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혈투끝 우승한 종합선수권대회 가장 기억에 남아"

"왜소한 체격 때문에 더 뛰려는 악바리 근성 있어"

“영입 당시 좋은 선수인 것은 알았지만 리그를 지배할 줄은 몰랐다”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첫 해에 역대 최다 골, 최다 포인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주포 마이클 스위프트에 대한 하이원 코칭 스태프의 평가다.

이런 찬사는 제껴두고 단순히 기록지만 보더라도 마이클의 활약은 거대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중국에서 열린 차이나 드래곤과의 경기에서 마이클은 시즌 34골을 기록, 아시아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다 골의 주인공은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이토 마사토시. 이토는 42경기 만에 33골을 넣은 반면 마이클은 25경기 만에 이 기록을 넘어섰다.

그리고 마이클은 남은 11경기에서 10골을 더 넣어 최다골 기록을 44골로 늘렸다. 마이클이 아니라면 당분간 이 기록은 경신이 어려울 듯싶은데 그것만으로는 성이 안 찼는지 엄청난 득점력을 바탕으로 시즌 역대 최다포인트 기록도 세웠다(90포인트).

40-40에 트리플 크라운까지 눈앞에 둔 마이클 스위프트. 코칭 스태프의 평가대로 마이클이 리그를 지배했다고 결론지어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러한 위업에 힘입어 현재 마이클은 가장 유력한 리그 MVP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이에 하이원 구단은 브라이언 영과 함께 마이클과의 장기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이클은 이 엄청난 업적과 성과를 잘 알고 있을까? 그리고 NHL의 직하위리그인 AHL에서 활약하다가 아시아리그로 무대를 옮긴 후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무엇보다 다음 시즌에도 하이원 유니폼을 입고 고양과 춘천, 안양에서 경기를 하고 있을까?

21일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마이클 스위프트를 직접 만나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봤다.

 

 

∎ 마이클 스위프트(캐나다)

포워드, 백넘버 23

1987년 3월 26일생, 176cm 79kg

2003~2008 미시소가 아이스독스(OHL)

2008~2010 알바니 데블스(AHL)


아시아리그 역대 최다골, 최다포인트 기록을 세웠다. 40-40에 트리플크라운까지 유력해 MVP 후보에 가장 가까운데, 느낌은 어떤가?

- 아시아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 나로서도 기쁘고 영광이다. 초반에는 아시아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 뿌듯하다. 하이원 팀 동료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

상대팀을 공격하기 좋은 위치를 점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골을 넣을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상대팀 라인 교체 때 골을 넣는 장면을 여러 번 봤는데.

- 상황을 보면서 상대팀이 라인 교체를 할 때 천천히 움직이다가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는 등 약점을 노리는 플레이를 즐겨 한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것인지 항상 고민하기 때문에 상대팀의 움직임을 눈여겨 관찰하게 된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교체 없이 활약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

- 내가 속한 A라인이 경기에 많이 투입되는 편이지만, 나는 뛰면 뛸수록 집중이 더 잘 되는 스타일이어서 특별히 체력적인 부담은 없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AHL 세 시즌 동안 훨씬 많은 게임수를 소화하기도 했고 평소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빼먹지 않고 있다.

 

작년 10월 15일 아이스벅스와의 경기에서 4골 1도움, 10월 22일 블레이즈와의 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면서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그리고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팀은?

- 좋은 성적을 거둔 리그 경기도 기억에 많이 남지만 안양한라와 대접전을 벌인 종합선수권대회 결승전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당시 오버타임(연장전)에서도 승부가 안 나 슈트아웃(shoot-out, 축구로 치면 승부차기) 상황까지 갔는데 나 혼자 골을 넣어 역전 우승했다. 3시간 연장 혈투 끝에 거둔 승리여서 가장 뜻 깊다.

그리고 리그에서 상대한 6개팀 모두 훌륭했지만,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팀은 오지 이글스였다.

오지는 경기 준비를 철저히 하고 나오기 때문에 6경기 내내 힘들었던 것 같다. 포인트도 오지와의 경기에서 가장 적었다. 오지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소 거칠지만, 배워야 할 점이 많은 팀이라 생각된다.

 

AHL에서는 수염을 기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덥수룩하다. 징크스인가?

- 징크스는 없고, 미신도 믿지 않는다. 경기 전 상대팀에 대한 분석과 집중이 가장 중요하다. AHL에서는 머리를 단정히 하고 수염을 깎는 것이 룰이었다.

하지만 아시아리그는 그러한 면에서 자유분방하므로 지금은 수염을 기르면서 관리한다. 귀찮은 것도 있다(웃음).

 

 

구단에서는 당신에 대해 온화한 성격이지만 경기에 임하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는데.

- 경기 전엔 팀 동료들과 장난치며 놀다가도 경기에 투입되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체격이 다소 왜소하기 때문에 강력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싶다. 체격이 큰 선수일수록 최대한 귀찮게 해서 이기려고 한다.

 

"아시아리그, 선수층 얇지만 매력 있어"

"재계약에 긍정적... 곧 좋은 소식 들릴 것"

 

아시아리그와 북미리그의 수준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 제법 큰 차이가 있다. 아시아리그 링크보다는 AHL 링크가 좀 더 크기 때문에 AHL에서는 스피드를 더 높여야 하고, 경기 중 몸싸움도 일부 허용되기 때문에 긴장도 해야 했다.

이에 반해 아시아리그는 몸싸움이 없는 편이기 때문에 경기에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AHL 선수들과 아시아리그 선수들의 체격조건에서도 차이가 큰 편이다. AHL 시절 나는 가장 왜소한 체격이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뛰려는 악바리 근성이 있어야 했다. 몇 경기 부진하면 다른 선수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리그는 선수층이 얇다. 하지만 그래서 선수 개개인이 충분히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고 자신의 단점에 대해 코칭스태프가 지적을 하면서 격려해주기 때문에 분명히 매력적이다.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은. 그리고 여자친구는 없는지?

- 파스타의 일종인 페투치니를 제일 좋아하고, 한국음식으로는 돼지갈비, 삼겹살을 좋아한다. 아무 때고 일반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국이나 찌개는 맵지만 맛있게 먹고 있다.

그러나 해산물은 전혀 안 먹는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동료들이 생선회를 권해 정중히 사양했던 적이 있다. 술은 맥주는 안 먹고 독한 술만 먹는다. 그래서 소주를 사랑한다(웃음).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음식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세계 모든 음식을 다 먹을 수 있어 음식으로 인한 불편은 전혀 없다. 캐나다보다 한국의 먹거리가 더 다양한 것 같다.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

 

골을 넣은 뒤 세리모니가 없는데, 앞으로 만들 의향은 없나?

- 세리모니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양한라와의 종합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글러브를 빙판에 비비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하지만 매번 세리모니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물론 골을 넣어야 한다는 의지가 있고, 골을 넣으면 매우 기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세리모니보다는 진행되는 경기에 집중을 하고 싶다. 만약 내가 시즌에 5골 정도만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이라면 골을 넣은 뒤 흥분된 상태에서 특별한 퍼포먼스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매 경기에서 골을 넣어야 팀이 이길 수 있는 포지션에 있으므로 세리모니보다는 승패에 더 집중하고 싶다.

 

가장 존경하는 선수는 누구인가?

- NHL 콜로라도 애벌랜치에서 전성기를 보낸 후 지금은 은퇴한 조 사킥(Joe Sakic, 캐나다) 선수를 가장 존경한다.

이 선수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선수다. 1995-1996시즌에는 82경기에 출전해 51골, 6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000-2001시즌에도 82경기 54골, 64어시스트를 기록해 지금까지 가장 훌륭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선수의 플레이를 닮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 

팀 내에서 가장 친한 선수는?

- (옆 송치영 코치를 보며) 송 코치와 가장 친하고, 송 코치가 제일 잘해준다(웃음). 선수는 아무래도 같은 A라인의 김동환 주장, 이유원과 친한 편이다. 이들 선수와는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치영 코치와도 평소에 자주 대화를 자주 나누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

이번 시즌 아시아리그에 처음 왔기 때문에 다른 팀 선수들과는 아직까지 친하지는 않다.

 

유투브에서 당신의 인터뷰를 봤다.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깊은데, 할아버지가 평소 어떻게 격려해 주는지?

- 그 인터뷰는 알바니 데블스 구단이 경기 중 관중들에게 보여주는 영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모두 한 동네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예전부터 가족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특히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할아버지가 나를 키워주셨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내가 속한 팀의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을 했다. 하이원에서 입단 제의를 했을 당시 할아버지가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매번 내 경기를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할아버지는 캐나다에서 한국인을 만날 때마다 내 자랑을 하신다고 한다. 한국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는 내 모습을 할아버지는 자랑스러워하신다. 그래서 경기를 마칠 때마다 할아버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심장수술 때문에 한국에 경기를 보러 오지 못하셨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내 플레이를 직접 보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에 방문하시게 되면 하이원 팬들이 반가이 맞아줬으면 좋겠다.

 

하이원 팬들은 당신을 다음 시즌에도 보고 싶어한다. 다음 시즌에도 당신의 얼굴을 이 자리에서 볼 수 있나?

- 시즌 중 타 리그에서 나를 영입하려는 오퍼가 많아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가장 좋은 조건에서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팀은 바로 하이원이라는 점이었다.

아직까지 구단과 계약체결 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하이원 팬들에게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주겠다.

 

마지막으로 하이원 팬, 한국 아이스하키 팬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한다면.

- 한국의 팬들은 캐나다 팬들과 마찬가지로 열정적인 것 같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많은 팬들이 응원과 격려를 해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국은 앞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를 나라다. 하이원과 안양한라가 힘을 합해 한국의 아이스하키를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아이스뉴스(ICENEWS) 글 정현준 기자, 사진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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