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의 최종병기 그녀, 심석희!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1994년 릴리하메르 동계 올림픽 이후 4연패를 해온 여자 계주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한 것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메달밭인 1,500m와 1,000m에서 모두 중국에 금메달을 내주는 참패를 한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확실한 원인은 전이경-고기현-진선유로 이어지는 에이스 라인의 후계자를 발굴하는 데 실패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양양A의 후계자이자 세계 최강자인 왕멍이 3관왕에 오르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었다 하더라도 조우양에게 1,500m 금메달을 내준 것은 치욕스러운 결과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14 소치 올림픽에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심석희라는 새로운 에이스를 내세워 설욕에 나선다.

 

센세이셔널한 성인 무대 데뷔! 아쉬웠던 세계 선수권

강릉 출신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히던 심석희는 오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국내 중등부 무대를 휩쓸었고, 2012 동계 유스 올림픽 2관왕을 시작으로 2012 주니어 세계 선수권에서도 4관왕을 차지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2012 국가대표 선발전, 심석희는 쟁쟁한 선배들을 모두 제치고 종합 1위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시행된 이래로 가장 압도적이고 충격적인 종합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석희의 성인 무대 데뷔는 센세이셔널했다. 게다가 27년 종합종별선수권 역사상 첫 중학생 종합우승자였기에 그 충격의 강도는 더 컸다.

그렇게 국가대표가 된 심석희의 첫 국제 대회 시즌 성적도 눈부셨다. 데뷔 대회였던 캐나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000m와 1,500m, 3,000m 계주 3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독일 6차 대회도 2관왕에 올랐고, 특히 1,500m는 6개 대회를 모두 연속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징계 후 국제 무대에 복귀한 왕멍과의 한판 대결이 기대될 만도 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고 더티 플레이까지 장착한 왕멍을 심석희가 대적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했다. 두 선수가 처음 만난 2차 대회 1,000m 예선에서 심석희는 왕멍의 견제에 말려 실격을 당했고 500m에서도 계속 열세를 보였다. 한 시즌의 성적을 마무리하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왕멍이 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반해 심석희는 대표팀 선배 박승희에조차 밀려 종합 3위에 그쳤다. 내심 개인 종합 우승으로 올림픽 직행 티켓을 획득하길 바랐던 심석희로서는 경험부족을 드러낸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다시금 오른 국내 무대 정상, 이제는 올림픽이다!

세계선수권에서의 아쉬운 결과를 뒤로 하고 심기일전하여 2013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 심석희는 첫날 주종목인 1,500m에서 4위에 그치는 의외의 부진을 보였지만 이후 남은 종목을 모두 우승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으로 종합 1위가 됐다. 그리고 다시 ‘타도 왕멍’의 선봉에 서서 올림픽 무대 정상에 오를 날을 꿈꾸고 있다.

사실 심석희는 성적뿐 아니라 신체 조건부터가 이채롭다. 전이경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선수들이 튼튼한 하체와 우람한 체격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막판 대역전을 거두고 세계 정상에 군림해 온 것에 반해 심석희는 174cm에 달하는 큰 키와 긴 다리를 무기로 세계 정상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남자 선수 못지않은 신체조건 덕에 500m부터 3000m까지 고른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약점도 있다. 이것이 신만이 점지한다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데에 이롭게 작용할지 불리하게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어찌됐든 다가오는 2014년 소치 올림픽뿐만 아니라 5년 후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겨냥해서도 심석희는 국가적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보물이다. 저 멀리 캐나다 전지훈련장에서 자신의 약점인 순발력 보완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그녀에게 응원의 말 한마디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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