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하는 심석희 사진:함영산]

 

지난 주말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쇼트트랙 6 월드컵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은 금메달 1, 은메달 2, 동메달 2개라는 매우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시리즈를 마쳤다. 지난 6차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현재 세계 쇼트트랙 판도를 짚어본다.

 

심석희, 최민정의 쌍두마차. 중국과 막상막하

지난 시즌 월드컵 랭킹 1, 2위는 심석희와 김아랑, 3위는 중국의 조우양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심석희가 1위를 고수하고 김아랑과 제2의 심석희로 불리는 최민정이 2, 3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아랑이 지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의 부진에서 회복하지 못한 사이 성인 무대 적응을 마친 최민정이 3, 4차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반면, 1, 2차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던 심석희는 시리즈 중반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부진, 급기야는 4차 대회를 중도 포기하기까지 했다. 다행히도 시리즈 종반 회복세를 보인 심석희가 종합 랭킹 1위를 차지하고, 6차 대회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최민정이 랭킹 2위에 올랐다. 종목별로는 심석희가 1000m 1, 최민정이 1500m 1위에 올랐고, 전지수는 취약 종목 500m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따내는 등 선전하여 판커신에 이어 500m 2, 종합 5위에 랭크됐다. 김아랑도 5차 대호 1000m에서 한 차례 우승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중국은 왕멍의 후계자로 꼽히는 판커신이 6번 출전한 500m에서 한 차례 빼고 모두 우승하며 500m 1, 종합 3위에 올랐고, 신예 한유통이 컨디션 난조에 빠졌던 심석희를 수 차례 제치고 우승하며 1500m 3, 종합 6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계주에서도 두 팀은 치열하게 경쟁하였는데 심석희와 최민정이 맹활약했던 대한민국이 1, 2, 3차 대회를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적수가 없어 보였으나 심석희가 불참한 4차 대회에서 이번 시즌 들어 처음 대한민국을 이긴 중국은 6차 대회에서도 대한민국을 제치고 우승하며 2천 점 차이로 랭킹 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여자대표팀으로서는 준결승에서 실격당한 5차 대회와 동계 유니버시아드 출전으로 김아랑이 빠진 6차 대회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중국, 헝가리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는 남자 대표팀. 사진: 함영산]

 

신다운의 절치부심. 러시아의 대두

빅토르 안이 2관왕을 차지했던 1차 대회까지만 해도 남자부는 지난 해 올림픽 3관왕과 세계선수권 6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빅토르의 독주가 예상됐다. 하지만 빅토르 안이 부상으로 3, 4차 시리즈에 불참하고 새로이 구성된 대한민국 남자 대표팀의 선전이 계속되며 다시금 대한민국 남자대표팀이 세계 최강의 위엄을 되찾는 듯 보였다. 그 중심엔 이빨을 깨먹으면서까지 연습에 매진했던 2013 세계선수권자 신다운이 있었다. 신다운은 1500m에서 4, 1000m에서 2번 우승하며 1500m와 종합 1위에 올라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세멘 엘리스트라토프와 드미트리 미그노프가 나란히 1000m500m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종합 2, 3위에 올라 러시아의 강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빅토르 안은 1000m에서 금메달 1, 은메달 1개를 따내며 1000m 랭킹 5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2012 세계선수권자인 곽윤기는 500m에서 금메달 하나, 동메달 두 개를 따며 500m 랭킹 3위에 올랐고, 이정수는 1500m에서 금 하나, 동 하나를 따 부활 조짐을 보였다. 중고신인 서이라도 1000m500m에서 한 차례씩 깜짝 우승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박세영도 1500m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 동메달 1개를 따내 1500m 시즌 랭킹 4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이 1500m, 러시아가 500m를 양분한 상태에서 1000m를 두고서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기존 강자인 캐나다와 중국뿐만 아니라 새로이 떠오르는 유럽의 네덜란드와 헝가리도 언제든지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계주의 경우엔 네덜란드와 대한민국이 2회씩 우승하여 나란히 1, 2위에 올랐고, 중국과 러시아가 1회씩 우승하며 3위와 5위에 올랐는데, 2회 준우승하며 랭킹 4위에 오른 헝가리의 약진이 눈에 띈다. 그에 반해 에이스 찰스 해믈린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전통의 라이벌 캐나다는 한 차례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한 채 6위에 처졌다.

 

세계선수권을 위해

월드컵 5차 대회까지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던 대한민국 남녀 대표팀은 6차 대회에서 매우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형편없는 빙질과 부상 후유증, 유니버시아드 출전 선수들의 공백 등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만은 없는 법, 귀국 후 잘 회복하고 세계선수권을 대비해야 한다. 이번 대회가 벌어졌던 터키 이즈미르와 시차가 비슷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계선수권이 벌어지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특히 홈 이점을 업고 나올 러시아와 유럽 선수들을 잘 연구하여 세밀한 작전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 달 남은 기간 준비가 올 한 해 농사를 결정하니 유종의 미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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