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창작발레 <2011 인어공주>의 성숙한 귀환

컬처 2011.01.22 05:12 Posted by 아이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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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발레단, <인어공주> 10주년 기념공연 열어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겨울 바다 속 화려한 용궁 축제를 즐기자.  클래식 창작발레인

<인어공주>가 작년 공연 이후 1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면서 10주년의 의미있는 매듭을 만들게 됐다.

   

1월21일 오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총 70분이 소요되는 <인어공주>의 전막 드레스 리허설이 진행됐다.
인어공주역은 이용정, 왕자역은 이동탁. 이들은 작년 국내에서 개최된 두차례 국제콩쿠르에 짝을 이뤄

출전하면서 입상한 바 있고 이번 공연에서도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생들도 상당수

출연하고 있다. 

 

연기 중간중간 김선희 안무가(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지적과 주문이 사정없이 쏱아진다.
가차없는 지적 속에 미흡한 부분을 반복 연기하다보니 연기자들이 풀죽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
지켜보는 기자가 민망할 정도.

 

김현웅을 비롯한 51명의 출연진, 김훈태가 지휘하는 43명의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그리고 수십명의 스텝.
이 정도면 우리나라 환경에서 대작의 범주에 들만한 규모의 작품이다. 조그마한 바람과 그런 규모로 시작한
<인어공주>가 이제 본격적인 대작의 풍모를 드러내고 있다. 강산도 변할 법한 10년의 이력은 이렇듯

예사스럽지 않은 주역 인물들의 앨범과 공연의 기억을 낳았다. 이제 그들만의 뿌듯함과 자부심도 만만치

않을 터.  <인어공주>와 연이 닿는 김선희 안무가의 제자들이 모여 신나는 몸짓을 모아 세상에 펼쳐보인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막] 공연 도입부는 왕자가 승선한 배가 폭풍우를 만나 난파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묘사한다.
왕자를 구출한 인어공주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평화로운 바다 속 축제날 바다 생물과 인어들의
잔치가 시작되고 용왕도 위엄을 뽐내며 춤을 춘다. 그러나 인어공주는 인간세계의 물건을 모아 놓은 비밀의
방에서 왕자를 그리워하다 용왕에게 들키고 만다. 용왕은 인간을 사랑한 인어공주에게 불효령을 내리지만
사랑에 빠진 인어공주는 마법문어에게 찾아간다. 공주는 왕자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면 물거품으로 변해

목숨을 잃는다는 조건을 받아들이면서까지 목소리를 주고 예쁜 두 다리를 얻는다.

 

[2막] 인간이 된 인어공주는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장중한 궁중파티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왕자가 인어공주에게 입맞춤을 하려는 순간 마법인어가 등장해 마법으로 사랑을 가로챈다.
마법에 빠진 왕자는 결국 인어공주로 변신한 마법인어에게 입맞춤을 하게 된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왕자는 마법인어와 치열한 싸움끝에 승리를 거두지만 인어공주는 결국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만다.

  
이 작품은 대작의 골격을 갖추면서 잘 알려진 스토리라인 위에 클래식발레의 양식미를 풍부하게 덧입혔다.
역동적이고 현란한 군무를 보면 마음이 들뜨다가 파드되(2인무)의 우아한 손끝에서 평안하고 따뜻한

감정을 되찾지만 왕자와 인어공주의 애처로운 이별 장면에선 잠시 가슴이 먹먹해진다.

 

용궁의 축제 장면에서는 새우,게,장어,문어,쭈꾸미 등으로 분장한 이들의 다채로운 그룹 연기와

전체 군무가 무대를 가득 메워 눈길을 무척 바쁘게 만든다. 1막,2막에서 각각 다른 의상으로 선보이는
왕자와 인어공주의 파드되는 그 정경이 주는 그윽한 느낌과 더불어 풍요로운 서정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결한 이미지의 발레리나가 가느다란 몸을 통해 객석의 보는 이들을 꿈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런데 우아미로 중무장했던 발레리나가 안무가의 지적때문인지 어깨를 늘어트린 채 어기적 걷는데 완전히

반전된 모습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클래식 발레의 ABC를 풍성하게 구현해내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올바른 태도는, 긴장을 해체하고
차가운 정신은 바닥에 내려놓은 채 구속해 왔던 감성을 꺼내 살펴주는 것이 아닐까싶다.
관람의 달인은 이미 이성의 필터를 제거한 채 음미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 표정과 감탄사로 드러난다.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조명, 생동감 넘치는 무용수의 움직임, 경쾌하고 맑은 음향, 잘 조직된 진행은
그런 환경 자체로 공연이 족하다는 느낌마저 준다.
 
어엿한 출연자인 듯, 박스 속에서 등장한 (10살도 채 되지 않은 듯한) 큐피드 역의 꼬마가 제법 발레 동작을

구사한다.  또 다른 10년이 지난 후 청년이 된 이 꼬마가 우리나라 명품 공연으로 자리잡은 <인어공주>의

왕자역를 씩씩하게 연기하고 있을 지 누가 알까?

 

매서운 추위가 장기간 이어지는 탓에 활동을 못하다보면 기분이 위축되고 황량해지기 쉽다.
뭔가 공연을 보며 위안을 얻고 싶다면 <인어공주>를 찾는 것도 좋을 법하다. 뛰어난 작품 속의 파드되에는,
아름다운 움직임이 메아리가 되어 잊어왔던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고 가슴을 데워주는 특성이 있다.

 

<인어공주>는 1월21일 오후7시반 공연을 시작으로 22일과 23일 각각 오후 3시와 7시반, 총 5차례에 걸쳐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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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발레 <인어공주>, 10주년 기념공연 열린다

컬처 2011.01.05 18:18 Posted by 아이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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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역사로 빚어낸 아름다운 신화. 가족들을 위한 겨울선물

지금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 발레로 쓰는 겨울 시()

클래식 창작 전막발레 <인어공주>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2001(1) 초연 당시 “우리나라 안무가에 의한 창작발레 1호의 명예를

간직할 지 모른다”고 평가 받으며 탄생을 알렸던 발레 <인어공주>. 20분짜리 발레 소품 <인어의 노래>에서 시작한 

<인어공주>는 곧 전막발레로 서울과 광주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창작발레로의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러냈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발레 창작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여온 안무가 김선희가 “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제작해 초연한 <인어공주>2001(5, 토월극장) 2003(7, 호암아트홀)

2004(12, 양주문예회관, 동해문예회관, 경기예술의전당) 지방문예회관 순회공연을 통해 동화발레로 입지를 굳혔다.

2008(2,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김선희는 <인어공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 출신 작곡가 드미트리 파블로프와 무대 디자이너 이리나 쿠스토프가 협력해 <인어공주>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무대를 선보였으며 동화적 판타지를 극대화시킨 마술사용으로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2010(1, 서울열린극장 창동)에는 보다 업그레이드 된 마술, 우수한 기량의

무용수들과 함께 전 공연 매진 기록을 세우며 관객들로부터 격찬 받았다.

 

2011, 탄생 10주년 맞아 발레 <인어공주>에는 오케스트라가 합류한다. 지휘자 김훈태가 이끄는 43인조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보다 풍성하고 밀도 있는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비한 바다 풍경, 웅장한 궁전 등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무대연출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무대 역시 화려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바다 속 연상시키는 입체적이고

밀도 있는 디자인,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동감 넘치는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들은 보다 극대화된 판타지를 만날 수 있다.

 

김현웅(국립무용단 주역무용수), 이용정/이동탁/김명규(유니버설발레단)

인어공주가 배출한 내로라하는 발레스타와 인재들이 한 자리에!

 

발레 <인어공주>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그 동안 공주와 왕자로 활약해온 영광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2001년 초연

2003년 왕자 역으로 출연한 ,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현웅은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차세대 스타로

일찍이 주목 받았으며 현재 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김현웅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유난희 역시

유니버설발레단을 거쳐 현재는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2003년 인어공주 역의 한상이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거쳐, 현재는 역시 국립발레단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4년 김현웅에 이어 왕자로 주목 받았던 이현준은 현재

유니버설발레단 주역무용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8년 주역 윤전일과 한서혜는 각각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2009년 당시 17세의 나이로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주역을 맡으며 발레계의 최대

유망주로 주목을 받은 김기민유니버설발레단의<호두까기인형>의 주역으로 발탁된 이동탁, 이용정 역시 2010년 왕자,

인어공주 역으로 출연하여 호연을 펼쳤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현웅, 이용정, 이동탁 등 영광의 주역들과 함께 뉴욕아메리칸발레시이터 Ⅱ에서 활동을 마치  2010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을 수상한 박세은과 서울국제무용콩쿠르 1등 상에 빛나는 김민정 그리고 탁월한 신체 조건과

우수한 기량으로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얼굴로 주목 받는 이재우 등이 인어공주와 왕자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박세은과 함께 유니버셜발레단<호두까기인형> 주역으로 출연했던 김명규는 유니버설발레단 입단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발레<인어공주>에서 완벽한 마법의 문어 역으로 맹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 개요>

 

u  공연명: 10주년 기념, 발레 인어공주

u  일시: 2011 1 21() 8pm/ 1 22(), 23 () 3:00 / 7:30pm

u  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u  공연시간: 70

u  주최: 김선희발레단

u  관람연령: 4 이상 (48개월 이상)

u  티켓가격: VIP 7만원, R 5만원, S 35천원, A 2만원

 예매처: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1544-1555

티켓링크 www.ticketlink.co.kr 1588-7890

옥션 ticket.auction.co.kr 1566-1369

    예술의전당 www.sacticket.co.kr 02)580-1300

u  안내 문의

 김선희발레단: 02-3216-1185  / http://balletmermaid.com/

장애인(1~3) 국가유공자 동반1인까지 50%, 장애인(4~6) 본인만 50%

(티켓수령시 증빙카드 제시)

3 가족 이상 30% 할인

단체 20 이상 25% 이상

 

 * 캐스팅 일정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인어공주

왕자

마법의 문어

마법의 인어

용왕

1/21()

8pm

박세은

김현웅

김명규

오누리

이재우

1/22()

3pm

이용정

이동탁

한성우

원진호

김태석

1/22()

7:30pm

박세은

김현웅

김명규

심현희

이재우

1/23()

3pm

김민정

김현웅

김명규

양채은

이승환

1/23()

7:30pm

이은원

이재우

한성우

오누리

변성완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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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아주 어렸을 적, 라디오 드라마와 이미자의 구성진 노래로 상상속에 각인되어 있는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전설. 9월초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 시작될 때부터 일찌감치 감상 메뉴로 골라놨지만, 올해

서울무용제 폐막 축하공연에서 <왕자호동>의 파드되 연기를 하이라이트로 보고나선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굳어졌다.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나누어 생각하기 힘든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이야기를 왜 <왕자호동>이라 이름 붙였을까 등등,

저렴한 잡념을 떠올리며 공연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제법 쌀쌀한 금요일 저녁, 해오름극장의 앞마당이 승용차로 꽉 들어찰

정도로 성황이다. 올해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폐막작으로 오를 만큼 어느 틈에 대중에게 그 존재감이 높아져 있는 모양이다.

 

국립극장 특유의 음산한(?) 타종 소리가 공연 시작을 알린다. 공수부대처럼 밧줄타고 공중 침투하는 장면이 뜬금없긴 하지만

의외의 설정인데다가 북의 연타로 박진감을 발산하며 초입부터 관객의 집중을 이끈다. 호동의 심복으로 보이는 호위무사들의

짜임새있는 안무가 인상적이다. 원비 부인의 호동에 대한 심리는 간결하게 처리되어선지 잘 파악되지는 않았으나
낙랑 공주를 연모한 필대 장군의 고독에 대해서는 나름 느낌이 전해져와 안타까움을 갖게 된다.

  

1막은 호동과 낙랑이 서로 인연을 맺는 과정과 그 속에서 필대 장군의 소외를 보여준다. 그리고 발레의 꽃, 환상적인 파드되와

솔로 연기를 선물하는데...  전막에 걸쳐 전통적인 발레의 움직임과 우아한 포즈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무용수가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도 멋지긴 하지만 이대로는 얼마 가질 못하는 법. 이내 질려버리거나 감흥이 무뎌지는 것은 우리의 의식이란

것이 끊임없이 흐르기 때문이리라. 움직임과 멈춤의 무한한 조합으로 미적 표현을 추구하는 무용은 이성보다 감성이 앞장서는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에 대중적, 예술적이라는 구분이 있을 뿐 늘 생활주변에 함께하고 있다.

  

오페라인듯한 느낌의 도입부에서 병사들의 웅장한 군무가 솟아나고 장면 전환시 간주곡처럼 등장하는 흰사슴과 원앙분장의

무용수가 간극을 메꾸며 자연스러움을 살린다. 전반적으로 발레 특유의 움직임이 주도적이지만 시대의 반영이랄까 역시

모던한 움직임을 믹스하고 있다. 발레와 현대무용이 상호 필요한 영역을 참조/보완하여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면서 서로에게

이롭게 작용하고 있음을 이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의상도 개량한복처럼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데 아무리 고증에 충실했다해도

제작 환경이 현대인 터에 어찌 시대성의 반영을 피할 수 있을까 싶다.

 
조직력있게 역동성을 보이는 호위무사들의 움직임이 탄탄하기 때문일까 호동의 카리스마가 더 살아난다. 남녀가 짝을 맞추는

군무에선 실수하지 않으려는 무용수들의 긴장감이 전해져온다. 이런 생생한 느낌은 현장 예술에서만 맛볼수 있는 특징의 하나다.

1막 막판에는 여흥 모드. 출연자가 둘러선 가운데 모듬 발레 보여주듯 여러 조합으로 발레의 성찬을 펼치며 흥겨움을 드높인다.

나 자신도 눈앞에 펼쳐지는 연회에 끼어들어 함께 구경하는 듯한 느낌에 빠지는데...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점프를 보고 있자니

취재차 낮에 다녀 온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시원한 점프가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연기가 진행되면서 여자무용수들의 '기러기의 비상'(모양이 비슷해서 내맘대로 붙인 이름이다)이 언제 나오려나 했다. 기대대로

낙랑 공주의 몸종(아니면 궁녀)인 듯한 무용수들이 다리를 수평으로 뻗으면서 일제히 도약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는 무대에선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사진으로 옮겨 놓을 경우 장관이 따로 없다.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다. 

    
운좋게도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발레콩쿠르 취재시 양해하에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전문 찍사 아님). 순간순간

포즈의 미학이 최고로 드러나는 것이 발레 아니던가. 공연장을 찾을 경우엔 짧은 순간 지나가는 모습을 눈에 담기에 여념이

없지만, 정지 이미지로 남녀무용수의 모습을 하나하나 살펴보게 되면 연신 탄성을 금할 수 없게 된다.  공연예술 중 무용을 특히

좋아하는 이들은 필경 이런 면에 매혹됐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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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훤칠한 키의 호동(김현웅)은 왕자다운 아우라를 풍기며 높은 도약과 회전 연기를 연달아 펼쳐보인다.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답게 파워풀하면서도 안정된 연기로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 하는데...  잠시후 낙랑 공주(김주원)와의 사랑을 부드러운

호흡으로 표현하는 파드되에 접어든다. 발레리나의 세련된 라인, 우아한 모션의 갤러리가 열린다. 작품의 하이라이트이자

절정의 감동을 이루는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숨죽이며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절대 감성의 순간... 인간이 듀엣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움직임 중에서 우아미의 극치는 발레의 파드되가 아닐까 감히 말해본다. 손끝 발끝 움직임 하나마다 예사스럽지 않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조화는 신비감을 더욱 강화시켜 준다.
   
2막 첫 장면인 베드신. 연기자에게 부담일 수도 있는 이 경우는 어떻게 하려나. 장면이 장면인지라 관능적인 면을 수용하고

있지만 결코 우아한 움직임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장면에 이어 호동이 고구려로 불려가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되는 처리는

다소 성급해 보인다. 두 남녀가 사랑을 가꾸는 정경을 좀 더 묘사하면서 한 템포 늦게 소환 과정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싶다.

한편, 낙랑 공주에 의해 찟긴 자명고가 묘하게도 고통을 호소하는 듯한 눈 모양이었던게 우연인지 연출인지 모르겠으나

꽤나 절묘했다.

 

한국적 소재라선지 금방이라도 대사가 튀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은 나만 받은 걸까. 대사가 있다면 청각으로 느끼게 되지만

무용은 이미지를 소화하며 스토리를 상상해야 하므로 관객의 적극성을 수반하는 예술장르이다. 최근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져서 예외적인 작품도 등장하긴 하지만, 무용은 기본적으로 대사가 없기 때문에 무용수들의 표현력은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따라서 이들을 지휘하는 안무가는 상상의 첨단을 달리지 않으면 안된다. 

      

낙랑 공주를 연모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는 필대 장군에게 왠지 연민이 느껴진다. 그에게 호동은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격이니 말이다. 그의 고독이 드러나도록 솔로 연기를 넣었다면 스토리가 좀 더 선명해지지  않았을까...  필대 장군의

명복을 빈다.
    
호동의 자결로 바로 엔딩에 들어가는 마무리는 다소 아쉽다. 설화라는게 어차피 상상의 산물인 바에야 현 시대의 상상을 조금

덧붙인다고 흠이 될까. 천상에서 다시 조우한 듯, 아니면 지난 날을 회상하듯 두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잔잔하게 그리면서

페이드아웃 시켰으면 좀 더 인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데 필자의 욕심인가. 설화 그대로의 결말을 지켜본 채 공연장을 나와

돌아가는 발길이 묵직하다. 사랑의 끝이 비극적인건 강렬한 인상를 남겨주긴 해도 현실을 근근히 버티는 허약한 방문자에겐

일종의 스트레스다.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며 발레 공연을 받쳐주는 것은 이 분야의 전통이기도 하지만 현장감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런데 하이라이트인 듀엣 연기에서 당연히 진한 감흥에 젖어들만한 상황이었는데도 완전히 몰입되지 않아 왠일인가 했다.

솔로 연기나 듀엣 연기같이 극 중의 정감을 한껏 드러내는 움직임에선 음악과의 하모니가 매우 중요하다. 서사적인 분위기의

웅장하고 긴장감을 살리는 연주는 이견 없이 훌륭했지만  주요 인물들이 감성을 드러내는 부분에서는 2%가 아쉬웠다.

이런 장면에선 서정의 극단을 터치하는 음악이 흘러줘야 감동의 깊이가 더해지는 법이다. 즉, 큰 감명은 무용수의 연기와

음악과의 극적인 통합속에서 촉발되는 법이지만, <왕자호동>의 경우 중요한 몇 장면에서 이런 일체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고 음향도 건조한 편이어서 객석쪽에 교감을 일구기에 미흡했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현장감을 살리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지만 음향 효과는 생각 외로 높지 않다. 무대 아래의 반쯤 막힌

공간에서 연주해야하는 것부터가 음향에 불리하며 공간 제약상 대규모 편성을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은 오디오 설비가

좋은 편이므로 차라리 대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잘 녹음해서 활용하는 것이 발레의 본맛을 드러내기에 알맞을 수 있고
자주 무대에 올리기에도 유리하다. 어차피 오케스트라는 공연내내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생음악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털어대면 먼지 나지 않는 옷 없듯이 굳이 언급하는 개선점은 관심의 소산이다. 아무튼 창작발레의 어려움을 딛고 무대에 오른

<왕자호동>은 관객으로부터 많은 호평을 얻고 있다. 세기의 명작이라는 영예를 단기간에 얻을 수야 없겠지만, 대부분의

요소에서 국산화를 이룬 이 작품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장르와 수단의 융/병합으로 버젼업을 거듭하며 사랑받는 레퍼토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은은한 음악속에 꿈을 꾸듯 펼쳐지는 발레의 정경은 볼수록 사랑스럽다. 세월이 갈수록 이루지 못한 환상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꼬마 시절, 이불 속에서 라디오 소리에 귀 기울이던 설화를 남산 자락에서 발레로 재음미하게 될

줄이야.

 

감성이 무르익는 가을엔 무용계 '아이돌'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TV전원만 켜면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유명인과 달리,

나름의 신비감을 머금은 채 자기 몸 하나를 소통의 수단으로 삼으며  연기에 매진하는 무용수야말로 필자같은 기호층에겐

'아이돌'이자 '보석'같은 존재들이다.

 

작금의 우리나라가 경제력 13위의 강국이니 뭐니 하지만 OECD국가 중 1위의 자살율로 나타나듯이 대중의 삶속엔 찬바람이

가득하다. 재단법인으로 독립하면서 슬기로운 경영으로 내실을 키우며 대중에게 한결 가까워진 국립발레단. 그 이미지만큼이나

아름다운 생명의 움직임으로 삶의 가치를 북돋는데 힘써주시길.  눈을 조금만 돌리면 이렇듯 인간의 경이로운 측면을 '몸'소

알려주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끝)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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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 . . . . 2010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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