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대한민국 남녀 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여자 대표팀이 심석희의 3관왕 등극과 계주에서의 막판 대역전 우승으로 다가오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높인 반면, 남자 대표팀은 노진규가 1,500m에서 금메달 하나를 따내는 데 그쳐 시즌 개막 전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했다.


심석희의 3관왕, 계주 대역전

여자대표팀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28일 거행된 1,500m 결승에서 심석희와 김아랑이 사이좋게 1, 2위를 차지하고 박승희가 500m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은 1,000m 결승전에서도 두 선수가 전날 레이스를 재현하며 1,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어 진행된 3,000m 계주 릴레이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가 마지막 바퀴에서 왕멍을 추월하며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숙적 중국의 왕멍에게 승리

더욱이 고무적인 것은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3관왕, 2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 여자 대표팀을 노골드에 그치게 했던 왕멍과 조우양과 대한민국의 신예 심석희, 김아랑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친 1,000m 준결승에서 대한민국의 젊은 피가 올림픽 챔피언들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는 점이다. 또 심석희는 여자 계주 결승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나서 왕멍을 이기면서 2연승을 이끌었다. 시즌 초이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난 올림픽에서 고배를 안긴 숙적과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는 점에서 올림픽에서의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시작이며 왕멍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취약종목인 500m에 나선 박승희도 왕멍이 준결승에서 넘어지는 사이 은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에서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노진규의 1,500m 금메달 외엔 부진했던 남자팀

이에 반해 남자팀은 개인전에서 노진규 외엔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계주도 은메달을 획득했다. 28일 벌어진 1,500m 결승에서 노진규는 캐나다의 찰스 헤믈린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간발의 차이로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2-2013 세계선수권자 신다운은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6위에 그쳤다. 취약 종목 500m에서는 이호석이 4위를 차지했고, 기대를 모았던 박세영은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29일 벌어진 1,000m 준결승에서 대한민국 남자대표팀은 신다운, 이한빈, 박세영이 한 조에서 뛰면서 레이스 완급 조절에 실패, 이한빈 한 사람만이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한빈은 이번 대회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준 찰스 헤믈린을 끝내 제치지 못하고 오히려 네덜란드의 케르스톨드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위에 그쳤다.

이어 벌어진 남자 계주에서도 대표팀은 미국, 캐나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다 막판 미국에게 밀리며 2위를 차지했다.


찰스 헤믈린의 강세, 빅토르 안의 분전

이번 1차 대회 남자부의 판도를 보면 찰스 헤믈린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500m의 세계 최강자였지만 1,000m와 1,500m에선 체력적인 열세를 드러내며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던 찰스 헤믈린은 체력 보강에 성공하여 중장거리 레이스 마지막까지도 스피드를 떨어뜨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빅토르 안 또한 개인전에서는 1,500m 동메달 하나에 그쳤지만 러시아의 계주 마지막 주자로 나서 러시아 계주팀의 순위를 번번이 끌어올려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했음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 대표팀은 올림픽 개인전 출전이 확정된 신다운, 이한빈, 박세영이 부진한 가운데 올림픽 계주 출전이 예정된 노진규만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이한빈이 동메달을 하나 땄을 뿐이다. 올림픽 개인전 출전 선수들의 국제대회 경험 부족을 지적하던 시즌 전의 우려가 첫 대회부터 현실화된 셈이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이 이렇게 1차 월드컵 대회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2차 월드컵 대회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고 SBS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홈에서 치러지는 모의고사에서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 동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목동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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