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회장배 랭킹대회 이후 피겨 국가대표 10명 중 2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새로운 국가대표의 주인공이 된 선수는 최휘(14.과천중2)와 변지현(13. 연광초6)이었다. 변지현은 현 국가대표 막내로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유망주다. 최다빈, 윤선민, 김규은 등과 함께 경쟁하면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꿈나무요정’ 변지현을 만나봤다.

 

 

첫 국가대표 발탁!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변지현은 지난해 12월 말 최휘와 함께 태릉 빙상장에 들어와 본격적인 국가대표 훈련을 시작했다. 아직 태릉 링크가 낯설지만 변지현은 추운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훈련하는 것보다 즐겁다며 밝게 웃었다.

 

“태릉이 좀 더 따뜻해서 좋아요. 잘 타는 언니들하고 같이 다니니 더 즐겁고요.”

 

회장배 랭킹대회 당시 국가대표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변지현은 이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기뻤다고 얘기했다.

“랭킹전 끝나고 위에서 언니들이 구경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점수 계산을 하고 계셨어요. 그리고 절 부르셨는데 국가대표 됐다고 좋아하셨어요. 그 때가 제일 기뻤어요. 상상도 못했는데 (웃음)”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른다는 건 본인에겐 꿈같은 일이었다. 이번시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변지현에게 국가대표 발탁 소식은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특히 맏언니 김연아(22.고려대)와 함께 타는 건 변지현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다. 변지현은 김연아의 스케이팅을 보고 항상 부럽다며 연아 언니처럼 발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국가대표 자리는 변지현에게 더 큰 꿈을 꾸게 만들어 주었다.

 

 

피겨에 빠지게 한 스핀... ‘꽃의 왈츠’ 스핀으로 재탄생하다

변지현이 스케이트 화를 신은 건 7살 때 목동아이스링크에서의 피겨강습을 보고부터였다. 은반 위를 수놓은 아름다웠던 스핀이 우연히 변지현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그때부터 피겨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10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훈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학교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던 평범한 소녀에서 운동선수로 전향하기까지 부모로서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다고 어머니 고경숙씨는 털어놨다.

 

“지현이가 선수반에 넣어달라고 졸랐는데 힘들까 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  잠자리에 누웠는데 천장에 피겨의 스핀모습이 보인다고까지 하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이렇게 조르는데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걸 못하게 하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공부 대신 운동을 택했죠. 지현이가 공부를 놓기엔 참 아까운 아이였어요. 하지만 피겨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굉장히 즐거워했고 항상 좋아했어요. 그게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고, 또 연아 선수가 한참 급성장하던 시기여서인지 연아 언니에 대한 모티브도 있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올해 벌써 중학교 1학년이 된 변지현은 4년 사이에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가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번 시즌 변지현의 프로그램 중 프리스케이팅 곡인 ‘꽃의 왈츠’는 이런 자신이 마음을 모두 담아낸 깜찍한 프로그램이다.

“지현이가 프로그램 콘셉트를 정할 때 요정을 하고 싶다고 얘길 했어요. 안무가 선생님이 봄의 소식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는데, 요정이 모든 걸 깨워주는 것처럼 그리는 걸로 해서 프로그램이 탄생했죠.”

 

하지만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고 어머니가 얘기했다.

“처음엔 어떻게 포인트를 잡아야 할지 굉장히 힘들했어요. 그래서 울기도 했죠. 음악과 안무가 잘 조화가 돼야 하는데,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결과가 나오다 보니 힘들어했어요. 그렇게 연습한 끝에 꿈나무(대회) 때 처음 공개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결과적으론 성공했네요.”

 

많은 노력 끝에 탄생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시작 부분이다. 보통의 프로그램이 점프로 시작하는 반면, 변지현의 프로그램은 빠른 속도를 겸비한 레이백 스핀으로 시작한다. 자신이 피겨에서 처음보고 매력을 느꼈던 그 스핀 기술을 6년이 지난 뒤, 레이백 스핀으로 자신만의 ‘꽃의 왈츠’를 완벽히 표현해내 아름답게 재탄생했다.

 

 

트리플러츠 정복! 중학교 2학년까지 트리플 5종 마스터를!

변지현은 현재 승급심사에서 최고 급수인 8급까지 붙었다. 2년 전 더블악셀 점프를 성공한 뒤, 트리플 점프를 꾸준히 연습해오고 있는 변지현은 현재 실전에서 트리플토룹, 루프, 살코 점프를 위주로 구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동계체전에선 고난이도의 트리플러츠 점프를 프리스케이팅에서 처음으로 뛰었다. 비록 넘어졌지만,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체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어요. 코치선생님께서 러츠를 넣고 싶으면 시도하자고 하셨는데 도전하고 싶었어요.”

 

비록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러츠 점프를 시도했고 프로그램 끝까지 실수 없는 연기를 한 것이 더욱 값졌다고 어머니는 얘기했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을 익히는 것을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얘기했다.

 

“지현이가 아직은 어려서 해야 할 게 많다 보니 정신없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점프는 코치님은 한 점프가 완벽히 되지 않으면, 그 다음 점프로 아예 넘어가질 않으시거든요. 점프나 다른 기술들 모두 완벽하게 성공하기 위해서 보다 깨끗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론 중학교 2학년(내년) 때까지 깔끔하게 완성했으면 좋겠네요.(웃음)”

 

 


동갑내기와의 경쟁! 꾸준히 성장해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변지현은 현재 초등부에서 최다빈, 윤선민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탄탄한 기본기와 함께 자신만의 표현력을 갖춰, 또 다른 피겨 유망주들로 떠오르고 있다. 변지현은 트리플 5종을 모두 뛰는 최다빈이 부럽다고 얘기했다.

 

“다빈이가 트리플 점프를 모두 다 뛰니깐 부러워요. 발바닥에 스프링이 달린 거 같아요.(웃음)”

 

같은 선수이자 동시에 서로의 장점을 잘 알기에 이러한 경쟁은 이들을 더욱 더 성장시키고 있다.

 

한편 변지현은 꾸준히 자신의 경기를 모니터링 하는 꼼꼼한 면도 지니고 있다.

“점프는 제가 뛴 걸 아니깐 스핀이나 표현 동작 같은 게 항상 속상해요. 스핀 바퀴수를 못 채우거나 점프도 보면 할 수 있었는데 못 하는 게 아쉬워요.”

 

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이번 시즌이 서서히 마무리되면서, 변지현은 이제 다음 시즌 프로그램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맨날 거의 요정 같은 역할만 했거든요. 이번엔 강렬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특히 탱고를 하고 싶어요.”

 

변지현은 멀리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내다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에 변지현은 만 19세로 여자피겨 선수로는 최전성기인 나이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이자 자신의 최대목표인 올림픽을 겨냥하며, 변지현은 지난해 강릉에서 열린 2011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대회를 직접 관람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툭타미쉐바가 점프를 정말 잘 뛰는거에요. 그리고 표현력도 신기해서,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리지준은 몸이 왜소한데 점프가 높고 비거리가 날아가는 게 남자나 연아 언니 정도는 돼야 가능한 줄 알았는데 보고 놀랐어요. 그래도 평창올림픽에선 꼭 잘해서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피겨계에 입문한 지 6년째인 국가대표 변지현. 그에게 피겨란 대체 무엇일까? 변지현이 생각하는 피겨의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피겨는 그냥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음악을 따라서 가는 느낌 그런 거 같아요. (웃음)”

 

피겨 국가대표의 막내로 주목받고 있는 변지현. 빠른 스피드를 겸비한 깔끔한 점프를 뛰고 부드럽게 스케이팅하는 그는 한국 피겨계를 이끌어갈 새싹이다. 국가대표 변지현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이스뉴스(ICENEWS) 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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