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화제와 깜짝 놀랄 결과를 낳은 2013 KB금융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챔피언십 겸 2013-2014 국가대표 선발전이 막을 내렸다. 남녀 총 11명의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한 이번 대회에서는 이한빈과 심석희가 남녀 종합 1위를 차지하며 상금 오백만 원과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심석희야 작년 선발전부터 1위에 오르면서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으로 계속 주목을 받았지만 남자부 1위를 차지한 이한빈은 골수 쇼트트랙 팬이 아니면 생소한 선수다. 선수 생활 자체보다는 오히려 같은 국가대표 선수인 박승희의 남자친구여서 화제에 오를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던 이한빈이었지만 이번 선발전 1위에 오름으로써 이제는 당당한 국가대표 선수로 자리매김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케이트 끈이 떨어졌어도 1등을 했다!

소치행 티켓이 걸린 선발전 둘째 날, 아이스링크에서 워밍업을 하고 라커룸으로 들어온 이한빈의 얼굴엔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워밍업 도중에 스케이트 구두의 끈이 끊어진 것이다. 스케이트를 단단히 발에 묶어주는 끈이 끊어졌으니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둔 이한빈으로선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곽윤기의 재활을 돕기 위해 서울시청 팀 트레이너로 합류한 엄성흠 ABC스포 부원장이 기지를 발휘했다. 부상 선수 테이핑에 쓰는 테이프로 스케이트를 감아 고정시킨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임시처방을 한 스케이트틀 신고 선발전 둘째 날 경기를 뛴 이한빈이 그날 치룬 두 종목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한빈의 빙상 인생을 압축해 보여준 듯한 이날 에피소드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신다운, 엄성흠 트레이너와 함께 사진을 찍은 이한빈. 엄성흠 트레이너에게 한 턱 단단히 사야 하지 않을까?


소심한 성격을 고치려고 시작한 쇼트트랙, 고난의 연속

어릴 적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이한빈은 부모님의 권유로 스케이트를 시작했고, 질주의 속도감이 좋아서 쇼트트랙을 선택했다. 이후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8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종합 3위를 하는 등 전성기를 펼쳐나가려고 했으나 전국체전에서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4년간 슬럼프란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

하지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이한빈은 결코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재활에 힘쓰면서 대표팀 승선을 노렸다. 그리고 대학 졸업 후 입단할 예정이었던 성남시청 팀에서 훈련하며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켜 갔는데, 그만 성남시청팀이 해체되면서 오갈 데 없는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직전에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의 부진까지 겹쳐서 커다란 충격을 받은 이한빈은 3주간 두문불출할 정도로 좌절했다. 이에 그의 부친은 군입대를 권했고 이한빈도 군입대를 준비하려고 했다. 이때, 그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서울시청에서 입단 제의를 했고, 한 달간의 고민 끝에 이한빈은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오르며 월드컵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한 이한빈은 지난 시즌 동안 국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경험을 쌓았고, 그를 바탕으로 이번 선발전에서 마침내 개인종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미소가 해맑은 남자 이한빈

고진감래, 여자친구와 꿈에 그리던 소치행! 내친 김에 평창까지!

잘 알려진 대로 이한빈의 여자친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승희다. 공개 연애라서 부담스러운 점도 많지만 선수 생활 하는 데 서로 의지가 되고 연애하느라고 실력이 떨어졌다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한다. 늦깎이 선수인 만큼 나이를 먹을수록 실력이 더 좋아지고 있다는 그는 모든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면서 소치는 물론이고 평창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친한 후배들과 ‘이한빈 라인’까지 만들 정도로 인망이 두터운 이한빈. 그는 쇼트트랙 올림픽 대표팀의 맏형이자 에이스로 소치의 빙판을 그 누구보다도 빠른 속도로 누빌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연인과 ‘금빛 커플’로 당당히 시상대 위에 서 축하를 받을 것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