 주는 배경음악을 사용해서

다른 출전자에게선 보지 못한 독특한 안무를 선사한다.

 

그가 의도한 바를 파악하려고 파고드는 시도가 오히려 혼란을 자초할 수 있겠지만 단서는 두가지.

'월광소나타'와 '먼지' 라는 소재가 안무 착상의 근거가 됐을 법한데, 동작의 느낌이 마치 교교한 달빛을 받으며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상시킨다고 하면 오버일까.  아니면, 닿을 수 없는 욕망을 향해 인생을

부질없이 소모하는 지구인의 몸부림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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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상, 진병철(한국, 경희대 대학원 재학)의 'Whistle Blowers' 연기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주최측의 자료에는 'Whisple blower'로 되어 있어 무슨 뜻인가 했는데 아마 'Whistle Blower'의 오타인가 보다.

'내부 고발자'란 뜻이므로 그의 전체적인 연기가 대략 해석이 된다. 하늘을 바라보며 원산폭격하는 자세로 연기를

시작한다. 복면은 엔딩 무렵에 벗어 젖히는데 입에서는 'Whisple'을 상징하는 깜빡이가 점멸하고...  복면으로 인해

표정 연기는 살릴 수가 없다는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과감한 선택을 했다.

 

왠만한 민감도를 가진 관객이라면 어렵지 않게 줄거리를 눈치챌만한 안무 구성이다. 

예선에서는 'Deep Throat'이란 주제로 연기했는데 역시 복면을 쓰고 나왔다. 시야가 흐릿할텐데도 실수 없이 연기를

이어가는 것이 많은 훈련량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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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위원장상, 정수동(한국, 성균관대 대학원 재학)의 'Venus'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흐늘거리는 웃옷을 걸치고 잠시 연기하다가 상체를 숙이자 옷이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진다. 

옷이 떨어져 나가는 연출은, 짐을 내려놓고 비너스의 모성으로 돌아가 안식하고픈 속인의 바람을 시사하는가.

이상형의 여인을 무대위에 불러들이기라도 한 것인지, 잠시 평화로운 순간도 연출한다.  

 

'화성 남자, 금성 여자' 라는 책제목에서 금성을 여자에 비유한 이유가 그러하지만, 비너스(금성)는 남자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여성성의 상징이다. 그러고보니 화성같이 생명이 발붙일 곳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비너스로의 대탈출을

갈구하는 (강한 척하지만 별로 강할 것 없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안무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으니 절반쯤 맞을 법한 내 맘대로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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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널리스트상, 알렉 가비쉐프(러시아)의 'Confession of a Murderer' 연기

 

눈만 뜨면 정신을 옥죄는 후회와 번민. 어두운 삶을 벗어나고 싶은 바람이 몸짓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그는 출전자 중 가장 키가 크다. 이 장점으로 점프같은 큰 동작이 눈에 잘 들어오고 보기에 시원시원했다.

 

그는 세미 파이널에서 소도구(의자)를 활용해서 'Macho' 연기를 했는데 다양한 동작으로 보는 재미를 주며

메달권에 들 것 같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파이널에서 결과는 남자 9명 중 6위. 

무엇이 부족했을까. 이런 경우의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심사위원들이 각 출전자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코멘트를 남겨주길 원한다. 피드백이 있어야 출전자는 구체적인 포인트를 잡고 기량 개선에 나설 수 있다.

 

주제를 상징하는 표현 동작들은 무척 좋았으나 (단편) 드라마로서의 완성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필자의 분수 넘치는 코멘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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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무상, 유타 이시카와(일본)의 'Opaqueness'(불투명) 연기 . . . <제1회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그가 들고 온 작품 두가지는 거의 퍼포먼스 구성이다. 예선과 파이널에서 보여준 이 연기는 후드까지 뒤집어 쓴 탓에

표정을 보기가 힘들다. 피아노와 물방울 소리를 섞어 다소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배경음악을 깔고 뜻을 알기 힘든

동작을 이어가더니 무대 오른쪽으로 가서는 뒤돌아서서 1분 정도를 꼼짝않고 서있다.

 

그가 서 있던 위치는 무대공간 정서상 (자살,광기같은) 어두운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구역이라는데  일본류의

음험함이 꺼림직한 필자로선 추가적인 해석이나 음미까지는 할 생각이 없다.

 

고전무용의 멋진 기본동작을 믹스한 것도 아니고 '불투명'이란 제목처럼 안무 의도를 짐작하기 어려운 동작을 엮었다.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라고 한다.  경연대회에 맞게 5분 이내의 솔로 연기로 편집했을 것이다.

어쨌든 '불투명'이랄까 '불분명'하달까 그런 느낌은 확실히 전해준다. 연기가 끝나자 뭔가 느낌을 받은 것인지

객석에서 환호섞인 박수가 쏱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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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에서 아깝게 탈락한 몇 선수가 있다.

눌란 코노크바예프(카자흐스탄)는 예선에서 'Here I am'을 연기했다. 잘 빚어진 몸매를 살린 파워있는 연기가 괜찮다고

봤으나 오히려 그가 탈락하고, 움직임이 작고 코믹한 연기로 세미 파이널 진출이 가능할까 싶었던 에바 코라로바가

올라가며 결국 대상을 차지할줄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런데 눌란은 (그 다음 주에 열린) 클래식 대회인 발레콩쿠르에서 골드를 차지했으니 무용 팔자 새옹지마라고 해야할지...

이는 양 대회가 주목하는 관점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클랙식 대회는 정형미,양식미에 높은 비중을 둔다.

멋진 아라베스크와 리프트가 주는 감동이란... 반면 현대무용은 '창의적'인 안무 내지는 뛰어난 '표현'를 선호한다.   

 

아무튼 이 대회가 '표현력'(몸으로 진술하는 스토리의 짜임새라면 거창할까) 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평가 과정에서 무용의 기본기를 중시했다면 눌란의 연기는 적어도 파이널까지는 올라갈 만한 연기로 보였기 때문이다.

작품의 안무 설계를  소홀히 하여 기술 나열에 그치거나 당일 연기에 생동감이 없다가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겠다 싶다.   

 

한편,  'The flower of evil'을 연기한 강소희(한양대 졸업)와 '경계선은 지금도 흔들린다'를 연기한 한세실리아(경북예고),

'바닥위...등'을 연기한 나경렬(광주예고)도 인상적이었으나 세미 파이널의 진출 자격을 얻지 못해 아쉬웠다.

  

⊙ 취재 소감


사진을 골라 편집하고 느낌을 정리하는 일이 상당한 체력과 시간을 요구한다.

한명 한명을 모두 언급하며 의견을 내고 싶으나 이 정도로 마무리 해야겠다.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장르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글쓰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무용은 일단 설명이 드물고(있더라도 수사적이라 모호하기 일쑤) 대사도 없으며 보조자료도 없는, 극히 주관적이고

치열한 감성을 요구하는 예술이다.  어떤 경우엔 무용수의 움직임이 통 이해가 되지 않고 느낌이 오지 않아

당황스럽고, 감상 멘트를 적기 힘들 땐 참 난감하다. 영화처럼 두번 세번 돌려 볼 수 있다면 한결 나을텐데 말이다. 

 

유사한 몸짓에 대한 무용수 자신의 의도도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 

손을 등뒤로 가져가서 반대편 허리춤으로 내보이는 동작은 속박이나 일상성에서의 탈출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고 번민이나 왜곡된 상황을 암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동작의 느낌은 전후의 맥락에서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함축한 연기 구성이라면 한번의 관람으로 내용을 완전하게 파악한다는건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게다가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엔 정보 누락이 더 심하다.

 
그렇다고 무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다고  매 동작 마다 시사하는 의미를  매뉴얼처럼 규정하기도 곤란하다. 

그럴 경우엔 수화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정형성이 확대되어 어렵게만 느껴지는 무용은

관객과의 소통에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른바 '친절한' 무용이랄까.  
  

소통력있는 무용이 되기 위해선 작품마다 안무 의도와 구성을 소개하고 감상 포인트를 성의있게 정리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런 사전 이해없이 맞이한 연기에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별반 잔상이 남지 않는 것보다야

한결 나을 것이다. 이른바 해설이 있는 현대무용, 나름의 이런 운동이 필요하다. 아는 만큼 가깝게 다가 갈 수 있으므로
무용인이나 관객이나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솔직히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파이널의 평가 결과를 공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왕 공개 방침을 세웠다면 세부 평가항목까지 공개하는 편이 정보의 활용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리고 본선에 올라올 정도의 무용수라면 향후 무용계의 주축을 이룰 만한 재목이다. 탈락한 이들에겐 짧더라도

코멘트를 남겨서 다음을 위해 분발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인재의 발굴과 육성이라는 콩쿠르의 

기본 취지에 부합될 것이다.  

 

그리고 '표현력'에 중점을 두어 연기를 평가한다지만 너무 광범위한 기준이다. 보다 구체적인 평가항목으로

세분화하여 공지할 필요가 있다. 아무튼 이번 평가 결과에서 심사위원의 관점이 제각각인 것을 보고 일종의 안도감을

느꼈다면 궤변일까. 만약 그들이 일관되게 같은 경향성을 보였다면 필자는 커다란 벽을 마주한 듯한 좌절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심사위원인 마크볼드윈(영국)이 폐회사에서 말했듯이 현대무용은 모든 장르가 만나고 미래와 과거가 합쳐지는

곳이라 했다. 결국 어떤 경계도 구속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대무용이라고 인식하는 한, 사회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 현상이긴 해도 현대무용의 구조를 정립하기 위한 근거는 확보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사정으로 

대학 차원에서도 현대무용의 체계를 세우거나 연구하는 일이 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모습이 현대무용의 지평을 더 넓혀가기 위한 과정일지 아니면 장애 요인이 될지는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 마치며

 

아래 내용은 폐회식날의 기사 일부이다. 본 칼럼의 전반적인 소감을 미리 정리한 내용이라 약간의 손질로

다시 옮겨본다.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가 첫 걸음마임에도 무난한 대회 일지를 남기며 마무리되었다.  

해외의 중도 탈락자에게 행사 끝까지 체류하며 관전할 수 있게 하는 등 '만남과 교류' 라는 대회 취지에

부합하도록 정성을 쏱았고, 이 결과 초빙된 무용 인사뿐만 아니라 출전한 무용수 간에도 우의가 쌓인 듯

보였다. 또한 심사위원단의 채점 내역을 공개하면서 투명성에 대한 주최자의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크 볼드윈이 폐회 인사말에서 일일이 이름을 열거했듯이, 스텝과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열성적인

노력도 대회의 원만한 진행에 큰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마인드는 점차 대회의 국제적인

이미지를 드높여 전세계 무용인의 사랑받는 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구실을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무용수들의 경연과 워크샵으로 짜여진 원년의 무용 이벤트.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평범한

구성이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현대무용 전문 콩쿠르는 유일성을 대변하기는 하나 차별성까지

설명하지는 않는다. 대회의 무한 질주를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프로그램 기획'이 필요하다.

 

출전자들의 기대와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한 다양한 기획, 친절한 정보 제공으로 한해 한해 거듭될수록

현대 무용의 중심이 되기 위한 컨텐츠와 운영능력이 쌓여가는 콩쿠르를 만들자. 국제적인 관심을 키우고

많은 대중이 경연장을 찾도록 하려면 5년,10년 후 지향하는 바(로드맵)를 그려야 한다.  

대회 운영의 밑바탕이 되는 재정의 확보는 이런 노력위에서 조달 경로가 열릴 것으로 믿는다. 

 

세계의 많은 무용수와 일반 대중이 이 대회를 손 꼽아 기다리게 만들 수 있는 그 무엇. 

해답은 '무용수'에 있다. 이들의 스타성과 끼와 가치를 발굴하고 프로그램 기획으로 살려 나가자.

손꼽아 기다리기엔 내년 6월이 좀 멀다. 새로운 열정의 무대와 감동적인 만남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 한가지.

상명아트센터의 고도는 나같이 도보로 다니는 부류에겐 살인적이다. 이번처럼 무더운 여름엔 말이다. 

두 구간으로 나뉜 (엄청 길고 높은) 에스컬레이터가 있는데 개회식 날에는 한 구간만 움직이더니

그 다음날인 예선때는 아예 운행 정지. 가방 두개 메고 뜨겁게 달궈진 두 구간을 걸어 올라가다 숨 넘어갈뻔 했다.

행사가 끝나고 나니 이것마저 추억이다. 

 

 <끝>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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