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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백투더픽쳐 <화선, 김홍도>의 그림 여행

컬처 2011.07.08 03:55 Posted by 아이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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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은 세상, 세상같은 그림
내 인생도 하나의 그림처럼 기억될 수 있을까

 


[아이스뉴스(ICENEWS)=최진목 기자] 물질만 넘쳐날 뿐 삶의 질은 거지같은 세상에서 우리다운 삶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 이들, 혹은 거쳐온 역정이 만만치 않아 추억이 소홀치 않은 사람들은 이 공연을 좋아할 것이

틀림없다.
 
연극이나 무용, 발레 등 웬만한 공연엔 만족스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심지어 졸기까지 하는 동료가 이 공연

초반부터 리액션을 보이더니 완전히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개인적인 취향이 맞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내 입장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잠시 먼 기억속에 있던 향수의 순간들을 앨범 뒤적거리며

반추하듯 떠돌다 온 느낌을 받으니 말이다. 
  

<화선, 김홍도>는 김홍도가 그림으로 이미지화했던 18세기 조선을 무대위의 살아있는 움직임과 소리로

재구성했다. 그림마다 실생활속의 해학이 깃든 그의 대표작 몇점을 리플레이하듯 입체적으로 옮겨

짧은 단막극처럼 이어가는 부분이 하이라이트이다.

 
여기에서는 갤러리에서 그림 바라보며 옆으로 발걸음 옮기듯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나 작품 전체가 풍류와

운치의 경쾌함만으로 흐르지는 않으며 군데군데 짠한 느낌이 피어 오르기도 한다. 

 

막이 오르면서 공연을 이끄는 두 주인공, 김동지와 손수재가 벌이는 구운몽같은 이야기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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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지는 손수재에게 빌려간 단원의 그림들을 돌려 달라고 편지를 쓴다. 시간이 흘러도 손수재가

그림을 보내지 않자 김동지는 다급해져서 직접 손수재를 찾아간다. 김동지가 혼자 사는 노총각

손수재 집에 도착해 보니, 손수재는 간 곳이 없고 방 안에 단원의 ‘추성부도’ 한 폭만 덩그러니

펼쳐져 있다. 어디선가 김동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김동지는 그 소리를 따라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그림 속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김홍도가 그려놓은 사람들)에게서, 김홍도가

어딘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리저리 그림 속을 해매며 김홍도를 찾지만 잡힐 듯

말 듯 김홍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노상에서 두 사람은 나뭇가지를 들고 길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어린아이(김홍도)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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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선, 김홍도>는 첨단 기술과 무대 설비를 잘 활용한 표현의 확장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투입된 스태프와 출연진의 질+양의 측면에서 볼 때 '창의적' 접근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이 작품처럼 국립극장의 최대역량을 동원힌 대작이라면 서프라이즈까지는 아니라도 절로 긍정의

끄덕거림을 할만한 무엇을 기대하는 건 자연스런 일이다.

 

안무면에서는 군무 위주로 보여주기 때문인지 한국무용의 섬세한 맛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화선이 갈구했을 만한 소재를 찾아, 솔로 혹은 듀엣으로 애잔하게 무용 표현을 했더라면 좀더 운치를

더하지 않았을까 싶다.
 
국가브랜드 공연의 위상을 지향하는 작품이므로 한마디 더 남기자.
대다수 한국인은 성장과정에서 역사와 미술 교육을 통해 김홍도를 알고 있다. 반면 김홍도에 대해

사전지식이 전혀없는 외국인이 우리처럼 공감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이 때문에 (어느 예술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표현' 능력이 중요해진다.

 
글로벌 무대를 겨냥한 작품이라면 한국적인 것을 '탁월'하게 표현해야 하고 '디테일'에 소홀해선 안된다.

'탁월'은 구축절차로써, 무대위에 선 출연자가 감당해야 한다. 노래,무용,대사,연기 모두 고된 연마의

과정을 통해 차원과 격이 달라진다. '디테일'은 스태프의 몫이다. 안무,작곡,대본,연출 등 설계절차는

철저하게 계획되고 의도된 설정하에 추진되어야 한다. 구축하면서 설계변경이 잦다면 이는 선행작업

미흡에 대한 신호에 다름아니다.

 

출연진은 간담회에서, 관객이 이 작품에서 큰 의미를 찾기보단 편안하게 그림 한폭 보듯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예술인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삶의 건강한 에너지를 주는

일인 바, 공연인이 무대위에서 자기 존재감을 느끼는 것처럼 김홍도의 경우도 필경 그림 앞에서
그러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공연의 분위기를 화선의 갤러리를 구경하면서
한바퀴 돌고 나오는 풍으로 잡은 것은 관객에게 그시절 김홍도가 가졌을 느낌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고려했다는 뜻이 된다.

 
작품 주인이 김홍도인 이상, 그림으로 돌아가자. 공연 초점은 백투더'픽쳐'이다.
화폭을 옮겨 놓은 아름다운 무대는 또 다른 미학을 추구한 흔적이다. 리허설 공연을 담은 이미지를

열어 찬찬히 다시보니 화선의 새로운 풍속화가 되어 있다.
  
서민들이 우리의 진짜 얼굴이고 우리의 DNA라는 생각에 그네들을 꺼내보고자 했다는 연출자 말대로,

김홍도가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던 그 시절 우리의 정체성은 21세기 문명의 힘을 빌어 무대위에

새로운 풍속화로 살아나 배경그림과 살갑게 마주하고 있었다.

 



아이스뉴스=최진목 기자(realtree99@hanmail.net)  [Copyright ICE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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