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예선 경기에 출전해 활약했던 김성일 선수. 팬들은 흔히 그를 ‘쌩쌩성일’, ‘성쌩쌩이’ 이라고 부르는데, 그의 빠른 스피드와 체력을 겸비한 스케이팅 실력을 보고 있노라면 팬들이 부르는 별명이 괜한 게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올림픽 기간 특유의 ‘턱(!!)’으로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과 많은 팬들로부터 ‘턱성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올림픽 이후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 나눴다.

(이하 질문자: 질 / 김성일 선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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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최근 근황과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해 물어보았다.

질: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김: 학교생활을 해야 해서 학교에 다니면서 지냈어요. 훈련은 학교에서 체력운동 위주로 했고요. 스케이트 훈련은 많이 하진 못했어요.

질: 지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성적이 좋진 않았는데 이유는?

김: 타임레이스에서 긴장을 해서 그런지 연습 때보다 기록도 안 나왔어요.

질: 타임레이스와 오픈레이스를 모두 뛰어보았다. 타임레이스 뛰어 보니 어떠했는지?

김: 많이 힘들었어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두요.

질: 그럼 쇼트트랙은 어느 레이스가 더 어울린다고 보는지?

김: 쇼트트랙은 아무래도 오픈레이스가 어울리죠.

질: 타임레이스 훈련을 어떻게 했는지?

김: 시합 종목과 똑같이 시합처럼 훈련했어요. 그런데 연습 때는 부담 없이 할 수 있는데, 시합 때는 긴장을 해서 더 힘들었어요.

질: 작년에 타임레이스로 선발을 했는데 그 때 성적이 조금 부진했다. 그래서 이번 선발전 때 거는 기대가 컸을 것 같은데?

김: 이번에는 대회 한 달 전에 군사훈련을 갔다 왔어요. 그 때문에 훈련양이 조금 적었어요. 훈련시간도 적었고요.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어요.

질: 현재 부상이 있는 것 같다. 꽤 심하게 다친 것 같은데 어떻게 다친 건지?

김: 한 달 전쯤에 전방 십자인대를 다쳤어요. 체력운동으로 달리기 하다가 무릎이 꺾여서 이렇게 됐어요. 운이 안 좋았어요. 원래 예전부터 안 좋았는데 계속 참고 하다가 이번에 또 터졌네요.

질: 지금 재활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김: 무릎 십자인대 치료 진행 중이고, 보강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웨이트는 아직 못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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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일 김성일 선수를 뵈니 목발을 짚고 계셨다. 김 선수는 무릎을 심하게 다쳐서 생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에게 부상은 한 시즌 내지 심각할 경우 선수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만큼 부상은 선수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 중 하나다. 다행히도 현재 재활치료를 병행 중이시고, 다른 문제는 없다고 얘기하셨다. 쇼트트랙이라고 하는 종목이 워낙 빠른 속도에서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 만큼 부상위험이 상당히 높은 레이스를 펼치는 레이스다.

질: 평소 훈련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김: 새벽에 6시 반부터 10시 정도까지 하고 오후에 3시 반부터 9시까지 지상훈련과 스케이트 훈련을 합니다. 10시에서 3시정도 사이에는 점심시간과 휴식을 하고요.

질: 이전에도 부상을 당한 적이 있었는지?

김: 내부 측부 인대쪽을 다쳤는데 이번에 십자인대를 같이 다쳤어요.

질: 비시즌 기간 동안 주력했던 부분이 있다면?

김: 체력운동으로 달리기, 사이클, 웨이트 등을 많이 했어요.

질: 흔히 요즘 선수들이 기본기가 없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성일선수는 어떤지?

김: 게임(대회)할 때 자세가 좋지 못한 것 같아요. 동영상으로 성시백, 안현수 선수의 자세를 많이 봤어요. (말이 좀 어색)

질: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점차 더 많이 올라오고 있다. 외국 선수들을 압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김: 순발력도 길러야 하고 체력적인 부분도 더 끌어올려야 할 거 같아요.

현재 부상으로 인해 김 선수의 스케이팅을 볼 순 없지만 조만간 다시 볼 수 있길 바라며, 이어서 본인의 스케이팅 스킬에 대해 물어보았다.

질: 스케이트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는지?

김: 유치원 때 스포츠단을 다녔는데 여러 종목 중에 스케이트를 제일 잘 탔어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스케이트 외에 수영도 해봤고요.

질: 본인이 두각을 나타내게 된 언제부터였는지?

김: 초등학교 2학년 때 꿈나무 대회에서 개인전 전 종목 다 타는 시합에서 2등 했었어요. 그때부터인 거 같아요.

질: 주 종목이 1500m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1500m는 어떤 종목이라고 생각되는지?

김: 그나마 제일 편한 듯해요. 많이 타봤어요. 주로 장거리 위주로 많이 탔어요.

질: 평소 경기를 끄는 스타일은 아니다. 치고 나오는 스타일이 자신과 잘 부합하는지?

김: 전 체력이 좋은 편이라 초반부터 앞쪽에서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앞쪽에서 하는 건 체력적으로 부담은 되는데 넘어지거나 그런데서 안전해요. 마지막에서 치고 나가는 건 많이 위험한 편이죠.

질: 다른 경기 방식을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김: 남들이 예상 못하는 타이밍에 주로 치고나가는 걸 해요. 보통 4바퀴 정도 남았을 때.

질: 500, 1000, 1500, 3000m의 경기 방식도 각각 다를 것 같은데 어떤지?

김: 500m는 스타트가 중요하고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게 중요하고요. 3000m는 초반에 힘을 많이 아껴야 해요.

질: 선수들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선수의 경우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속력이 나온다는 선수가 있고 다른 선수는 직선주로에서 속력이 난다는 선수들도 있다. 성일 선수는 어떤지?

김: 전 코너 들어가는 부분에서 속력이 나요.

질: 왜 그런지?

김: 남들이랑 타는 코스가 조금 달라요. 남들은 코스를 크게 타는데 저는 작게 타거든요.

질: 500m가 약한 편이다. 500m에 대한 스타트 훈련이 효과가 있는지?

김: 고등학교 때 해봤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은데 크게 도움 되지는 모르겠어요.

질: 스타트가 선천적인 것에서 비롯된다고들 많이 얘기하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지?

김: 땅에서는 순발력이 없는 건 아닌데, 스케이트를 신으면 순발력이 없어지는 거 같아요.

쇼트트랙 최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바로 스타트와 직결되는 500m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선수들이 500미터 종목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자선수 중 성시백 선수를 제외하고는 스타트가 강점인 선수는 거의 없다. 조해리 선수 인터뷰 당시 중국 선수와의 스타트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고 언급하신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도 하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속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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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자신이 생각하는 쇼트트랙 선수로서의 장점은?

김: 레이스를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특히 치고 나갈 때요. 체력이 좋은 게 장점일거 같아요.

질: 반대로 단점이나 보완해야 할 점은?

김: 남들에 비해 절대 스피드가 모자라요.

질: 아웃사이드 추월과 인사이드 추월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잘되는지?

김: 인코스로 추월하는 게 더 편해요. 모두 속도가 다 비슷하다 보니 바깥으로 나가기 힘들어요. 코너링과도 연관되어 있고요.

질: 흔히 팬들이 ‘쌩쌩성일’, ‘쌩쌩이’ 이라고 하면서 체력이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한다. 본인 생각은 어떤가?

김: 일주일에 한 번씩 산에서 뛰어요. 크로스컨트리 식으로 진행해요. 그래서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질: 지상훈련에서 주로 하는 운동이 있다면? 혹시 가장 힘든 운동은?

김: 달리기요.

달리기를 흔히 많은 선수들이 가장 하기 힘든 운동으로 꼽는데, 운동하는 내내 지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떤 선수들은 달리기를 원래 잘 못해서 어렵다고 얘기했는데, 빙판 위에서의 모습과 함께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게 생각이 되지 않는다. (웃음) 이번에는 밴쿠버 올림픽 경기 당시에 대해 물어보았다.

질: 밴쿠버 올림픽 시즌 때 첫 국가대표에 발탁되었다. 준비과정이 꽤 힘들었을 것 같은데?

김: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어요. 하루에 8, 9시간씩 훈련했어요. 단거리 훈련 위주로 했고요.

질: 밴쿠버 올림픽 당시 예선에 출전했다. 사실 선발전 순위대로라면 결선에 진출해야 맞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선에 출전하게 된 이유?

김: 감독님께서 아무래도 경험이 많이 없다 보니 예선전에서 타게 됐어요.

질: 계주라고 하는 종목은 4명의 주자가 돌아가면서 뛴다. 성일선수가 그간 뛰었던 포지션은 주로 몇 번이었나?

김: 시즌 초반 3,4번으로 뛰었고 시즌 막판에는 1번으로 했어요. 저는 체력이 좋다 보니 속도가 죽지 않고 계속 스피드가 일정해요. 또 훈련 덕에 체력 많이 좋아졌고요.

질: 혹시 어느 포지션이 자신과 더 맞다고 생각하는지?

김: 1번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스타트만 빼면 다 똑같고 다른 선수가 추월해주면 되니깐 (웃음)

질: 개인전과 계주 종목이 아무래도 차이가 많이 날거 같다.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부분은?

김: 계주는 단체종목이다 보니깐 실수하면 전체로 이어지다 보니 그게 부담이 더 되요.

질: 계주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는데 그때 기분은? 예전과는 달리 은메달 땄다고 침울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김: 모두가 메달을 따서 분위기는 좋았어요. 병역혜택도 받았고요.

사실 지난 밴쿠버 올림픽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의 올림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모든 선수들이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그런 모습은 분명 과거의 분위기와는 많은 다른 모습이었다. 특히 남자 5000m 계주 시상식 당시 곽윤기 선수의 ‘아브라카타브라 춤’을 비롯하여 모든 선수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은, 밴쿠버 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전에 비해 성실함이나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고참 선수들의 말을 들어 보면 분명 쇼트트랙에도 당근과 채찍(?)이 있는 것 같다.

질: 1500인가 1000미터에서 이정수 선수가 1위로 골인하면서 펜스에서 김성일 선수와 포옹하는 모습이 보였다. 개인전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가?

김: 같은 학교 선배이고 해서 제가 딴 것처럼 기분이 좋았는데 제가 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밴쿠버 올림픽은 분명 김성일 선수에게 가장 큰 대회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치 올림픽에서는 개인전에 출전하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밴쿠버 올림픽은 그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던져준 계기였다.

질: 진선유 선수가 코치로 단국대에서 지도하고 있는데 직접 지도를 받고 있는지? 받고 있다면 어떤지?

김: 학교에서 운동하면 지도 받고 있어요. 선수시절 때 운동위주로 스케이팅 자세를 많이 알려주세요.

질: 대표팀과 단국대 팀의 차이는? 어느 쪽 훈련 방식이 본인에게 더 맞는지?

김: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저는 대표팀에서 훈련 하는 게 더 맞는 거 같아요.

질: 훈련 장소가 어떻게 되는지?

김: 천안에서 지상훈련 하고요, 스케이트는 화성 유엔아이센터에서 타요.

질: 대학교 생활은 어떤지? 선수 생활과 병행하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 거 같은데

김: 수업을 한 번도 못 들어 가봤어요. 교수님이 알아서 학점관리 해주세요. 엠티도 못 가봤어요.

질: 여가 시간에 주로 하는 일은?

김: 학교 돌아다니는 것? 지금은 책 읽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질: 최근에 읽은 책은?

김: ‘오페라의 유령’을 읽었어요.

질: 대표팀 시절 특별히 친하게 지낸 선수가 있다면? 지금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김: 초반에는 호석이 형하고 방을 같이 썼고 후반에는 정수 형이랑 썼어요. 지금은 곽윤기 선수랑 친해요.

질: 쇼트트랙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은지?

김: 다른 운동 종목을 했을 거 같아요. 축구, 야구 같은 것? 전 공부랑 안 맞아서요.

질: 선수 생활 하면서 최악, 최고의 순간은?

김: 최고는 올림픽 때였고, 최악은 타임레이스 처음 시작할 때였어요.

질: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김: 빨리 부상 회복하고 다시 대표팀 복귀 하는 게 목표에요.

질: 11월 전국 남녀 대회 때 혹시 나올 수 있는지?

김: 11월 대회 때는 힘들 거 같고요. 체전 때 복귀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질: 자신의 성격과 쇼트트랙의 이 점이 잘 맞는다 하는 부분이 있나?

김: 딱 맞다기보단 빠른 속도에서 추월하는 것?

질: 어떤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은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은?

김: 훈련소에 가 있을 때 편지를 20통을 써주신 분이 있어요. 퇴소할 때 훈련소에 찾아오신 분도 있었고요. 그 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질: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김: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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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체력과 빠른 스케이팅 실력, 그리고 수줍어하는 태도와 미소로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는 김성일 선수. 밴쿠버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출전하였지만, 그에게는 아직까지 남은 목표가 있었다. 그는 커다란 산을 넘었지만 이제는 더 커다란 산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향해 뛰어가는 김성일 선수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아이스뉴스(ICENEWS) 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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